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식품문화를 지켜가는 사람들 ① 양 동 흠 ㈜다사랑 대표
정직한 식품문화를 지켜가는 사람들 ① 양 동 흠 ㈜다사랑 대표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5.05.0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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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 독소 제거 효과 신안 청정 함초 외길 연구, 장영실 과학상 수상 등으로 제품 인정 받아
▲양동흠 (주)다사랑 대표.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과중한 업무 속에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간편화 된 서구의 식생활 문화 유입과 각종 공해 등으로 우리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양동흠 ㈜다사랑 대표는 일찍이 이러한 상황을 내다보고 20여 년 전부터 염생 식물인 함초를 연구하고 제조해 분말, 환, 액즙 등과 함초 소금, 김, 발효음료 등 다양한 제품으로 함초 제품 산업화를 선구했다. 함초를 최초로 사업화 해 함초 자생지와 생태환경 조사, 상품 개발 등에 앞장서며 함초 사업을 이끌어 온 주인공이다.

우연한 기회에 함초를 알게 돼 그 뛰어난 효능을 직접 경험한 그는 전국 해안가를 찾아 체험사례 등 정보를 수집하고, 함초의 자생지와 생태환경을 살피며 채취시기, 건조, 제조방법 등을 연구에 나섰다. 당시만 해도 함초는 동의보감에도 어떠한 기록이 없었으며, 관련 자료나 연구가 전무한 상태였다. 국내 학계는 물론 식품공전에도 등록되지 않은 숨겨진 보물이었던 셈이다.

그는 당시 알고 지내던 일본바이어를 통해 일본에서 이뤄진 함초 연구 자료를 직접 국내에 들여왔고, 이후 국립수산과학원, 한국식품연구원 등에서 성분분석이 이뤄지고 여수대학교 식품공학과에서 논문이 학회에 발표되면서 2001년 식품공전에 식품의 주원료로 등록될 수 있었다. 과학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함초 알리기에 앞장서오며 함초를 수많은 식품 소재로 활용해 각종 건강식품은 물론 최근에는 음식 프랜차이즈사업 및 첨단 바이오산업으로도 응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함초를 사업화한 공로와 함초음료, 함초발효, 함초김치, 함초소금, 함초재배방법 등 함초 관련해 20여 종의 발명특허를 보유한 기술력 등으로 그는 지난해 장영실국제과학기술문화상을 수상하며 전무했던 함초 관련 사업의 기반을 다지고 구축한 지난 20년을 인정받기도 했다.

함초는 우리나라 서남해안 해안지대의 염전이나 그 주변의 간척지 등 짠 곳에서 자라는 식물로서, 5억 년 전의 고생대 식물의 형태를 현재까지 유지하며 진화하지 않은 원시 식물로 알려진다. 짠 풀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함초는 칠면초, 나문재, 해홍나물 등과 함께 우리나라 해안의 바닷가에서 자생하는 내염성 염생 식물의 표본이다. 일정한 염분이 유지되는 짠 토양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소금기를 간직하고 있는 특이한 식물이다. 마디가 굵고 통통하고 토실토실해 퉁퉁마디라고도 불리는 함초는 봄(4월초순경~6월)에 싹이 터 여름 내내 진녹색으로 성장하면서 8월경에 꽃이 핀다. 

▲제16회 장영실국제과학문화상 전통농업기술대상을 수상한 양동흠 (주)다사랑 대표.(가운데)

함초는 일반 식물은 생육할 수 없는 환경에서 자라나 바닷물이나 개펄 속에 녹아 있는 소금기를 비롯해 여러 가지 성분들을 간직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무거운 내염성 식물이자, 깨끗한 소금기를 듬뿍 지니고 있는 함초는 염스트레스 환경에 적응하며 살기 위해 광합성 작용을 통해 나쁜 성분들을 스스로 걸러내고 좋은 성분만을 농축해 간직한다.

