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숙선, ‘진짜 창극’ 우리의 본 모습을 말하다
안숙선, ‘진짜 창극’ 우리의 본 모습을 말하다
  • 이재명 기자
  • 승인 2015.05.11 1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국악원 작은창극 ‘안숙선의 토끼타령’…분창‧공간 통한 초기 창극 모습 전달
13일부터 5일간 풍류사랑방에서…토끼’와 ‘자라’ 더블캐스팅으로 재미 더해

▲토끼타령 김대일(좌), 안숙선(우).
원음 그대로의 전통 판소리, 초기 창극의 참 모습을 담은 무대가 열린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은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풍류사랑방에서 판소리 ‘수궁가’를 소재로 한 창극 ‘안숙선의 토끼타령’을 무대에 올린다.

이 공연은 지난해 5월 초연됐고 매회 전석 매진되는 등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아 같은 해 10월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재공연하기도 했다. 올해로 세 번째 무대를 올리는 ‘토끼타령’은 ‘토끼’와 ‘자라’역에 새로운 소리꾼이 맡아 각기 캐릭터를 보여주며 극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분창(分唱)’ 형식과 ‘공간’을 통해 만나보는 창극의 본 모습

국립국악원은 이번 공연을 최근 서구화, 대형화 되고 있는 창극의 분위기를 벗어나 초기 창극의 재현을 통해 본래의 멋과 매력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했다. 초기 창극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장치로는 ‘분창(分唱)’과 ‘공간’ 등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마련했다.

특히 ‘분창(分唱)’은 한 소리꾼이 여러 배역을 맡아 노래하는 형태로, 이번 공연에서는 7명의 소리꾼이 10가지 배역을 소화하며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초기 창극은 소규모의 무대를 고려해 소수의 소리꾼이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역할별 1인의 연기자로 구분되는 서구식 공연과 달리, ‘분창’은 ‘창자(唱者)’가 동시에 다양한 역할을 맡아 연기한다. ‘창자’의 음색과 기량에 따라 여러 역할로 나눠 맡아 선보인 초기 창극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의 상상력을 더한다.

초기 창극이 선보였던 공연장의 관람 분위기도 재현했다. 이번 공연은 전자 음향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풍류방 형태 130석 규모의 소극장 ‘풍류사랑방’에서 막을 올린다. 맨발로 방석 위에 앉아 접할 수 있는 공연장에서는 소리꾼의 숨소리와 땀방울까지 함께 느낄 수 있어 창극의 원형을 그대로 마주할 수 있다.

원조 토끼 ‘안숙선’ 그리고 국립국악원 최고의 소리꾼과 함께

이번 공연에는 국립국악원 소속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판소리꾼이 출연한다. 원조 토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대한민국 대표명창 안숙선 민속악단 예술감독의 배역이 눈길을 끈다. 안숙선 명창은 공연 전체를 이끄는 ‘명창’역과 ‘자라 어머니’, ‘자라 아내’ 역할을 동시에 맡아 깊은 성음과 익살스러운 연기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주연 ‘토끼’와 ‘자라’역에는 더블 캐스팅으로 배역을 맡아 소리꾼마다의 색깔을 입힌다. 주역을 맡은 소리꾼 모두 중견 판소리꾼으로 여러 무대를 통해 정평이 난 명창들로 구성됐다.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의 방수미(토끼)와 김대일(자라)는 ‘꾀돌이 토끼의 모습’과 ‘능글맞으면서도 고집스런 자라의 모습’을 연기한다. 특히 소리꾼 방수미는 ‘수궁가’에서 10여 년간 ‘토끼’역을 맡은 경험과 노하우로 속고 속이는 익살스런 연기와 소리를 잘 표현한다.

‘서울’의 토끼와 자라도 색다른 매력을 전한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유미리(토끼)와 소리꾼 이봉근(자라)은 호기롭고 당당한 토끼와 반듯하고 대쪽 같은 충신의 자라 연기로 강렬한 두 배역의 대립을 통해 관객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지기학(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씨가 연출과 극작을 맡았다. 그는 판소리 적벽가 이수자이면서 극단 ‘미추’의 단원 경력이 있는 창극 전문가로 20년 가까이 극작과 연출을 맡아왔다. 지난해 2월 진행된 제1회 창작국악극 대상의 연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안숙선 예술감독은 우리 창극의 본모습이 담긴 이 공연에 대해 “그동안 대형화 되고 서구적으로 변모한 창극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 싶었다”고 말하며 “우리네 인생살이와 묘한 대비를 이루는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관객들이 삶의 지혜를 얻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
문의 02-580-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