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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의 일본속에서]일본 지식인의 목소리, 신간『대혐한류(大嫌韓流)』의 도발에 휘말리지 말았으면…
2015년 06월 08일 (월) 10:11:59 이수경 교수/도쿄가쿠게이대학교 sctoday@naver.com

 

   
▲ 야마노 샤린 저 『대혐한류(大嫌韓流)』.

일본의 한류 문화와 함께 한일관계가 밀월을 이룰 때, 그 친근감을 투기와 증오심으로 가득찬 논조로 일본사회에 재일동포 및 한류문화 부수기에 앞장섰던 야마노 샤린이 과거의 한국증오책 『혐한류(嫌韓流)』히트에서 대단한 재미를 봤는지, 이번엔 더욱 더 거칠고 이성을 잃은 듯한 『대혐한류(大嫌韓流)』를 내어놓았다.

그 책을 본 지식인들은 정신건강에 혼돈을 주기에 읽는게 싫다고 한다. 이미 100만부 팔렸다고 하는데, 100만명이나 이런 책을 의구심 없이 읽었다면 100만명의 반한적 영향력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100만명이란 이 숫자도 어떻게 나온 숫자인지 의심이 간다.

오히려 마치 [혐한] 일변도에 밥그릇을 걸고, 목숨걸고 증오심을 유발하는 듯한 이 추한 저자의 행동이 전후 일본이 쌓아온 평화주의 시민 문화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정상적인 의식을 가진 일본 시민들도 이젠 진절머리나게 터득하기 시작했을 터이다. 그렇기에 보다 더 자극적이고 혐오스럽게, 참으로 역할 정도의 지저분한 캐릭터를 내세워 책팔기에 혈안이 올라있는 듯 하다, 물론 그 주인공의 추한 모습이 바로 자신의 모습임을 자각하지 못 한 채. 

읽을 가치도 없다고 치부하기엔 현대 일본의 병폐적 현상으로 부상한 [이지메 구조]의 책이기도 하기에 학계 동료이자 야마구치현립대학교 국제정치학자인 이자오 교수에게 책 내용에 대한 서평을 부탁했다. 방대한 독서량을 가진 이자오 교수도 정신없이 바쁘지만 사회속 병리현상의 관찰이란 관점에서 수락을 하여 글을 줬기에 번역문을 독자에게 소개한다. 이 의도는 상대의 도발로 인해 시민 의식을 저하시키지 말아달라는 당부이기도 하다.

 [일본 야마구치현립대학교 이자오 도미오(井竿富雄)교수 논고]

도발에 말려들지 말 것―일본서 출판된 『대혐한류(大嫌韓流)』와 관련하여

 한류붐이라 불렸던 시대와는 현저히 달리, 지금은 「헤이트 스피치」등의 용어를 일상적으로 듣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 시대를 만든 공적자(?)인 야마노 샤린(山野車輪)씨의 최신작 『대혐한류(大嫌韓流)』(晋遊舎)가 간행되었다. 이 책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하기에 간단히 지면을 할애하여 의견을 말하려 한다.  함부로 말을 하면 금방 인터넷서 두들겨맞기에 관계자에게 불편을 끼칠 위험성이 있으므로 필자로서는 약간 불안이 있지만, 나름대로의 의견을 말해야 할 것 같아서 하려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은 특정의 민족이나 국가에 대한 박해나 추방을 선동하는 문서이다. 야마노씨는 지금까지 『혐한류(嫌韓流)』 전4권을 펴냈는데 그 속에서도 집요하게 「재일(코리언) 특권」을 지적하며 한류붐의 「창작성」을 비판해 왔다.

재일한국・조선인이 「통명(일본서 편리상 사용하는 일본식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특권」이라는 새로운 논조를 제안하고 있다. 일본의 식민지시대는 대단히 좋았던 시대라고 역설하며,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일한 우호」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의 주장은 조금씩 확대되고, 최종적으로 「재일 한국・조선인은 전부 본국으로 돌아가라」라는, 은연중의 본심이 나온 형태가 되어있다.

이 같은 발언이 인터넷 등으로 일본 각지에 확산하여 「재일(코리언)의 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이라는 형태로 사회적인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것은 새삼 지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들 일본인의 국제적인 평가를 대단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유엔에서 일본 정부에 엄격한 의견 제시가 있었음은 잘 알려진 바이다.

이번 저서에서는 그같은 견지에서의 발언이 더욱 강력하게 표현되고 있다.『아사히신문(朝日新聞)』의 위안부 보도 취소사건을 게재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위안부는 거짓이다, 한국이야말로 베트남 참전 등에 대해서 사죄하라, 와 같은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의 팜프렛에 나올법한 약물중독 환자 같은 얼굴로 그려진 등장인물이 캐리컬쳐로 그려진 「한국인」을, 뭣땜에 그러는지 모르지만 반드시 토론대회에서 「논파(論破)」하는 스토리로 전개되고 있다.