바닷물에는 칼슘, 칼륨, 마그네슘, 철, 요오드, 인 등 수십 가지의 미량원소와 갖가지 독소 및 효소가 녹아 있는데 해수 1톤 속에 1그램의 효소는 바닷물 속의 유기질을 분해하는 작용을 한다. 바닷물 속에는 무수한 플랑크톤이나 어패류의 사체가 생기는데 그것이 바로 이 효소에 의해서 분해되고, 그것이 다시 해초를 자라게 하는 영양과 플랑크톤의 먹이가 돼 바닷물은 언제나 맑게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맑은 바닷물이라 해도 직접 섭취할 수는 없다. 바닷물에는 여러 유익한 원소들이 함유돼 있지만 염소, 비소, 수은 등 미량의 중금속이 포함돼 있고, 바닷물을 햇볕에 의해 증발시켜 얻은 천일염도 간수를 제거해 섭취하는 게 좋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전해져온 일반적 상식이기 때문이다.

함초가 간직한 소금기는 식물이 머금은 소금으로서 천일염과 비교해 깨끗하며, 가공소금(정제염)과는 비할 수 없을 만큼 미네랄이 풍부하고 맛 또한 우수하다. 함초의 나트륨은 소금처럼 짜고 쓴맛이 아니라 짭짜름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봄철의 함초가 짠 맛이 부드러우며 여름철의 함초는 약간 쓴 맛이 나는 반면 가을철의 함초는 약간 매운 맛이 나는 등 철에 따라 그 맛이나 염도의 차이가 난다. 또한 자생하는 토양(염전, 간척지)에 따라서 그 생김새의 크기나 염도, 성분의 차이가 나는 등 일반 식물에 비해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

▲다사랑 함초 소개 (다사랑 홈페이지 캡쳐) 

미네랄은 무기질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식이섬유소와 함께 신체대사기능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산과 알칼리의 균형을 이루어 삼투압을 유지하게 하고 효소의 작용을 돕는 등 아주 적은 양으로도 인체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서구화된 음식 문화 유입과 인스턴트식 간편화된 음식 등으로 인해 오늘날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가 됐다.

함초는 100g당 칼륨 650mg, 칼슘 250mg, 철분 40mg 등 무기질과 식이섬유와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사포닌, 플로보노이드 등 인체에 유용한 원소들을 간직한 미네랄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브로콜리와 비교해 3배 이상의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으며, 홍삼과 동일한 근력강화 효능을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물질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우리 먹거리에 화학적인 성분들로 몸과 건강이 혹사당하고 있는 오늘날, 친환경적인 식물이자 미네랄의 보고 식물인 함초는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해서 제격이다. 양 대표를 만나 신비한 식물 함초에 대해 직접 들어볼 수 있었다.

▲함초 선물셋트 (다사랑 함초 홈페이지 캡쳐)

- 함초와의 첫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원래는 침출차 등 식품사업을 하고 있었지만 늘 새로운 식품소재에 관심이 많았다. 어느 날 강화도로 낚시를 갔는데 하루 묵었던 주인집을 통해 함초를 처음 접하게 됐다. 당시 그게 뭔지도 몰랐고 심지어 이름조차 없던 일종의 잡초에 불과했던 때였다.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렇게 좋다며 그 주인분이 내게 권하시더라. 함초를 가져와서 회사 직원들과 함께 먹어봤는데 10명 중 여덟아홉이 감탄했다. 정말 좋은 원료라는 걸 경험하고 이거다 싶어서 사용하려고 했지만, 그때만 해도 함초가 식품명에 등록이 돼 있는 상태가 아니라 식품으로 허가가 나지 않았다. 함초를 원료로 이용하기 위해 그때부터 직접 발품을 팔며 함초를 공부하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국내 연구자료가 전무해 일본에서까지 직접 자료를 공수해서 연구했다고 들었다.

“일본의 자료를 보니 함초에 대해 16가지 식약효과를 기록해놨더라. 이런 자료들과 함께 함초를 전남수산과학원에 갖고 가 성분분석을 의뢰하고 임상실험을 거쳐 논문으로 발표되는 등 학계에도 함초가 알려지게 됐다. 제품화하고 식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식품원료로 등록되는 것이 가장 급선무였기 때문에 등록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데 힘을 썼다.”

