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충무로국제영화제를 해부해본다"
"제3회 충무로국제영화제를 해부해본다"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9.07.2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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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 참여 저조하다. 기획사가 문제"집행위원장 이덕화 씨 기자회견서 불만표출
개막작 나탈리 포트먼의 감독 데뷔작 ‘뉴욕, 아이러브유’
유명 감독ㆍ배우 만나보는 프리스타일 토크쇼 ‘칩칩톡톡’ 등도

100여년에 걸친 한국 영화의 역사를 담고 있는 충무로. 이 충무로의 명성을 되찾고자 시작된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충무로가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들과 세계인들의 품 안에서 다시금 영화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하자는 취지로 열리는 이 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명실공이 세계적 영화제로 발돋움 하고 있다.

하지만 행사를 앞두고 지난 15일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이덕화 집행위원장이 ‘올해 행사가 지난해에 비해 나아진 것이 별로 없다’며 개탄해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올해 충무로 영화제에는 어떤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지 살펴보고 향후 발전 방향은 어떠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기 위해 기자회견장의 여러 목소리를 담아봤다. 

지난 15일, 오는 8월 24일부터 9월 1일까지 9일 동안 개최될 제3회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조직위원장 정동일, 집행위원장 이덕화)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은 당혹스런 분위기가 역력한 가운데 진행됐다. 충무로 국제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덕화 씨가 인사말을 하는 가운데서 영화제와 관련한 불만을 대거 토로했기 때문이다.

명동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작년과 달라진 영화제의 이모저모와 영화제 일정이 소개됐다.

집행위원장인 이덕화씨가 배우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덕화 씨는‘먼저 사과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전제하면서 "작년 영화제를 할 때 올해 영화제만큼은 정말 대단하게 준비하겠다고 했으나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며 "한번만 더 속아달라.

내년에는 독립부터 하겠다. 영화인들이 하는 것답게 규모가 크든 작든 우리 영화계 연기자들에게 실익이 갈 수 있는 그런 영화제를 추진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듯 "구색 맞추고 남 흉내내는 그런 영화제 맘에 안 든다. 충무로의 재건을 매일 외치고 있지만 달라지는게 없으니 차라리 젊은 연기자가 집행위원장 자리를 맡아 주었으면 한다"고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한 “집행위원장으로서 영화배우들을 영화제에 초대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내 아들보다 더 어린 사람들에게 사정해야 할 때도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현재 배우협회 재원이 거의 없다. 젊은 배우들이 협회 오는 것 자체를 꺼려한다. 협회 차원에서 배우들을 동원해 영화제를 빛내고 싶지만 쉽지 않다”며 “배우 섭외하느라 죽을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또 너무 힘든 나머지 병명을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그 때문에 사표도 한 차례 썼었다고 밝히면서, 대부분이 노년인 영화배우협회 회원들이 제대로 회비를 내지 못해 협회 운영이 어려움에 처한 사정도 털어놓았다.

더불어 그는 “서울 충무로 국제영화제가 독립을 해서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재원이 가장 큰 걱정이지만 규모가 작아지는 한이 있더라도 집행해야 한다. 그때 내가 이 자리에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하면서도 “그렇다고 이번 영화제가 작년만 못하다는 것은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며 분위기를 수습했다.  

한편 올해로 3회째인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8월 24일부터 9월 1일까지 대한극장, 명동CGV 등 충무로와 명동 일대의 주요 극장에서 펼쳐지는데,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로 40개국 214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영화제 개막작은 할리우드 배우 나탈리 포트만의 감독 데뷔작이자 이반 아탈, 이와이 순지 등 유명 감독들이 참여하고 올랜도 볼룸, 샤이어 라보프, 에단 호크, 엔디 가르시아 등 유명 배우들이 참여하는 옴니버스 영화 ‘뉴욕, 아이러브유’가 선정됐지만, 9월 1일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폐막식의 폐막작은 비밀에 붙여졌다.

충무로영화제 정동일조직위원장(우측 두번째)을 비롯 집행위원들이 한 자리에 했다.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경쟁부분인 ‘충무로오퍼스’는 2009년까지 2편 이하의 작품을 만들었던 전 세계 신예감독의 모든 장르, 장편영화를 대상으로 새로운 트랜드를 보여주는 창의적 작품을 뽑게 된다.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자배우상, 여자배우상, 그리고 관객이 뽑은 액션 영화상 등 총 5부분을 시상하게 되는데, 수상자는 총 20만 달러의 상금과 스와로브스키에서 특별 제작한 트로피를 수여하게 된다.

충무로오퍼스의 심사위원으로는 유럽 영화감독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프랑스 제1대학 팡테옹 대학교수 다니엘 세르소와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이명세 감독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한다.

충무로 영화제 기간에는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료행사도 함께 열린다. 남산한옥마을에서는 ‘남산 공감’이라는 수준 높은 문화공연이, 서울시청 관장에서는 영화상영회 ‘별이 있는 필고라’가 개최된다.

명동 한복판 양외무대에서는 영화제에 참석한 유명 감독 및 배우를 만나보는 프리스타일 토크쇼 ‘칩칩톡톡’이 열려 늦여름 밤의 정취를 만끽하게 할 것이다.

영화제는 대한극장, 명동 CGV, 동대문 메가박스, 명보아트홀 등 충무로와 명동 일대의 주요 극장에서 상영된다. 개막식 입장권은 오는 8월 초부터 온라인 초청 이벤트를 통해 신청가능하다. 페막작을 포함한 일반 상영작은 10일부터 홈페이지(www.chiffs.kr)를 통해 예매가능하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