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영종 종로구청장] ‘문화 구청장’, 종로 곳곳 문화활력 재충전
[인터뷰 - 김영종 종로구청장] ‘문화 구청장’, 종로 곳곳 문화활력 재충전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5.04.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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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문학관 건립사업, 원각사 복원사업, 전통문화거리 조성사업 등 추진 예정

종로는 예로부터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생활하고 활동했던 곳으로 이들의 열정과 혼이 도시 곳곳에 남아 숨 쉬고 있다. 특히 종로의 문화적 자긍심은 정통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조선 왕조의 중심지였던 지역으로, 역사적 유물과 흔적이 곳곳에 집중돼 있으며, 이와 더불어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위인들의 생가 터는 물론 문학?예술인들의 다수가 종로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한 본거지이기도 하다.

△1953년 생 △서울산업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한양대 행정학 박사 △중원종합건축사 대표건축사 △미래도시연구원 대표 △한국수자원공사 이사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이사 △한양대학교 공공정책(행정자치)대학원 겸임교수

김 구청장이 취임 후, 역사문화의 보존과 복원, 그리고 계승을 위한 다양한 문화 사업이 다각도로 이뤄질 수 있었다. 현재에도 주민들의 생활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명소 발굴을 통한 국내외 관광객 유입에도 기여했다는 평이다.

역사문화가 종로구의 정체성임을 간과하지 않은 김 구청장은 지난 4년간의 민선5기에 이어 지난해 재선에 성공하며 앞으로 민선6기에도 이를 보존하고, 복원하고 계승하기 위한 문화 인프라 조성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문화경영부문 대상을 받았다. 다시 한 번  수상 소감과 의미를 짚어 달라.
“구청장으로서 주민들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인데 큰 상을 저에게 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역사문화의 보존과 복원, 그리고 계승에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며, 계속해서 훌륭한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종로구에는 우리 지난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국내외 관광객들의 명소이기도 하다.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 관광 상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해 달라                                                          종로는 600년 수도 서울의 중심지로 많은 궁궐 등 유서 깊은 문화재뿐만 아니라 오래된 옛 골목길에도 근현대 문화유산이 많다. 이러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궁궐, 성곽, 미술관부터 골목길 구석구석까지 체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골목길해설사 프로그램’에서는 북촌, 삼청동, 세종마을, 광장시장, 이화동, 창신동 등 총 24개 옛 골목길을 따라 걸으면서 종로에 오래 거주한 문화해설사의 옛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인기가 많다. 한옥이 밀집돼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는 가회동 북촌전통공예체험관에서는 관광객들이 북촌장인과 함께 한지, 염색, 매듭, 단청, 민화, 금박 등 한국전통공예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매일 300여 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그리고 2012년 개발한 서울 ‘한양도성스탬프 프로그램’도 있다. 숭례문, 흥인지문, 숙정문, 돈의문으로 이어지는 옛 한양의 성벽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돌아보고, 사대문 각 지점의 스탬프를 모두 모으면 완주기념 배지도 제공한다. 특히 야간에 운영하는 달빛기행은 복잡한 도시에서 색다른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한옥체험살이, 정순왕후 추모제, 조선시대궁중음식전, 북촌축제, 육의전체험 등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자리가 준비돼 있다. 최근 조성된 윤동주문학관, 박노수미술관, 무계원, 고희동가옥에서도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인터뷰 모습

-지자체 최초로 시청각장애인 문화해설사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2011년부터 시각 및 청각 장애인 분들을 해설사로 양성해 이 분들이 직접 같은 장애를 가진 시청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문화해설하는 시청각장애인 해설사를 운영하고 있다. 궁궐 등을 관람할 때면 시각장애인보다 청각장애인이 더 어려움이 많더라. 시각장애인과는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청각장애인과는 의사전달이 힘들어 수화해설자를 고용하게 됐다. 현재 시각장애인 13명, 청각장애인 13명 등 총 26분의 시청각장애인 해설사가 계신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시청각장애인 관람객수가 3천여 명에 이른다.”

-문화관광자원들을 복원하고 발굴하고 있다. 이에 바탕이 되는 기본 철학은 무엇인가?
“종로가 살아가는 방법은 문화이다. 꼭 옛것만을 말하는 게 아니고 문화는 현재도 만들어져 가는 거다. 옛것과 근대문화를 잘 계승하고 지키는 게 종로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문화라고 하면 추상적이고 수익성이나 가치가 없다고 여기곤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 문화는 실용적이다. 얼마든지 일자리와 소득 등과 연결될 수 있다.”

-대한항공은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에 특급호텔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본래는 학교 보건법에 의해 불가하나 여당에서는 법안을 개정하려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종로구청장으로서 이에 대해 의견은?
“대한한공은 오래전부터 송현동 부지에 관광호텔 건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부지 주변에 덕성여중·고와 풍문여고가 있어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관계로, 현행법(학교보건법)에 따라 서울중부교육청에 정화구역 심의해제 신청을 했으나 숙박시설 금지로 결정됐다. 대한항공에서 서울중부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했으나, 숙박시설 금지가 적법하다는 결정이 나온 바 있다. 종로구는 사업대상 부지가 경복궁, 창덕궁, 북촌, 인사동 등 역사·문화적 보존지역의 중심에 위치하는 유서 깊은 장소이기에 역사도시 종로의 정체성을 계승하기 위해 공공개발을 통해 문화공원 등 역사적 특성과 보존가치가 있는 시설을 만들어 후대에 유산으로 물려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들의 책무이기도 하고 말이다. 단순히 호텔이냐 아니냐는 소모적인 논란이라고 본다. 부지 주변의 역사와 문화적인 배경을 보면서 어떤 시설이 적합할지 도시적인 맥락에서 살펴봐야 할 것이다.”

