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국영화 전체 개봉작 중 여성감독의 비율은 약 7%에 불과하고 세계적으로도 영화산업의 성별 불평등은 심각한 수준이다. 반면, 스웨덴은 영화산업에서 모범이 될 만한 성평등정책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지역 특별전 섹션에서는 매년 여성감독의 활약이 두드러진 한 나라를 선정해 그 곳에서 만들어진 여성영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주목한 곳은 세계에서 가장 성평등한 나라로 평가 받는 있는 스웨덴이다.
스웨덴영화진흥원은 2012년 다각도의 지원정책을 통해 2015년까지 영화산업 내의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현재 그 성과로 여성감독 비율이 40%를 넘어서고 있다.진흥원의 정책은 단순히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차원에서도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 냈다.
그 중 주목할 것은 최근 스웨덴의 젊은 여성감독들이 만든 성장영화가 세계 영화계에서 높이 평가 받으며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웨덴 여성영화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번 특별전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작품은 2015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을 수상한 <마이 스키니 시스터>, 소녀와 소녀 간의 우정, 사랑, 경쟁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고 예리하게 포착한 <소피 벨>과 <말 타는 소녀들>, 이민자와 청년 실직 문제를 다룬 <먹다 자다 죽다>, 시각장애여성의 독립을 다룬 다큐멘터리 <네가 보여> 등이다. 이 외에 페미니스트들의 현실 정치 참여를 다룬 <페미니스트 창당 도전기>와 소외계급 청소년의 정치운동을 그린 <우리는 팬더 당원>은 스웨덴의 수준 높은 정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다양한 형식의 재기발랄한 단편영화는 전통적으로 스웨덴 영화의 강점이었다. 이번 스웨덴 단편선 역시 유머 가득한 풍자와 다채로운 미학적 실험을 담은 영화들로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여성 주인공, 여성 감독, 여성 작가, 여성 작곡가를 원칙으로 하는 매니페스토에 근거해 제작된 도리스 단편선은 감동과 재미 그리고 페미니즘이 공존하는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영화상영과 더불어 포럼 ‘스웨덴 여성영화의 평등한 힘 - 영화는 성평등할 수 있는가?’가 5월 29일, 금요일 오후 3시 30분 아트하우스 모모 1관에서 진행된다.
스웨덴영화진흥원 대표 안나 세르네르가 기조 연설자로 나서며, 도리스필름 이사이자 프로듀서인 아세 획펠트, 개막작 <마이 스키니 시스터> 프로듀서인 아니카 로겔, 명필름 대표 심재명, 인디스페이스 관장 안정숙,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 이종임 등이 패널로 참여해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어 낼 예정이다.
한편‘스웨덴 여성영화의 평등한 힘’ 섹션의 21편을 포함 32개국 111편의 상영작이 준비된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8일간 서울 메가박스 신촌, 아트하우스 모모 등 신촌 곳곳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