최선 개인전 <메아리> 이달 13일부터 개최
최선 개인전 <메아리> 이달 13일부터 개최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5.02.1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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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대한 본질 및 통념 질문 통해 현대 미술 의미 고찰

제12회 송은미술대상의 대상 수상작가인 최선의 개인전 <메아리>이 이달 13일부터 3월 28일까지 서울 강남 소재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개최된다.

▲ 피똥(적분의 그림)_알루미늄 위에 우레탄 페인트_720x120cm_2014

최선 작가는 '제12회 송은미술대상전'에서 <자홍색 족자>(2012), <흰 그림>(2012) 등 예술의 본질과 우리의 통념이 갖는 이분법적 경계의 모호함에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들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통상적 예술의 재료와 표현 방법이라고 규정하기 힘든 재료와 작업과정을 통해 예술에서 정의하는 ‘아름다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회화 작품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 소식_캔버스 위에 잉크_102x144cm_2015

전시장 2층의 메자닌 공간에 설치된 작품 <피똥(적분의 그림)>(2014)은 붉은색과 흰색의 추상적인 형태들이 힘찬 붓질로 표현된 작품이다. 이는 형식적으로는 추상 평면회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작가가 자신의 배설물 중 장식적인 형태를 찾아 이를 그림의 형식 속에 옮겨 놓은 것이다.

화면에 그려진 대상의 불쾌함은 이미지의 선택과 확장, 알루미늄 프레임과 우레탄 페인트라는 전형적인 회화 재료의 특성으로 인해 사라지게 되고 대신 익숙한 미적 이미지로 포장된다. 

3층 전시장에는 ‘숨’을 형상화한 일련의 회화 시리즈 3점을 선보이는데 이들은 모두 작가가 제작 과정에 여러 사람들의 숨을 받아 완성한 작품들이다.

▲ 오수회화(적분의 그림)_벽면에 페인트 벽화_가변크기_2015

일본 트리엔날레에서 진행한 참여 프로젝트 <내 숨이 멈춘 그 점에 너의 숨은 시작되고>(2011), 안산 시장을 방문한 시민들 및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물감을 불어 완성한  <나비>(2014), 여수 한센인촌 할머니들의 숨으로 그려진 <소식>(2015) 모두 눈에 보이지 않는 숨의 형태와 아름다움을 시각화한다.

<오수회화(적분의 그림)>(2015)은 난지 하수처리장에 모인 오수 위에 생긴 거품의 형태 중 일부를 선택해 회화의 패턴으로 사용한 벽화 작품이다.

▲ 소금회화_캔버스 천 위에 소금 결정_100x80cm_2014

4층 전시장에 설치된 또 다른 벽화 <메아리>(2015)는 미용실과 동물병원 등에서 얻은 개와 고양이, 사람의 털을 태워 만든 재로 전시장 벽면 전체를 칠해 완성했다.

이는 작가가 어린 시절 다리 밑에서 어른들이 개를 잡기 위해 산 채로 매달아 털을 태우던 장면을 목격했던 시각적, 후각적 기억을 기반으로 과거와 기억을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쓴 침>(2014)과 <소금회화>(2014), <검은 그림>(2014)는 각각 침이나 바닷물, 폐유 등의 비예술적 재료를 사용해 완성한 모노크롬 형식의 작품으로 이번 전시에서 현대미술에 대한 작가의 시각을 가장 응축적으로 보여준다.

▲ 메아리_벽면에 개, 고양이, 사람 털을 태워 만든 재_가변크기_2015

전시장 마지막에 배치된 영상 중 <꽃>(2015)은 비디오카메라 렌즈에 발라진 붉은 피가 산화되면서 서서히 검게 굳어가는 짧은 시간 동안 렌즈의 흐린 초점을 통해 비친 선홍빛의 직사각형 이미지는 전시장을 붉게 물들이다 천천히 사라지며 삶과 죽음의 찰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아름다움과 추함을 비롯 모든 가치의 상대성을 주지하고, 예술이라고 분류되는 통상적인 재료 및 표현방식에 미술작품이 국한돼 존속하지 않음을 제시한다.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관, 일요일은 휴관이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3월 6일 오후 3~5시에 최선 작가의 강연회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