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2015 화랑미술제, ‘착한 미술시장’ 문턱 낮추고 친절함으로 적극 손님맞이
[전시리뷰]2015 화랑미술제, ‘착한 미술시장’ 문턱 낮추고 친절함으로 적극 손님맞이
  • 박희진 객원기자/ 한서대 전임강사
  • 승인 2015.03.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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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국내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화랑협회(회장 박우홍)의 화랑미술제가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 D홀에서 33번째 아트페어의 화려한 전시를 열었다.

화랑미술제(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 주최)는 1979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 33회를 맞는 국내에서는 역사가 깊은 아트마켓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그림을 구입할 수 있기에 콜렉터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도 관심을 갖는 미술품 장터이다.

필자 또한 이번 미술제가 침체된 한국미술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어주길 기대하며 국제무대에서 한국미술이 주목받고 있는 이 시점에 이왕 부는 바람 거세게 불어주어 국내 미술시장의 오랜 침체 분위기를 전환해주길 바랐다.

올해는 87개 국내화랑이 참여하여 500여 작가의 회화, 조각, 영상, 설치 작품 등 3200여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미술시장의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화랑미술제는 37억 원의 판매실적을 올린 바 있다. 지난해보다 미술제에 참여한 화랑의 수는 줄어들었다. 이는 국내 미술시장의 침체된 현실을 대변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 심각성을 거론하자면, 올 초 미술시장 규모의 집계상황(2015. 2월/예술경영지원센터)을 보면 미술품 거래의 비용규모에서는 3249억 원, 전년대비 26.2%가 감소하였고 특히 작품 판매금액 기준에서 80%이상을 차지하는 상위 10개 화랑의 작품 판매가 30%이상 감소했으며 판매 실적이 전혀 없는 화랑 또한 전체 26%이상인 상황이다.

▲ 2015 화랑미술제

화랑의 미술품 판매가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침체를 야기했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그나마 아트페어와 같이 대규모 미술품 시장에서 유일한 판매의 증가추세를 보인다. 숨통 조이는 미술시장에서 아트페어가 유일한 대안이 아닐까. 최근에 국제 미술품 경매에서 한국의 단색화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상황이기에 화랑미술제의 올해 첫 행보에 주목해본다.

안목 있는 콜렉터들의 경매시장에 쏠린 관심에 초점을 맞춰보고, 한국의 근ㆍ현대 미술과 더불어 단색화에 목이 말라 있으니, 이를 미술제에 참여한 화랑들이 얼마나 그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느냐가 미술시장 분위기 전환에 관건이 된다.

▲ 2015 화랑미술제

미술제의 참여화랑들은 신선하고 젊은 작가들의 작품뿐 아니라 단색화를 비롯한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다양하게 내놓았다.

동산방화랑에서는 이강우의 ‘바다’ 4점과 서용선의 ‘강진만’(2010)을 선보였고, 샘터화랑에서는 박서보의 ‘묘법’ 1992년, 2007년 작품을, 송아트갤러리에서는 백남준의 ‘룩셈부르크’(2000)를, 아트프로젝트&파트너스(갤러리신라)에선 정창섭의 ‘TAK No.90922’(1990)과 백남준의 ‘클리케 클릭스’(1990)을, 이화익갤러리에서는 김동유의 ‘마릴린먼로 vs 존F. 케네디’(2012), 표갤러리에서는 김창렬의 ‘Recurrence 08010’(2008) 학고재에서는 서용선의 ‘그림 그리는 남자’(2012)와 윤석남의 ‘무제’(1995), 갤러리포커스에서는 이대원의 ‘능선’(1962)과 김창열의 ‘회귀’(1998), 도상봉의 ‘곤관추경’(1973), 갤러리현대에서는 유근택의 ‘앞산’(2013)을, 국제갤러리에서는 구본창의 ‘Vessel' 시리즈 4점 등이 소개됐다.

▲ 2015 화랑미술제

화랑미술제는 대외적으로 판매 금액과 작품 수를 정량화하여 행사의 성과를 논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한국문화에서 예술계가 살아남기 위해선 당장의 판매도 중요하지만 판매를 위한 수요자의 안목을 높이는 것부터 해결 돼야 지갑이 열릴 것이라고 본다. 즉, 우리 미술시장의 변화는 장기전이어야 한다는 것. 이런 측면에서 화랑미술제는 대중들에게 한 발 다가가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문턱을 낮추려는 화랑들의 친절함도 인상 깊었다.

화랑미술제가 젊은 작가들이 발은 내딛는 첫 무대의 의미가 되고, 콜렉터들에겐 시선을 환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며, 대중들에겐 갖고 싶은 미술품을 내 것으로 욕심내 보게 하고 스스로 좋아하는 그림을 찾을 수 있는 경험을 선물한다.

소장하고 싶은 작품도 다수지만, 구입의 목적이 아닌 작품 감상 차원에서도 한 번 쯤은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미술과 좀 더 친해질 수 있도록 페어에서 진행하는 ‘나를 치유하는 그림의 힘’도 경험해 보길. 화랑미술제는 24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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