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오페라앙상블,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국립극장 달오름
서울오페라앙상블,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국립극장 달오름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5.06.2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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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8일까지 한국적 제의를 살려 '세월호와 메르스'의 슬픔을 위로하는 레퀴엠

바로크오페라의 최고 걸작인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가 한국버전의 현대적 제의(祭儀)로 거듭난다. 그리스 신화를 한국적으로 변용한 서울오페라앙상블(대표 및 예술감독 장수동)의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체>가 그 주인공.

 '오르페오'는 지난해 세월호 사건으로 희생된 영혼과 올해 뜻하지 않은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로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레퀴엠 형식으로 꾸며진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사진제공=서울오페라앙상블)

오는 26일부~ 2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올리는 이번 공연은 오페라의 개혁을 이룬 크리스토프 빌리발트 글룩(GLUCK) 탄생 3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다. 아울러  밀라노세계EXPO 기간 중에 펼쳐지는 '한국문화주간'에 메인공연으로 선정돼 오는 7월 12일 밀라노 팔라치나 리베르티홀 (Palazzina Liberty Auditorium)에서  선보이는 공연이기도 하다.

장수동 예술감독의 연출로 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하고 있는 정금련의 지휘로 오케스트라 서울바로크플레이어즈가 참여하며, 서울오페라앙상블합창단이 함께한다. 우석대 실용무용지도학과 교수인 박희태가 안무를 맡아 그루포 디 단짜 발레단이 무대에 오른다.

오르페오 역에 메조소프라노 김정미와 김보혜가,에우리디체는 소프라노 이효진과 박상영, 최정윤이 열연한다. 아모르역에는 테너 장신권과 소프라노 김호정과 이지혜가 남녀가 번갈아 역을 맡아 출연하는 독특한 구성을 보인다.

원작 오페라 '오르페오'는 그리스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사랑하는 에우리디체를 잃은 오르페오가 신에게 그의 아내를 돌려줄것을 간절히 요청하면서 시작된다. 신은 오르페오의 청을 받아들여 아내 에우리디체를 돌려주면서 절대 뒤돌아 보면 안된다고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아내를 보고 싶은 마음을 참지 못해 오르페오는 뒤돌아 보게되고 에우리디체는 다시 죽음의 세계로 돌아가게된다. 비통함에 잠긴 오르페오는 죽음을 택하려 하지만 안타깝게 여긴사랑의 신 아모르가 나타나 이들의 사랑을 다시 이어주지만 또 다른 비극이 기다리고 있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사진제공=서울오페라앙상블)

그러나 장수동 감독은 '오르페오'를 오늘날 한국의 현실로 들여 온다.

무대는 하루 이용객 700만의 서울지하철에서 시작된다.  지하철 철로 위에 버려진 하얀 면사포, 사랑을 찾아 부르는 '씻김의 노래'로 관객들의 가슴을 아리게 파고든다

아내를 잃은 오르페오 앞에 사랑의신 아모르가 나타나 지하철에 떨어져 죽은 아내 에우리디체가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오르페오가 레테의 강을 건너 갖은 유혹을 물리치고 서천에 당도해 구원의 문에 이르자 마침내 지옥문이 열리며 아내 에우리디체와 해후한다. 그러나 에우리디체는 오르페오가 사랑이 식어 자기 얼굴을 보지 않는다고 질투한다. 결국, 아내의 얼굴을 보는 순간, 다시 싸늘한 시체로 변해 있는 에우리디체를 마주하게 된다.

이 작품은 초연에서 "소극장오페라. 이보다 더 효율적일 수는 없다"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지하철로 옮긴 바로크 오페라'라는 부연이 붙었다.

음악평론가 이용숙은 "바로크를 넘어 고전주의 오페라의 문을 연 크리스토프 빌리발트 글룩의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공연되지 않은 낯선 작품이지만, 관객은 이번 공연을 통해 단번에 이 오페라에 매료되었다"고 호평하고  "연출을 맡은 장수동 감독은 극의 피날레 장면에서 흰 천을 사용해 죽은 영혼을 좋은 곳으로 보내는 씻김굿의 '길베 가름' 의식을 펼쳐보였다. 한복 속치마 스타일의 백색 의상을 입은 에우리디체가 오르페오의 손에 면사포를 남긴 채 길베를 가르며 저세상으로 떠나갈 때 합창단은 기쁨으로 가득한 '사랑의 승리'를 합창한다. 죽음을 초연하게 받아들이고 장례를 축제화하는 우리 민속문화의 특징을 부각시킨 피날레였다"며 높은 점수를 주었다.

이 평론가는  특히 젊은 관객들이 감동과 찬탄을 표했다고 전했다.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했지만 서울의 지하철로 무대를 바꾸니 바로 저희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 같아서, 아주 몰입해서 봤어요."  "작은 극장이지만, 무대디자인이 아주 환상적이네요." "오페라 공연 보는 건 처음인데요, 음악이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아서 놀랐어요."

오페라는 오는 26일~28일 3일(금토;7시30분/일4시) 간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올라간다.

티켓: R석:7만원/S석 5만원/A석 3만원

예매:인터파크(1544-1555) 국립극장(02-2280-4114)

문의:서울오페라앙상블 casaoper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