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투어, 편하고 재미있어져야 할 때”
“시티투어, 편하고 재미있어져야 할 때”
  • 편보경
  • 승인 2008.11.24 11:5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내 부실하고 콘텐츠 없다 조사결과 나와 충격, 시대 걸맞는 개선 필요

인천시티투어버스
한 도시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싶은 관광객이라면 시티투어 프로그램을 우선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해당지역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도시의 볼거리와 명소가 가지런히 망라돼 있어 편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중간중간 이동할 때 자기가 운전하는 피로감이나 대중교통편을 찾는 수고스러움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안내를 제대로 받을 수 있어 수박겉핥기 식 둘러보기가 안 될 것 같은 기대감도 든다.

시티투어는 1996년 서울시에 국내 최초로 시도됐으나 97년 운영이 중단, 2001년 한국방문의 해외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재도입된 후 급격히 성장해 2007년 현재 서울, 인천, 부산 등 전국 42개 지역에서 43개 시티투어(153개)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 실제로 시티투어를 이용해 본 사람들의 만족도가 그만큼 쑥쑥 올라가고 있을까?

이 점에 대해 지방자치단체들도 문제의식을 느꼈는지, 한국관광공사에 조사를 의뢰한 바가 있다. 관광공사는 국내 4개 도시(부산, 인천, 군산, 청주)의 컨설팅 요청을 받아 이를 조사하는 형식으로 보고서를 지난 10월 내놨다.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4개 도시에 한정한 분석이기는 하지만, 다른 도시들이 안고 있는 시티투어의 숙제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욱이, 시티투어의 발전 방안이라는 ‘답’ 역시 이들 문제들을 뒤집어 보면 나온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편의시설 구비는 우수, 컨텐츠가 부실한 게 문제

부산과 군산 청주 인천 4개 도시를 비교한 결과 시티투어의 일반적 현황은 평균 2명 가량의 운영자(운전사, 안내원)가 버스에 탑승한 상태에서 약 5개의 관광지역을 약 7시간 30분 동안 방문하며 관광객은 총 11000원 가량의 요금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시티투어를 주변사람과 인터넷을 통해 접한 후, 가족과의 추억 만들기, 자녀의 학습 기회제공 등을 목적으로 구매, 가족, 친지, 친구, 동료와 함께 관광을 하고 있다.

관리운영측면의 편의시설 구비 정도는 대체로 만족하고 있었으며 시티투어 탑승지점 인식도 용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광객들로부터는 시티투어 버스 디자인의 독창성에 대해서는 미흡하다는 의견이 상당수였다. 특화된 시티투어 버스 디자인이 없거나 실내장치, 탑승장, 탑승 안내판 안내 책자 활용 등이 미흡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한 운행 시간 및 계획의 수립이 미미하거나 무리한 관광 프로그램도 관광객들의 불만을 야기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가용시간에 비해 많은 관광지를 답사하는 점 때문에 충분한 관광이 아닌 겉핥기식 관광이 되고 있는 데다가 테마가 없고 참여체험기회가 적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온라인상에서 정보제공과 홍보가 부족한 점도 크다. 시티투어 홈페이지 마비로 인해 온라인 예약이나 결제 서비스에 곤란을 겪는가 하면 개별적 광고, 홍보 매체활용 부진으로 인한 정보 전달 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도 접근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볼 때 편의면에서는 우수하지만, 안내가 부족하고 프로그램이 ‘빡빡한 일정’인 데다가, 참여를 해 볼 기회도 적은 콘텐츠상의 문제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나 친지와 추억만들기에 나서거나 자녀 교육을 위한 여행 목적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인데, 정작 일정이 소화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와 이용자의 니즈를 충족하기에는 괴리감이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막상 여러 곳을 많이 돌아다니기는 하지만 안내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버스를 타고 ‘둘러본다’는 느낌을 주기 쉬운 구조인 셈이다. 그것도 ‘별 특징없이 생긴 버스’를 탄 상태에서라면 관광소비자 입장에서는 만족도가 더 저하될 법도 하다.

