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새바람 불러일으키는 '엄미금민화콘서트'
민화 새바람 불러일으키는 '엄미금민화콘서트'
  • 이은영기자
  • 승인 2015.04.1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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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민화캐릭터에 동화 속 어린왕자까지 등장시켜 친근함 더해

 전통문화와는 거리가 있는  젊은이들의 거리, 강남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중심에서 민화전시가 롱런을 해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월8일부터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자리한 카페 무이무이에서 민화 화단의 중견으로 활동하는 엄미금 작가의 '엄미금 민화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카페 무이무이에 전시된 엄미금 민화

대개의 민화전시회는 강북 인사동에 소재한 갤러리에서 열리는 게 통례인데 왜 전시장도 아닌 카페에서 전시가 이뤄졌을까?

카페 무이무이는 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 쉼터이기도 하지만 강남의 문화예술인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이다.

그런 공간에서의 민화전시는 왠지 갓 쓰고 도포자락 날리며 자전거를 타는 모습 같기도 하지만<엄미금민화콘서트>가 장기전시가 가능한 데는 여러 독특한 이유가 있다.

▲전통 민화 속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 호랑이 등을 미끄럼틀 삼아  어린왕자가  미끄럼을 타고 있는 코믹한 풍경.

무이무이는 다른 건물에 비해 천장 높이가  5m로 월등히 높아 벽면의 면적이 매우 넓다. 그 넓은 벽면에 걸린 민화는 전시용 작품으로 보이기보다 맞춤 장식용작품으로 딱 어울려 보인다.

그림의 내용이 젊은층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커다란 막사발에 수박,포도,가지 등이 철철 넘치게 담겨 있으며 기쁠 희(喜) 두 개가 겹친 쌍희(囍)가 묘사됐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걸려진 소품들은 캔버스 위의  민화에 등장하는 호랑이나 십장생 등에 '어린왕자' 캐릭터를 등장시킴으로써 친근함과 삶의 중요한 비밀을 알게 해주고 있다.

두 가지의 기쁜 일, 즉 결혼과 출세를 동시에 성취한 한 총각의 이야기에서부터 비롯된 '囍'자의 의미는 요즘 신세대들에게 희망과 꿈을 갖게 하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물고기를 타고 용궁 속 연꽃 사이를 노니는 어린왕자가 여유로워 보인다.

이처럼 전통민화의 카테고리를 훌훌 벗어내고 자유스럽게 상상할 수 있게 한 것이 엄미금 민화의 특색이고 매력이다.

즉 "마음으로 봐야 무엇이든 제대로 볼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어린왕자의 순수하고 맑은 마음까지 느낄  수 있게 했다.

갤러리를 뛰쳐나와 불특정다수의 신세대 속으로 관객을 직접 찾아 나선 이번 <엄미금민화콘서트>는 전통 민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토종 그림인 민화전시의 새로운 도전과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이 전시는 5월 말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