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역시, 한국공예 … 장인의 혼을 담은, ‘2015. 밀라노 엑스포’ 디자인 위크
[전시리뷰]역시, 한국공예 … 장인의 혼을 담은, ‘2015. 밀라노 엑스포’ 디자인 위크
  • 박희진 객원기자/ 한서대 전임강사
  • 승인 2015.04.3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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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지난 14일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에 전 세계 공예인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지난해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2015. 밀라노 엑스포’의 디자인 위크가 시작된 것.

밀라노 엑스포는 우리나라 대기업 삼성이 협력사로 참여한 것이 알려지면서 시작부터 공예박람회임에도 불구하고 그 규모의 대담함에 기대가 컸었던 것이 사실이다.

참여기업부터 명성이 자자한 루이비통, 에르메스, 베르사체, 펜디, 에트로, 불가리, 벤틀리 등 세계적인 패션디자인과 홈디자인 업계가 대거 참여하였다.

‘오브제 노마드(Objets Nomades)’시리즈를 선보인 루이비통은 가죽의 명작을-, 블루 카펫에 패브릭 장식으로 무게를 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를 비롯해 아르마니는 전 세계 호텔과 레지더스의 건축 인테리어 프로젝트 모형을 공개했다. 역시 에트로와 미쏘니는 패브릭을 선 보였다.

4년을 거쳐 700억 원을 투자해 준비했다는 ‘아트앤푸드(Arts & Foods)’ 전시와 전 세계 명품 디자이너와 어깨를 나란히 한 한국의 공예장인들의 작품에도 주목해 보았다.

밀라노 트리엔날레 지구 샘피오네 공원(parcosemipiene)에 위치한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뮤지엄(Triennale di Milano Design Museum)에서 시작을 알린 디자인 위크는 지난 8일 오프닝을 통해 한국의 전통음식과 함께 현지에서의 커다란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밀라노의 생생한 소식이었다.

박람회는 밀라노 전역에 전 세계 기업과 아티스트가 내놓은 현대 공예품과 각 나라를 소개하는 홍보관으로 구성된다. 이름만 들어도 명작을 기대하게 하는 세계 디자이너 속에 한국의 공예장인과 작가들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올해는 디자이너 르 코르뷔지나 알렉산드로 멘디니 등의 작품이 소개됐다고 하니 전시의 수준이 어느 정도 인지는 대략 짐작할만하다. ‘수수·덤덤·은은’이라는 주제로 도자, 한지, 섬유, 금속, 칠 등 여섯 종목의 전통공예 장인과 현대공예 작가 23인이 참여해 총 192점의 작품을 선 보였다.

올해로 세 번째 ‘디자인 위크’에 참여한 우리나라의 ‘한국 공예의 법고창신’ 전시는 아쉽게도 6일간 전시가 되는데, 그 짧은 전시기간에 한국작가와 통신원들이 디자인 전시를 바라보는 시선이 참으로 다양하다.

매년 선보였던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뮤지엄의 디자인 위크는 전 세계 공예문화를 상징하고 각국의 문화를 여실히 담아내는 대규모 역사적인 전시이다.

게다가 2015. 밀라노 박람회 무대에 함께 선 이번 전시는, 박람회의 역사상 한국의 공예가 지닌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기회이다. 타국의 지배를 받아오면서도 어렵게 지켜온 우리의 공예문화이다.

비록 그 기능과 쓰임이 시대에 밀려나 그 창조의 원동력이 역사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세계가 주목하는 디자인이란 상업예술의 발전은 이러한 공예미술이 기반이었기에 현존함을 잊지말아주길 바란다. 

우리민족은 근대라는 시기에 접어들면서 국제사회에 우리 손기술을 알리려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1893년 미국 시카고 만국박람회를 시작으로 돗자리, 나전 장농, 병풍, 베필과 같은 우리의 토산 수공품들을 세계무대에 선보였다.

그리고 우리민족이 만들어낸 공예품은 그 섬세함과 아름다움에 세계의 찬사가 이어졌다. 이는 당시 프랑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한국관을 리뷰하길 “조선의 인쇄술이 매우 뛰어났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오래된 것들에 대해 낙후됐다 탓하고 외면할 것이 아닌 보전할 수 있는 참신성이 더해져야 함은 분명하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던 선조의 말을 인용해 남의 나라 민족주의를 탓하기는 잘하면서 어찌 자국의 역사를 세계에 알리려하는 데에 그리 인색한가.

디자인 박람회에, 디자인 전시에 우리는 분명 우리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작품들을 내놓았고, 세계인의 한국공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기 위한 우리의 살아있는 장이들의 작품을 세계에 알리는 무대를 만들었다.

세계 속에 한국 공예는 세계인이 함께 지켜가야 하는 매운 소중한 역사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