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메세나회장 "대 이어 '한국의 메디치가' 되고 싶다"
박삼구 메세나회장 "대 이어 '한국의 메디치가' 되고 싶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5.04.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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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세나는 기업이미지 개선과 마케팅, 생산성도 도움 돼

▲지난 9일 박삼구 신임 한국메세나협회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5년 사업 소개 및 당면과제를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9일 취임 한달 보름 만에 기자들과 공식적인 자리를 한 박삼구 메세나협회장은"  회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은 기업들이 메세나에 관심을 가지고 국민들한테 사랑 받을 수 있는 메세나 활동을 많이 만들어나가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회장은 임기 동안 '문화가 있는 날'을 전국적으로 더욱 확대하는데 노력할 것이며 기업들이 메세나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특히 예술지원매칭 예산을 더 늘리고 지원분야를 특화해 소규모 공연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기업메세나 활동을 다각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금호아시아나재단이 메세나 활동에 뛰어난 업적을 보인 기업에 주는 '몽블랑'상을 자신을 비롯 두 차례나 수상하는 등 '한국의 메디치가'라 불리는 명성에 감사와 무한한 책임과 소명을 느끼다"며 대를 이어 메세나활동에 더욱 정진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또한 기업의 메세나활동을 마케팅 차원으로만 보는 곱지않은 시각에 대해 "기업과 예술인이 Win-Win 해야지만 기업도 더 많은 예술활동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의 메세나활동을 적극적으로 응원해주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 내용.

-임기가 3년이라고 알고 있는데, 임기기간 동안의 중점 사업은 무엇인가?

선대 회장님때부터 추진해오던 사업들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정부에서 진행해오고 있는 '문화가 있는 날'  (현재는 수도권 중심으로 주로 진행중)을 전국적으로 확신시키고자 한다. 또 각 기업별로 다양한 문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각 기업의 스타일에 맞는 특화된 프로그램이 개발되길 기대 한다. 문화예술 지원을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자금 지원이 필요하기에 기업들에게 메세나 활동이 기업에도, 사회에도 모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리고 설득할 것이다.  회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은 기업들이 메세나에 관심을 가지고 국민들한테 사랑 받을 수 있는 메세나 활동을 많이 만들어나가는 것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예술지원 매칭펀드 예산을 확대하고 싶다. 2014년 23억원이었던 매칭펀드 예산이 2015년 10억으로 감소했다. 매칭펀드는 중소 중견기업을 위한 지원프로그램이므로 중소중견기업의 예술지원 장려를 위해서도 정부의 예산증액이 필요하다. 특히 메세나법 조세특례제한법의 개정을 통해 메세나 활동과 관련한 지출액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려 한다.

-메세나가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된다고 했는데, 기업에게는 특별한 혜택이 없으면 부담으로 느껴질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기업가치 인가?

메세나는 기업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메세나를 통해 기업의 좋은 문화가 형성되고,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다가가는 것이 가장 큰 효과가 아닐까. 기업 이미지가 나쁜 기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러한 면에서 메세나는 기업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고. 마케팅과 생산성에도 도움이 된다.

-금호 클래식영재발굴지원, 단편영화제 등 하고 있는데, 문화토대 다지고 인재발굴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우리 나라 기업의 역사가 오래지 않았다.  가장 오래된 두산이 약 100년 정도다. 경제개발 시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기업의 역사가 60년 남짓이다. 기업도 여유가 생겨야 문화예술 지원 가능하다. 그러하기에 기업들이 부차적 역할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크라운해태의 경우 국악쪽에 활발한 지원을 하고 있고, 삼성과 같은 기업은 다방면으로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예술지원을 하는 것이 기업과 사회 모두win-win 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기업이 의무만 있다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다. 언론인 여러분이 문화지원 기업들을 격려해준다면 더 좋은 이미지를 갖게 돼 더 열심히 하게 될 것이다. 기업들이 이제 좋은 제품, 저렴한 가격만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닌 시대에 이런 활동들을 통해 기업이미지가 좋아지면 큰 도움될 것으로 본다. 내가 협회장으로서 기업에게 이러한 부분을 알리고 독려하겠다. 故 박성용 회장님이 문화예술 지원을 통해 쌓은 이미지가 금호에 큰 자산이 됐다. 이것을 계속 이어가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영란법으로 인해 공연계 위축에 영향 미칠수 있을 것 같다. 이에 문화지원에 어떻게 타격이 미칠 것이라고 보는가?