-북촌 주민은 지난 2010년 수립된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각종 불편 및 권리침해 등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서울시와의 조율 진행상황은 어떻게 돼 가고 있는지 알고 싶다.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도시주거지로서 역사도시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그간 훼손과 보존의 세월을 반복하면서 지금의 독특한 모습을 가지게 됐고, 한옥뿐만 아니라 전통주거지로서의 보존과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북촌 지역의 경관적 특성을 유지하고, 살기 좋은 한옥주거지를 보호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도시계획적 관리수단으로서 북촌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것이다. 그러나 북촌의 위상과 관심도가 지속적으로 증대됨에 따라 관광객 급증과 이로 인한 소음, 쓰레기, 주차 문제, 주거지로의 상업용도 침투 등 주거환경을 저해하는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또한 한옥밀집지역을 보존하기 위해 건축물 용도나 높이를 제한하는 지구단위계획이 지나친 규제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종로는 주민들의 정주권 보호를 위해 정숙관광 피켓 캠페인과 홍보 동영상 제작, 정숙관광 교육, 홍보물 배부 등 북촌한옥마을이 주민들의 생활공간이라는 점과 소음과 쓰레기가 주민들에게 어떤 불편함을 주는지 관광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또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마대걸이를 확대 설치하고, 주차 공간 해소를 위한 지하복합시설 건립관련 주민토론회 개최 준비 등 주민과 관광객이 모두 즐거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다. 올해 서울시가 북촌 지구단위계획에 대한 그간 운영평가 및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 우리도 북촌의 정주환경을 보존함과 동시에 전통문화와 역사적 장소를 체험할 수 있는 중요한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도 함께 상승시킬 수 있도록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정비해 나가려고 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인터뷰 모습

-본래는 건축가 출신이다. 전문가의 시각이 어디 가진 않을 거란 생각이다. 종로구의 도시디자인 및 도시환경 등의 사업에서 특유의 전문성이 발휘될 것 같은데…?
“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도시는 전통을 잘 보존하면서, 지역특성에 맞는 개발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 사람이 행복하고 살기 좋은 지속성장 가능한 도시이다. 미래의 도시는 양적개발과 확장 보다는 사람중심의 질적 재생과 정비를 우선하는 도시재생에 의한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사례로 ‘빌바오 효과’를 이야기 하고 싶다. 쇠퇴한 스페인 소도시인 빌바오에 1997년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시설인 구겐하임 미술관을 1억 달러를 들여 유치한다. 시민들은 먹고살기도 힘든데 그런데 투자할 돈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크게 반대했지만, 미술관이 건립되면서 더러워진 도시가 정화되고 관광객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제 빌바오는 한 해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관광명소가 됐다. 이처럼 하나의 명소가 도시 전체에 변화를 주는 것처럼 도시재생에 양적인 확장보다는 질적인 개발이 보다 효과적이다. 구청장 취임 후 저는 구도심인 종로구의 도시재생도 한방의 침술효과와 같은 도시재생 방법을 찾고자 노력해왔다. 우리의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례는 세종마을을 꼽을 수 있다. 별다른 특색이 없는 마을이었으나, ‘윤동주 문학관 건립’, ‘수성동 계곡 복원’, ‘구립 박노수 미술관 건립’, ‘한옥 구립 청운문학도서관 건립’ 등 환경개선과 문화 인프라를 구축한 결과 2~3년 사이 세종마을은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변모하게 됐다. 이외에도 도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잘못 설치된 각종 시설물에 대하여 ‘도시시설물 비우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구민들이 다시 뽑아준 데에는 어떤 뜻이 있다고 생각하나?
“민선5기 동안 주민의 삶의 질을 증진하기 위해 힘썼다. 특히, 어려운 구정살림에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많은 예산을 절감하고 값진 결실을 이룬 것에 대해 높게 평가해주신 것 같다. 재정의 어려움으로 해결하고자, 주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을 위주로 구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구 등 인근 구와 협력을 통한 지역자원 활용성을 극대화 하는 등 예산절감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것을 구민들께서 알아주신 것 같다.”

-지난 4년간 문화예술관광 분야에 아쉬웠던 점이나 미진했던 부분을 민선6기에 실현 할 수 있게 됐다. 어떤 뜻을 펼치고 싶나?
“민선 6기에도 민선 5기에 이어 관광객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에게도 일상생활 속에서 더 많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종로 출신 유명 작가들의 문학자료를 체계적으로 보관·전시하게 될 종로문학관 건립사업,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극장인 원각사 복원사업, 국악과 전통문화와 관련된 문화유산이 풍부한 국악로(돈화문로)를 대상으로 하는 전통문화거리 조성사업 등을 현재 추진 중이다. 돗자리음악회와 같이 지역주민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행사를 늘리고, 도보 10분내 생활밀착형 도서관 건립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다.”

-끝으로 구민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종로의 구정목표는 ‘사람중심 명품도시’이다. ‘명품도시’란 안전하고, 편리하며, 아름답고, 장인의 혼이 깃든 도시를 뜻한다. 우리 종로는 곳곳에 많은 문화유산들이 산재해있어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종로만의 정체성을 잘 보존하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를 만들어 가는 ‘문화 구청장’으로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저는 구민들께 ‘이웃간 서로 인사’를 하며 지내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인사를 통해 마을공동체를 형성하여 마을일을 함께 해결함은 물론 각종 범죄 등 사회문제를 해결함으로서 더욱 더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민행복을 위해 몇 백 년을 내다보는 안목으로 세밀하고 섬세한 부분까지 챙기고 또 고민해 우리의 손자의 손자들까지 잘살아 갈 수 있는 지속성장이 가능한 명품 종로를 완성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