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5월까지 풍성한 전시, 살랑살랑 미술계 봄바람
[전시리뷰]5월까지 풍성한 전시, 살랑살랑 미술계 봄바람
  • 박희진 객원기자/ 한서대 전임강사
  • 승인 2015.04.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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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미술전시가 따스한 봄날을 맞았다. 현대부터 고전까지, 서양화부터 한국화, 사진전에 이르기까지 봄나들이에 제격인 작품들로 가득한 미술전시가 풍성하다. 한껏 물오른 봄 내임이 짙은 4월에 펼쳐진 각양각색의 꽃들의 잔치처럼 한국 미술계에 활짝 열린 전시회 풍경을 소개하려한다.

만개한 벚꽃이 지천이라는 올림픽공원. 벚꽃놀이 숨은 명소로 알려진 올림픽 공원 내 소마미술관에 ‘만종’으로 유명한 장 프랑수아 밀레(Jean Francois Millet)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그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것으로, 밀레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보스턴미술관이 4년에 걸쳐 준비한 전시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100만 여 명이 전시를 관람했다하여 주목받은 바 있다. 2014년 1월 미국 전시를 시작으로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번 기획전에는 ‘씨 뿌리는 사람’, ‘감자 심는 사람들’, ‘추수 중에 휴식(롯과보아스)’, ‘양치기 소녀’ 등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밀레의 대표작 4점이 국내 최초로 전시된다.

화가 밀레를 사랑했던 반고흐가 주목해 더 유명해진 ‘씨 뿌리는 사람’ 작품은 어두운 색채와 거친 붓 터치로 19세기 프랑스의 강렬했던 민주화혁명 속 강인했던 영웅을 묘사한 사실주의 밀레의 작품을 대표한다. 명작을 가까이서 보는 첫 기회이기에 밀레의 한국전시가 특별할 수밖에 없다. 밀레의 대표작 25점과 더불어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 귀스타브 쿠르베 등 바르비종파 화가들의 작품 39점도 선보인다.

벚꽃축제로 이미 유명세를 탄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현대미술의 꽃이 폈다. 63스카이아트 미술관(관장 홍원기)에서는 아그네스 마틴, 조엘 사피로, 솔 르윗, 프랭크 스텔라, 로버트 롱고, 엘스워스 켈리, 로버트 맨골드의 조각, 드로잉, 판화, 사진 등 약 50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ATTENTION’ 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는 19세기 말 사실주의와 자연주의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것을 지향하던 모더니즘과 20세기 미술가들의 다양한 개성 속에 대중적인 예술을 지향하던 포스트모더니즘이 소개됐다. 이번 전시에는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솔 르윗(Sol LeWitt)이 참여했다.

솔 르윗은 수학적 계산을 통한 작업으로 형태의 반복과 배치를 통해 미니멀리즘의 개념을 정립한 화가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형태를 색으로 표현한 시리즈와 단순한 원색의 기하학적인 화려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화에도 꽃이 폈다. 작년 봄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화려한 외출에 국내외 큰 관심을 받았던 간송미술관의 간송문화전이 3부를 맞아 진경산수화를 전시한다. 2014년 3월 ‘간송 전형필’ 1부 전시와 7월 ‘보화각’ 2부 전시에 이어, 지난해 12월부터 ‘진경산수회- 우리강산’ 3부 전시가 한창이다.

진경산수화는 ‘진짜 경치(眞景)’를 사생해 ‘참된 경지(眞境)’로 승화시킨 그림이라고 하여 ‘진경(?景)’이라 했다. 조선 후기 최고의 화가이자 진경산수화풍을 창안하고 절정으로 끌어올린 겸재 정선에서 시작해 현재 심사정, 단원 김홍도 등 이름만 들어도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들의 90여 점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화창하고 맑은 하늘 아래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따스한 햇살까지. 봄 구경하기 좋은 삼박자를 이뤘다. 봄날의 펼쳐진 한국의 미술전시는 풍성하고 다양해서 즐기는 이도 풍족하게 누릴만하다. 미술계에도 분명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소식은 미술계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었다. 전 세계 300여 비엔날레 가운데,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비엔날레는 올해 유난히 한국미술에 커다란 관심을 보인다. 한국관 개관이 20주년을 맞은 것도 기회이지만, 여기에 한국작가 3인이 전시에 초대받았고, 병행 전시로 ‘한국의 단색화’ 전이 열린다.

22개국 40명의 작품 가운데 한국 작가가 무려 10명이나 참여한다니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살랑살랑 봄 바람타고- 세계무대에서 한국을, 한국 속에 세계를 널리 알리는 새로운 희망을 품는 미술계 문화사절단의 선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