- 제품으로 만드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나?
“분말로 만들면 되니까 쉬웠다. 당시에는 특수영양식품이라고 해서 식이영양소 비율만 맞으면 다이어트식품으로 출시가 가능했다. 식이소가 높은 함초는 '함초다이어트'란 이름으로 상품화 됐고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 제품을 만드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사업이 아주 힘든 시기는 있었다. 한창 승승장구하면서 홈쇼핑 판매를 앞두고 있었을 때였다. 20억 원에 해당하는 제품물량을 확보해놓고 검토와 홍보를 하던 중에 파문이 일어났다. 함초로 다이어트 제품을 만들어 파는 모 회사의 모델이었던 코미디언이 그 제품으로 다이어트를 했다고 광고를 하고 있었지만 나중에 그게 거짓으로 밝혀졌던 거다. 그 회사와 제품은 우리 것과 엄연히 다른 것이었지만 뉴스에서는 간편히 '함초다이어트'라는 이름으로 내보냈고, 엄청난 타격이 왔다. 홈쇼핑은커녕 20억 원을 들여 만들어놓은 제품을 모두 폐기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여론은 함초와 관련된 다이어트 제품은 공짜로 준다고 해도 다들 손사래를 칠 정도였으니…”

- 어떻게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나?
“직원을 반으로 줄이고, 반으로 줄이고… 긴축정책을 쓰면서 버텼다. 너무나 큰 시련을 겪었던 때다. 당시 성북구청에 근무하시는 모 과장님과 가까운 사이였는데, 그 분께서 벤처창업지원센터 입주를 권해주시더라. 입주 후 센터 내 다른 벤처기업들 등과 함께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때가 기회이자 터닝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다. 정부 정책지원 사업, 특허출원, R&D 등에 대해 교육받으며 내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세미나와 워크숍도 참가하고 관계기관 사람들과 교류하며 함초에 대한 발명특허를 취득하게 된 거다.”

▲함초 천수 (다사랑 함초 홈페이지 캡쳐)

- 제품 생산에 있어서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현재 신안에서 재배 중인데, 내가 굳이 신안에서 하는 이유는 그곳은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곳이기 때문이다. 나는 함초를 두고 유기농의 블루오션이라고 말한다. 일반 작물이 유기농으로 재배되려면 힘들다. 하지만 함초는 해수를 이용해 농사를 짓지 않나. 본래 짠물에서 자라는 특성을 갖고 있기에 바닷물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바닷물 자체를 비료로 사용할 수 있는데, 농약과 화학 비료가 전혀 필요 없고, 순수 갯벌의 영양분만을 이용해 자란다. 함초는 토양을 아주 잘 빨아들이는데 사업 초기에는 뭘 모르고 수도권에서 재배했는데, 성분분석을 했더니 안 좋게 나온 거다.

오염된 지역은 피하고 청정한 지역에서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함초는 토양질과 염전농도에 따라 함초의 영양성분이 달라진다는 것을 내가 발견했다. 재배하는 시기에 따라서도 달라지는데, 4~5월 중에는 수분함유량이 높으며, 수용성식이섬유가 높다. 8~9월에는 최고로 성장하는 시기라 각종 영양소가 가장 많은 때이다. 나는 원료의 표준화를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토양질에 따라 생산 원료를 구분하고 있다.”

- 지난해 12월, 장영실국제과학기술문화상을 수상했다. 이 상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장영실의 업적이 그러했듯이 함초에 대한 나의 창조적인 열정과 의지를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 앞서 말했듯이 함초는 불모지사업이었다. 무명의 잡초를 식품원료명으로 등록하고 이렇게 다양한 식품으로 제품화하기까지… 우리 회사 자체는 크게 발전된 건 없을지라도 현재 함초를 재배하는 농민, 가공유통, 판매업 등 관련 업체가 수백 개가 생겼다.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함초를 산업화 시키는 동기를 만들었다고 자부하고 관련 일자리창출에도 기여했다고 느낀다.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해주고 인정해줬다고 생각해 뜻 깊은 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