사실 미처 생각은 못해봤다. 문화접대는 다른 차원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기업들이 (거래처와) 함께 공연, 전시를 보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한다.
 
-금호아시아나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초청 사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 배경과 성과가 궁금하다.

금호아시아나가 월드오케스트라 초청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지난달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작년에는 베를린필 초청했다. 이 밖에도 NHK 등을 초청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큰 오케스트라를 초청하려면 기획사차원에서는 적자라 쉽게 진행할 수 없다. LA필 같은 경우가 대표인데 그룹과 재단에서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우리가 하지 않으면 큰 오케스트라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시장이 작기에 상업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스폰서를 구하기도 해서 초청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들이 훌륭한 오케스트라 볼 수 있도록 이 프로그램은 1년에 1회 혹은 2회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이 중  베를린필과 뉴욕필은 우리 금호와만 작업하고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이 중요한 것은 우리 음악 영재들을 유명오케스트라와 협연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뉴욕필과 손열음의 협연을 통해 영재를 소개했다. 또한 우리가 유니크하게 하는 프로그램, 오케스트라가 공연 전 리허설 할 때 학생들을 초청해 관람할 수 있도록 오픈 리허설로 진행하고 있는데, 100~200명 정도 음악 전공생들을 초청해 관람하게 한다. 리허설을 보는 것은 음악회가 이뤄지는 생생한 현장을 볼 수 있어 돈으로 매길 수 없는 좋은 공부의 기회가 된다. 이는 금호아시아나만의 유니크한 프로그램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기에 계속해 나갈 것이다.

▲한국메세나협회는 지난 9일 박삼구 신임회장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5년 사업 소개 및 당면과제를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왼쪽부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김용연부사장,한국메세나협회 박삼구 회장,서현재 사무처장)

-금호 아시아나문화재단 여러 프로그램했는데, 이 중 성과가 있는 프로그램은?

가장 큰 성과는 1996년부터 영재들 발굴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오디션과 콘테스트 통해 데뷔시키는데 어린 영재들이 커서 손열음, 김선욱 등과 같은 연주자들이 세계적인 연주자가 되는 것을 보면서 뿌듯함과 긍지를 느낀다. 또 하나가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인데 11년간 진행해 오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 우리나라는 단편영화의 불모지였다. 단편영화는 감독입장에서는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명량의 김학민 감독도 우리 단편영화제 출신으로 우리가 기회를 줬다는 데 뿌듯하게 생각한다. 단편영화제가 매년 5000개 정도의 작품이 신청이 들어온다. 심사도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계속해서 키워나갈 생각이며 영화 지망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단편영화는 10~15분 내에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해야 한다. 집약해서 함축해서 전달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이는 감독의 큰 재능이다. 그러기에 단편영화제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내가 단편영화제 하게 된 계기가 있다. 단편영화를 찍어도 봐 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한 현실을 보면서, 아시아나 항공 기내에서 보여주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는 제안을 받았다. 자신이 찍은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데 결정하게 됐다. 박성용 회장 이후 내가 새롭게 시작한 것이 국제단편영화제이다.

- 최근 소극장 공연을 보신 적이 있으신지? 현재 연극계를 비롯 소극장 공연자  등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곳이 많다. 오케스트라 같은 큰 작업들도 많이 하지만 정말 도움 받지 못하는 곳이 지원받는 데 고민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

사실 대극장 무대에서는 손숙씨 공연 등을 비롯 몇 편 봤다. 그러나 솔직히 소극장 무대, 대학로 등에서 올려지는 공연들은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앞으로 각 그룹들이나 기업들이 메세나 활동의 영역을 분야별로 특화 했으면 좋겠다. 금호는 클래식 영재 지원이 특화되어 있다. 크라운해태는 국악. 삼성은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고 LG도 진행 중이다. 그런 면에서 각 기업들이 남이 하는 것보다 음지에 있는, 즉 연극 같은 분야를 했으면 좋겠다. 이는 큰 비용 아니더라도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업 특화에 신경 쓰겠다.

