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드 서울 '황성준 Stone Taught Me to Fly'
팔레드 서울 '황성준 Stone Taught Me to Fly'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5.05.0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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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Stone Taught Me to Fly'가 오는 13일부터 24일까지 팔레드서울에서 개최된다.작가는 오래 전부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주제를 다뤄왔다.

△ 숨은 숨 (사진제공=팔레드 서울)

작품은 시각이 습관적으로 판단하는 모든 것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또,‘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는 습성화된 자동적 판단을 의심하게 하면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인식의 문을 연다.

작품은 캔버스 저편에 갇힌 사물의 부분이 내부에서 밀고 나와 화면의 경계에 닿으면서 만드는 장력과 형태에 집중하게 한다.

사물과 캔버스가 닿은 면은 숨겨진 사물과 상관 없는 새로운 형태로 기록되면서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 기록은 종종 프로타쥬, 즉 재료 표면의 질감을 이용해서 흑연과 같은 재료를 마찰시킨 흔적으로 남기는 기법으로 제작된다.

이 기법은 표면의 요철을 통해 형태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촉각적이다.

작품들의 표면은 얇은 은박으로 덮여있다. 은빛 표면은 사물의 무게감과 질료를 감추고 본래와 다른 새로운 물성으로 탈바꿈 시킨다.

은이라는 재료는 우리의 선입견을 넘어 사물의 순수한 본질로 환원시키고자 작가가 사용한 메타포이다.

그러나 작품에 사용된 장치와 상징들은 언어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다가온다.

은의 메타포를 알지 못해도 단색의 표면에 흔적이나 요철이 입혀지면서 역설적이게도 감각적으로 순수성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

<숨은 숨(Breath in Breath)>라는 작품의 제목은, 사물에 숨겨진 무언가가 있음을 암시한다.

시각적 감각은 얇은 은박이라는 재료, 스크린과 같이 물성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표면만을 파악한다.

그러나 황성준의 작품의 이면에 숨겨진 대상은 시각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다. 오히려 숨겨진 사물들은 본연의 이름을 잃고 은빛 표면 뒤에 숨어서 달, 우주, 사다리 등 각자의 마음 속에 상상할 수 있는 그 무엇으로 현현한다.

이렇게 우리가 믿고 있는 이미지의 허상 혹은 본질, 그리고 또 다른 믿음이 만들어 내는 다른 허상 또한 본질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렇게 발견한 세계는 어쩌면 신비롭고 아름답지만 낯설고 불편한 곳일지도 모른다..

이번전시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른 10시부터 늦은 7시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