한국관광공사는 국내시티투어 표준모델 및 도시별 시티투어 활성화 방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시티투어, 안내 강화 전면 수술해야

결과가 이렇고 보면, 시티투어의 앞날은 전면적으로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는 소리로 읽힌다. 안내가 부실한 점은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

관광공사측은 “자료를 관광객 입장에서 만들어 코스지도 및 운행시간, 방문 관광자원에 대한 정보와 체험 활동과 관광지 주변의 숙박, 식당정보를 자세히 수록해야 한다. 탑승 티켓은 종이재질과 티켓으로 도입하고 티켓뒷면에 광고를 게재하거나 관광지 할인 쿠폰북을 도입하면 탑승객 혜택과 함께 광고수익까지 창출 할 수 있다. 기업체 및 다른 지자체, 파워 블로거, 인터넷 까페 등과 제휴하여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큰 비용이 들지 않는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여 일반인들의 시티투어 이용욕구 자극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지적한다.

웻웨어적 측면에서 관광의 핵심요소인 관광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관광 안내원의 육성은 시급한 문제다. 시티투어와 관련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및 관광안내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해당지역의 관광 및 기타 정보를 효과적이고 친절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많은 관광상품들이 밀집해 있어 외국인도 많이 찾는 서울 등은 외국어 안내라는 문제가 하나 더 있는 셈이다.

이런 문의에 대해 서울 중구청 관광공보과 관계자는 “버스 내에 안내방송이 여러 언어로 되어 있지 않아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 외국어 설명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했다.
외국인들은 적절한 안내가 없으면 더욱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만큼, 이들을 위한 배려도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기다리기 편하고 타고 싶은 시티투어 만들 필요도

중구청 관계자는 또 “서울은 정체가 심해 투어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체되고 있는데 반해 그것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간의 의자나 버스도착시간 알림이 등 제반 시설이 없다”는 점도 개선할 여지로 꼽았다.
관광공사 역시 “탑승안내판을 도로변에 설치할 뿐만 아니라 정사각형의 기둥으로 구성해 4면에서 모두 인식이 가능토록 제작하고 간의 의자를 배치하여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해야 하겠다. 버스는 밝은 톤의 컬러를 배경으로 사용하여 해당 도시의 대표관광자원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잘 디자인 하고 버스 4면에 시티투어 문구를 삽입해 시티투어 버스가 관광객들의 눈에 잘 띄도록 하는 게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야기가 살아있는 시티투어로 재미 줘야

아울러 이야기가 ‘살아 있는’ 시티투어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위에서 언급했듯, 시티투어의 현재 모습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이 바로 많은 관광명소를 둘러보게끔 시스템이 짜여 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꿰어주는 ‘테마’가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를 이야기 시대라고 한다. 커피 한 잔을 마셔도 단순히 맛있는 곳보다는 ‘뉴요커 이미지’라는 이야기,콘텐츠가 있는 스타벅스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시대다. 하물며 재미와 추억을 만들고 싶은 관광 상품이라면 문제는 더 중대해진다.

실제로 뉴욕 시티투어는 드라마 ‘시티 앤 더 시티’(City and the city) ‘에서 소개 되었던 관광명소를 관광하고 디자이너 부띠끄에서 쇼핑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쇼핑이 중심인 이 코스로 탑승객 1인당 소비액이 40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캐나다 몬트리올의 경우 10개의 주요관광지를 3시간에 걸쳐 관광하는데 이에 사진사와 안내가이드와 함께해 관광객들이 사진을 배우며 관광 할 수 있는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여행업 종사자 이 모 씨(35)는 이 시티투어 발전 방안에 대해 “일본만 해도 시티투어의 테마가 굉장히 잘 되어 있고 세분화되어 있다”면서 우리 나라의 시티투어 역시 테마를 개발하고 이야기를 담아 상품을 새롭게 무궁무진하게 발전시키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시티투어 코스 내에 우마차 가마 인력거 걷기 등 환경친화적인 이동수단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할 환경친화적인 프로그램 도입한다든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코스 내에 지역 특산품산지가 포함시킬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이제 탄생 10년을 넘긴 우리의 시티투어, 아직도 부족한 점이 드러나고 있어 개선을 차분히 해 나가야 할 때로 보인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