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국립현대미술관… 요란스런 1년 사이, 100만 관객 이상 만족!… 전시는 훌륭해
[전시리뷰]국립현대미술관… 요란스런 1년 사이, 100만 관객 이상 만족!… 전시는 훌륭해
  • 박희진 객원기자/ 한서대 전임강사
  • 승인 2015.03.1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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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개관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는 국립현대미술관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최근 이슈는 신임관장 인사이다. 인사비리의 실타래 풀기를 새로운 관장의 인사부터 풀어내겠다는 의지인줄은 알겠으나 과연 그것이 한국 미술계 뿌리 깊은 ‘학연-지연 챙기기’식의 굳어진 관습이 바뀔지 의문이다.

옛 기무사 터에 서울관을 개관하면서 한국의 미술계는 현대미술계 발전에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체제를 정비하며, 한국 현대미술 경영 전반에 시스템을 확장하는 대대적인 재도약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기대가 과하게 컸던 것일까, 서울대 출신 작가 편중 논란을 시작으로, 정형민 관장의 학예사 채용 개입이 문제시 되어 직위해체 및 미술관 압수수색을 당했다.

당시 학예사 채용 과정에서 정형민 관장의 서울대 교수시절 제자와 지인 2명의 점수를 조작해 부당 채용한 것이 드러나더니 당시 공개 채용 최종 면접에서 탈락됐던 후보자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미술계 관행이 얼마나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여실히 드러난 사건으로 기억되었다.

덕분에 새 관장의 인사는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공개 공모를 통해 모집된 관장 후보군은 출신부터 학력과 경력까지 탈탈 털려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기 바쁘다. 대체,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잘못된 관행에 질렸다는 미술계는 변화를 요구했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 거세게 불어대는 입김은 결국 제자리걸음 아니던가.

국립현대미술관은 현재까지 관장의 자리는 공석이었다. 미술관의 운영에 질책이 컸지만 필자의 시선 속 미술관은 개관 이래 맡은 바 책임을 다해 운영됐다고 본다. 물론, 윗선이 없는 비정상적인 미술관의 조직은 많은 논란들이 있었기에 필자는 따로 거론하지 않기로 한다. 단, 혼란 속에서 학예연구자들이 보여준 연구결과는 미술관을 찾는 대중들에겐 오히려 긍정적이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어려움 속에서도 1주년 개관 당시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찾았다. 1주년 기념 전시인 ‘정원’ 전은 서울관이 갖고 있는 공간의 매력과 더불어, 근대에서 현대까지의 역사적 풍미를 엿볼 수 있어 서울관이 1주년 개관 전시로 선보이기 좋은 기획 전시라는 평이다. 과천관 또한 ‘박현기 1942-2000 만다라’ 전시를 소개하며, 백남준 이후 미디어 아트 선구자로 알려진 작가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어 한국 현대미술의 중요한 전시의 하나가 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조르조 모란디 : 모란디와의 대화’ 전을 연 덕수궁 현대미술관의 전시 또한 모란디의 정물과 더불어 한국작가들의 정물화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많지 않아 아쉬웠던 모란디 작품의 공백을 한국의 작가들과 더불어 전시를 기획한 것이 덕수궁 미술관의 공간을 살려 유익한 전시가 되었다. 한국에서 처음 전시를 갖은 추상화가 모란디의 아쉬운 끝물 전시였지만 놓치지 않고 한국무대에 선보여 나름의 의미를 담고 있는 전시였다는 생각이다.

커다란 변화를 시도하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펼쳐진 그간 전시들은 훌륭했다. 미술관 공간마다 특색 있는 이야기를 담으려는 현대미술 전시의 다양함이 엿보였다. 요란한 관장 인사와 더불어 미술관 학예연구진들의 전시까지 싸잡아 혹평하는 것이 못내 아쉬워 그간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를 리뷰해 오던 필자가 종합해 보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닌 미술관 고유의 역할과 의무가 있는 법이기에 신임관장의 양심 있는 경영 마인드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미술관의 행정상의 개편이 시급하다. 미술관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계약직으로만 연신 뽑아대는 학예연구사들의 처우와 이들이 지속-연계 학예연구가 가능하도록 국립현대미술관의 파격적인 행정개편이 절실한 상황이다.

뿌리깊이 내린 미술관에 대한 불신은 관장만 새로 뽑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닌 지금의 학예연구진들이 대중과 소통을 통해 자신들의 연구 업적으로 해결해야 할 몫이기에 이들이 짊어진 짐을 나눠들어야 함도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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