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낯설게 하기]박진영 ‘어머님이 누구니?’, B급 코드 속 욕망의 자극
[대중문화 낯설게 하기]박진영 ‘어머님이 누구니?’, B급 코드 속 욕망의 자극
  •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
  • 승인 2015.04.3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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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쾌한 카타르시스와 ‘푸드포르노’현상, 문화콘텐츠 새 트렌드 열다

▲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산업화를 통한 대량생산과 복제기술의 발달은 대중성이라는 변화의 기틀을 마련하였고 과거 귀족에게만 국한되었던 문화는 이제 대중적 향유에 초점 맞춰졌다.

이러한 문화의 대중성은 트렌드라는 일종의 사회적 경향을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구하고 즐기는 것이 문화를 대표하는 키워드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대중문화를 휩쓸고 있는 문화 키워드는 무엇일까?  바로 B급 코드이다. 사실 이 B급 코드는 개성과 특수성의 무덤이 되는 대중문화에 반기를 들면서 시작된 하위 장르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한예종 이동연 교수는 “문화 안에도 다양한 하위체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B급 문화가 하위문화를 대표한다고 말 할 수는 없지만, 하위문화 안에서 발생되는 스타일을 구성하는 것은 통제하는 것에 저항하는 충동과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욕망을 실현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처럼 획일성에서 벗어난 저항과 충동의 정서가 인간의 기본적 욕구와 중첩되면서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가수 박진영의 노래 “어머님이 누구니?”가 지난 주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 날린 홈런치고는 매우 독특하고 이례적이다. 그동안의 행보를 살펴보면 19금 코드와 크게 멀지 않았던 박진영이지만 이번에는 본인의 장기를 B급 코드와 접목시켜 더욱 선정적이고 재미있는 음악을 만들었다.

트렌디한 리듬에 여성의 신체사이즈에 대한 노골적인 언급과 이 아름다움의 근원인 어머니의 근황을 묻는 다소 황당한 가사 전개가 실소를 자아낸다. 하지만 그 웃음은 유쾌하고 리듬감 넘친다.

또 현재 가장 핫한 래퍼로 꼽히는 제시와의 콜라보레이션도 이 히트송이 신의 한수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소 노골적이고 저급해 보이지만 음악적 완성도는 잃지 않는 박진영의 노련함이 대중의 욕구를 쉽게 자극시키며 음악의 B급화에도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케이블방송에서는 “초인시대”, “더 러버” 등 19금 코드와 1차원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B급 콘텐츠들이 새로운 선을 보이고 있다.

이 B급 트렌드의 가장 큰 특징은 욕구, 욕망으로 치부되던 저급성을 노골적이고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대중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는 점이다.

성적 표현의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나들거나 삐-처리된 직접적 욕설은 당황스러운 웃음을 선사하며 대중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B급 코드가 열풍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은 무엇일까? 이 추세는 경제적, 사회적 상황과 직접적인 연관을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고,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삶을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문화에서의 시각적, 청각적 자극은 원초적 욕망 달성의 중요한 기제가 되고, 19금과 저급함을 소재로 구성된 B급 코드는 이 욕망을 쉽게 달성 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무겁고 어려운 현실 세계에서 재미와 유머를 가장 큰 덕목으로 두는 B급 코드는 빠른 자극성와 함께 대중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푸드 포르노라는 신조어의 탄생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빠른 스트레스 해소 수단인 식욕의 충족은 직접 먹는다는 한계를 넘어 먹방 시청으로 영역 확장을 이루면서 푸드포르노라는 새로운 문화 현상을 만들고 있다. 시각과 청각을 통한 감정의 대리만족과 욕망의 충족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가장 빠른 일상 탈출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문화콘텐츠와 욕망의 만남은 현재 대중문화를 관통하는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고, 이것이 B급 코드라는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는 현대인들의 각박한 삶을 가장 원초적으로 대변하고 있는 현상으로 인식될 수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