물론 이런 구성은 지금까지 있어왔던 내용 구성이다. 책 마지막에는 덧붙여서 「일한 우호를 위해」등의 말이 나오는데, 「한국은 적국」「재일 한국인・조선인을 추방하라」라는 메시지는 이미 변명의 여지가 없는 헤이트 스피치와 같은 맥락이다. 출판사도 책 뒷장에 그와 같은 변명을 넣어 놓고 있지만, 이 책의 「한국인」이라는 부분이 「유태인」으로 적혀져 있고, 영어나 독일어로 출판되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최근 일본에서는 이보다 더 강렬한 책도 간행된 것 같은데, 그 책은 아직 필자도 읽지 못했다.  이 책 저자인 야마노씨는 이미 「혐한」시장에서도 극복 대상인 것 같다.

『알제논의 무덤에 꽃다발을』 속의 한 구절이지 싶은데, 「애정의 뒷받침이 없는 지식이란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말이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이 책을 읽자니 그 말이 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한 칸 한 칸마다 새겨진 것은 집요한 차별의식과 증오심이었다. 증오의 정당화를 위해 여기저기서 줏어 온 지식을 갖다 붙여 놓았다.

예를 들면 한국의 베트남 참전과 민간인 학살을 비난하는 문맥에서 한국인의 저서가 인용되고 있다. 이 인물이 저자가 「반일적」이라고 타기(더럽게 여기거나 업신여겨져서 버리는)했을 일본의 평화운동에 감동받아서 자국의 어두운 과거를 파헤치는 용기를 얻고 있는 일(후기를 읽으면 적혀져 있을 터)등, 저자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을 내용이 들어있다.

필자는 「나는 이런 부류들과 다르다」라는 변명을 위해서 이 글을 적은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은 인물을 키우고 사회적 발언력을 준 것은 말 할 필요도 없이 일본사회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일본 사회의 한 사람으로 존재하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그리고 야마노씨가 가지고 있는 차별심이나 우월감정은 필자의 어딘가에도 잠재해 있을지 모른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일본어를 읽을 수 있는 여러분이 이 저자의 도발에 휘말려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도발에 말려버리면, 특히 격한 항의 등을 하게 되면 자신의 도발 사실을 지운 뒤에 「한국인의 언론탄압」등이란 책임전가를 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저서를 세계 각국어로 번역하고, 정확하게 교정을 봐서 세계로 확대하여 일본의 국제적 지위를 높이는데 기여해 줬으면 하는 개인적 바램으로 적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힘든 일이긴 하지만…
                                                                                                                                             (2015년6월 8일)

 

 

   
▲ 6월7일자  『도쿄신문』11면 전면에 실린 전쟁법안 반대광고.


이자오 교수의 글을 번역하면서 필자도 일본의 헤이트스피치 등의 우경화가 결국은 방향을 잃은 이들의 자기 주장을 인간의 가장 추악한 증오표현으로 표출시키며 삶의 희열을 찾는 구조임을 다시금 느꼈다.

 

분명 경제적 격차 뿐이 아니라 학력 격차, 다문화사회 속의 타자와의 만남에 거부감을 느끼고 시대에 따라가지 못하는 삐뚤어진 사람들이 양산되고 있는게 글로벌사회의 특징이기도 하다. 게다가 근대보다 모두가 일정한 경제적 안정과 첨단 기술을 향유하는 수준이 되다보니 과거의 역사되새겨보기를 통해 자국의 발자취를 수습하면서 부딪치기 쉬운 구조가 되고 있다. 게다가 매력적인 일터/ 삶터를 찾아 간단히 국경을 넘는 시대이다.

그만큼 격한 경쟁사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속에서 이토록 추접할 정도로 상대를 저주하며 주장할 수 있는게 [그 나라서 태어난 그 나라 사람]이란 불변성밖에 가진게 없다면?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상대할 가치가 없거나, 동정심으로 눈을 감아주거나, 아니면 아예 그릇된 의식을 따끔하게 수정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어수선한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축된 마음이나 불안을 불식하기 위해 적을 만들어서 총공격하는 미숙한 왕따 구조에 말려드는 것 보다, 성숙한 관대함으로 상대를 다스리는 어른스런 자세와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작업을 하는 것이 애증에 답하는 교육적 자세일 것이다. 다행히 일본에서는 지금 침묵을 깨고 평화와 인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그들의 이런 형태의 밥그릇 사수도 곧 시민양심에 밀려나갈 것이라고 믿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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