-메세나와 문화마케팅이 다른가? 현대카드에서 다양한 문화마케팅함. 문화마케팅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들이 있는데, 메세나와는 구분해야 하나?

기업들이 문화예술 지원을 마케팅 차원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마케팅 쪽으로 가야 사실상 영속성이 있을 것이다. ‘누이좋고 매부좋고’ 즉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게 사실상 좋은 거 아닌가. 메세나를 문화마케팅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들 많이 하는데, 기업도 그러한 면에서 갈 수 있도록 풍토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너도 좋고 나도 좋은 풍토를 만드는 게 좋지 않은가 생각한다. 문화마케팅은 좋은 일이다.

-윈윈을 중시, 기업들의 자발적 프로그램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메세나법이 현재로서 미비한데 추가 발의의 정책이나 과정을 생각하고 있는지?

메세나활동에 대한 세액공제를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시행령 안 나왔다. 법률 개정을 위해 노력중인데 여러분들이 아이디어를 내어 기업들이 문화예술에 많은 지원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었으면 한다.

-재계에 많은 인맥이 있을텐데. 한 달 밖에 안됐지만 성과나 계획 있다면?

(취임 후 한달 보름 정도 지나)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았으니 이점 감안해주기 바란다. 메세나협회 회원 확대, 부회장단 확대, 이사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내주 수요일 임시총회를 통해서 부회장단 추가 영입, 이사사, 회원사 추가 영입을 확정해, 메세나협회 활동 재정적 뒷받침을 해 나갈 것이다.

-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상상력인데, 기업이 지원하는 범위를 굉장히 넓게 보는 것 같다. 클래식, 국악 이렇게 분야를 지원하는데 지원하는 범위가 좀 스테레오타입 되지 않았는지. 지원하는 장르가 제한되는 측면이 있지 않나 본다. 이를테면 앞서 질문자가 말했 듯이 소극장 공연자들은 도움 받을 수 없다고 생각지 않을까. 도움을 주는 쪽과 받는 쪽이 잘 연결됐으며 하는 바람이 있다.

좋은 말이다. 나도 지원이 부족한 분야에 대해 새로운 회원사, 그룹사에서 계획을 세울 때 이 쪽으로 권장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하겠다. 개인적으로 친분을 갖고 있는 쪽도 있다. 그런데 사실 경영주가 관심을 가져야 활성화 될 것이다. 회장님, 창업주, 경영주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많은 지원을 했고, 영재지원을 통해 '한국의 메디치가'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런 표현에 어떠한 책임감을 느끼나?

1977년도에 창업회장님께서 ‘영재는기르고문화는가꾸고’라는메시지를세웠는데, 시사하는 바가 굉장히 크다. 사실상 박인천 회장님께서는 국악을 많이 지원했다. 임방울 선생 등을 비롯 그 분들을 지원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그리고 고 박성용 명예회장님께서 클래식 영재들을 이후에 많이 지원했다. 이런 지원의 역사를  이어나가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가문을 메디치가로 불러준 것은 굉장히 감사하다. 그로 인해 큰 책임감도 느낀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 취임하면서 ‘최소의 역할은 꼭 하겠다’라고 했고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재단을 맡은 이후 아시아나단편영화제 지원을 시작했다. 그리고 작년에 내가 몽블랑상을 수상했는데, 1대 수상자가 형님이셨고, 10년 만에 내가 수상해 의미가 남다르게 느낀다. 수상소감을 이야기하며 몽블랑 상을 우리 아들이 다시 수상했으면 좋겠는 말을 했다. 이는 곧 다양한 메세나활동을 하라는 메시지다. 다시 한 번 메디치가 라는 표현에 감사하고, 책임감 느끼며, 이를 위한 소명을 다 하겠다. 앞으로도 금호아시아나문화 재단을 어떻게든 더 키울 것이고,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영원히 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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