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한국무용제전 최우수 김기화 <독도며느리>, 우수 윤덕경 <베사메무쵸>차지
[공연리뷰]한국무용제전 최우수 김기화 <독도며느리>, 우수 윤덕경 <베사메무쵸>차지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5.04.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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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용 정체성 고민과 ‘창작초연 룰’ 깬 작품에 대한 문제, 숙제 남겨

제29회 한국무용제전이 막을 내렸다.

올해 주제는 ‘아리랑 아홉고개’로 지난 2일 개막을 시작으로 10일 폐막까지 9개의 경연작이 불꽃 튀는 경합을 벌였다.올해 최우수상의 영예는 김기화 무용단의 <독도며느리>에 돌아갔다. 우수상에는 윤덕경 무용단의 <사이클-베사메무쵸와 아리랑>이 차지했다.

△김기화 무용단의 독도며느리1

수상작에는 각각 300만원과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고 다음 해 한국무용제전에 초대된다.

올해 출품된 9편의 경연작은 4일, 리을 무용단의 <바라기Ⅳ-웃음에 관한 천착>, 성재형 SSUM 무용단의 <그립고 그리운 아리랑>, 박덕상타무천 예술단의 <세한도>, 6일,  백정희 BJ 무용단의 <와락>,김용철 섶 무용단의 <콜링(Calling),>, 임학선 댄스위의 <마녀사냥>, 8일, 김기화무용단의 ‘독도며느리’, 윤덕경무용단의 <사이클-베사메무쵸와 아리랑>, 김남용무용단의 <진달래꽃>이다.

이 중 경연 첫 날 작품을 보지 못했지만  지난  6일과 8일 이틀에 걸쳐 본 작품들 중 8일 세 작품이 수상작 후보에 오를만 하다고 생각했다.

최우수상 수상작인 김기화무용단의 <독도며느리>는 일단 기획과 스토리(대본 김장운)에서 주제의식이 확연히 드러난 작품이었다. 독도를 둘러싼 한일간의 첨예한 분쟁 속에서,  맞서서 독도를 지켜내고자하는 씩씩한 ‘독도의 며느리’를 지리산 ‘마고신화’로 풀어냈다. 마고할미가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며 우리 산하를 지켰 듯, 우뚝히 독도의 수호신- 독도며느리로 ‘환생’해 스토리에 해학과 풍자를 가미했다.

무대와 오브제의 적절한 구사와 의상 또한 주제를 전달하기에 충실했다. 작품은 독도의 형상을 덮은 붉은천을 감고 무용수가 일어서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남녀 듀엣의 의상은 붉은색과 청색의 대비로 갈등 구도를 잘 그려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용수들의 춤이 유연하면서도 힘이 있었다. 특히 일본사무라이로 분한 남자무용수 우맹의 힘있고 절도있는 춤은 한 눈에 들어왔다.

△김기화 무용단의 독도며느리2

우맹은 중국인 무용수로서 이번 작품에 조안무까지 맡았다.이 작품에 대해 일반관객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일치했다. 기자가 본 평가 또한 이들과 다르지 않다.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충분히 최우수상의 반열에 오를 만했다. 그러나 음악은 작품에 흡인되기에는 조금은 부족함이 있어 보였다.

우수상을 수상한 윤덕경 무용단의 <사이클-베사메무초와 아리랑>은 사랑하는 남녀의 이별의 슬픔을 애절한 음악을 통해 직설적으로 풀어냈다. 익숙한 음악인 칸쵸네 ‘베사메무쵸’를 시작으로 우리의 아리랑으로 이어지면서 동서양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과 정서를 물흐르듯 표현하고자 했다. 음악의 익숙함을 통해 창작무용이 어렵게 느껴진다는 것을 해결해 보려고 한 시도는 좋았다. 무대장치와 의상도 아름다웠고 무용수들도 열정적으로 작품에 몰입했다.

그러나 몇 몇 아쉬운 점들이 눈에 띄었다. 우선 공연 도입부에 작품의 결론을 내버려 이후의 공연이 싱거워진 느낌이었다.작품의 제목인 ‘베사메무쵸’가 첫 음악에 나온 것이 문제였다. 그것도 음악이 잔잔히 느리게 깔렸으면 애잔한 감정선을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음향이 너무나 크고 빠른 템포가 이미 사랑과 이별을 다 끝내버려 더 이상의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사라지게했다. 또 군무로만 거의 구성돼 몇 몇 부분에서 무용수들의 춤사위가 단조로운 듯 하면서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용수들이 후반부까지 작품을 통일감있게 잘 끌어가 주었다.

사실 기자는 셋째 날 마지막 작품인 김남용 무용단의 <진달래꽃>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었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를 춤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여자무용수(장혜림)의 섬세한 표정연기와 춤사위, 남자 무용수와의 듀엣도 부드러우면서도 처연하게 잘 표현해냈다.

조명과 음악의 강약이 작품 속으로 녹아들게 만들었다. 마지막 진달래 꽃비가 무대를 가득 채우는 장면은 이별이 수반된 사랑의 숭고함마저 느끼게 하는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어떤 공연이든 늘 아쉬움과 풀어야할 숙제는 남기기 마련이다. 이번 한국무용제전에서 풀어야 할 몇 가지를 짚어본다.

우선은 한국무용의 경계는 어딘가? 경계를 두는 것이 맞는가? 그 틀을 없애야 하는가?라는 부분과 창작초연작 출품이라는 대회 룰을 깨는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는 것인가?라는 것이다.

경연 둘째 날 ‘백정희 , 김용철, 임학선’ 무용단의 세 작품은 한국무용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다시 한 번 하게됐다. 세 작품 모두 최근의 장르간 융복합 시도로 연극적 요소를 많이 차용했으나 이제는 크게 신선하게 다가오지 못했다. 공연이 끝난 뒤, 기자의 주변의 몇 몇 청년들이 “한국무용 맞아?”라며 서로 얼굴을 쳐다 보았다.

작품의 끝맺음이 모호한 작품도 있었고, 춤사위도, 의상도...어느 곳에서 한국춤의 정서를 찾아야 하는지 묻고싶다.  컨템퍼러리 댄스, 즉 한국무용과 대별되는 한국의 현대무용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그렇다고 보더라도 산만하고 정신없고 춤은 어디로 실종돼 버린 ‘그저그런’ 작품으로 기억되게 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창작 초연작이어야 한다는 경연의 원칙을 깨고 참가한 두 개의 단체가 있었다 한다.
이 두 개의 작품은 경연 첫날인 4일 첫 작품으로 올라간 리울 무용단의 <바라기 Ⅳ-웃음에 대한 천착>과 경연 마지막 날인 8일 마지막 작품인 김남용 무용단의 <진달래꽃>이었다.

공교롭게도 열고 닫은 작품이 모두 본 경연에서 제외됐다. 물론 관객의 입장에서는 <진달래꽃>같은 완성도 높은 작품을 보게돼 감사한 일이었지만. ‘룰은 룰’이다.

 대회집행부는 이외에도 개선할 점들이 많겠지만 기자가 지적한 한국무용제전의 정체성 찾기와 룰을 깬 무용단에 대한 명확한 입장정리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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