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참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마을연합 회장
[인터뷰]이참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마을연합 회장
  • 이우상 기자
  • 승인 2015.06.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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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함께하는 마을 정신문화 복원,
브랜드 있는 마을을 만들어가는 아름다운마을 운동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마을>연합에 관한 소개를 받고, 이 단체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조사하다가 이 운동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나아가서 세계인에게 꼭 필요한 문화운동이라고 생각되어 마을연합 본부에 취재 요청을 했다.

미술잡지를 발행하며 미술계에서 오래 활동했던 기자는 ‘아름다운’ 이라는 단어를 특히 좋아한다.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표현할 때, 이 말은 외면적인 아름다움 뿐 아니라 내면적인 아름다움도 함께 표현하는 말이다. 겉모습이 보기 안 좋아도 속 모습이 착하면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표현하듯이, 이 말 안에는 미학적이며 철학적이고 때로는 종교적인 모습까지 담겨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란, 풍경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마을에 속한 내면의 모습도 아름답지 않을까 추정하며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가장 아름다운 1호 마을인 경남 산청군 남사 예담촌을 사진으로 살펴보았다. 이 마을은 그야말로 정돈되고 깨끗하고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꽃들과 수목이 어우러져 있고 정겹고 순박한 등의 형용사를 다 동원해야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이 마을을 서술하는 이 형용사 중에 반은 외면적인 아름다움을 뜻하고 나머지 반은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담고 있으니, 정녕 미학적인 마을 모습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새마을이 마을의 발전된 모습만 담고 있다면, 아름다운 마을은 옛 모습과 새 모습이 어울려 내면적인 미학의 아름다움이 외부로 발산되는 모습을 담고 있으리라 여긴다.

백과사전에는 아름다운 마을의 전제가 주민들 스스로 ‘가장 아름다운마을’ 이라고 선포해야 한다고 전하고 있으니, 이러한 자주적이며 협동적인 모습도 내면적인 아름다움의 한 형태일 것이다.

지난 2011년 8월에 결성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연합’(이하 한아연)은 2014년 8월 29일 오후 7시, 회장 이 취임식을 김포 스티븐스 아라마리나 컨벤션홀에서 거행했다.

초대회장과 2대회장을 지낸 최미경 회장에 이어 3대 회장에 취임한 이 참 회장은 “한국관광공사 사장으로 재임할 때 보여드렸던 한국사랑을, 한아연 회장으로서 더욱 많이 보여 드리겠다” 고 밝히고 “한국의 아름다운 마을을 국내외에 알리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회장은 얼마 전까지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역임한 독일계 한국인이다.
위키 백과사전에 독일을 본관으로 하는 독일 이 씨의 시조로 소개돼 있다. 한국으로 귀화 시의 이름은 한국을 돕겠다는 의미의 이 한우였는데, 지금은 ‘이 참’으로 개명하였다. 한국문화에 동참하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는 한국문화의 미학적 깊이를 체득하고 있는 한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인으로 활동했고, 서울시 홍보대사와 기획예산처 자문위원 등으로 일하다 2009년 한국관광공사 사장으로 발탁되어 2013년까지 4년 4개월간 역임하였다.

인터뷰는 강남구 논현동 로얄팰리스 1층에 있는 한아연 세미나 실에서 진행됐다.

가장 아름다운마을은 역사적, 문화적 아이덴티티를 찾아나서는 정신문화 운동

▲ 이참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마을연합 회장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마을 연합’에 대해서 개괄적인 설명을 해 달라
1982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가장 아름다운마을 가꾸기 운동’은 벨기에와 이탈리아에 전해지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아름다운마을운동이 되었고, 2010년 캐나다와 일본이 합류하면서 <세계에서 가장아름다운 마을연합>으로 확대 결성되었다.
마을 고유의 전통과 역사적인 유산을 보호하고 그 지역의 특성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시작된 운동이다.
각 마을 브랜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엄격한 선정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선정된 후에도 심사에 따라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아름다운 마을의 선정기준은 먼저 아름다운 마을을 가꾸고자 하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지가 있어야 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아름다운 풍광과 건축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체국, 보건소, 은행 등의 공공서비스가 잘 제공 되는가, 숙박, 친절, 청결 등의 여행서비스가 잘 되어 있는가? 등이 대표적인 선정기준이다.
지금 세계연합은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일본, 한국, 독일, 루마니아, 캐나다, 스페인 등 9개국 700여개 마을로 구성돼 있고 본부는 프랑스 콜론 라루즈(Collonges la Rouge)에 있다. 현재 한국은 준 이사국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사국 승격 여부는 금년 6월에 결정된다.

우리나라가 아름다운마을 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이 운동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
원래 관광공사에 ‘관광 서포터즈’ 라는 모임이 있었다. 이들과 주한외교관들이 매월 1박2일 일정으로 시골의 아름다운 마을을 다녀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마침 일본의 아름다운마을연합 이사들이 한국에 와서 세계연합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최 미경 회장이 중심이 되어 관광 서포터즈 회원 50여 명이 이 모임을 창립하였다.
마을은 우리의 마음의 고향이다. 마을에는 공동체 문화가 있었고 더불어 함께하는 정신이 있었다. 이 함께하는 정신문화를 복원하여 사회 전체의 유대의식을 강화시켜야 한다, 이스라엘에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 는 속담이 있다. 이러한 함께하는 문화가 개인주의를 지양하고 협동정신을 지향하는 공동체 문화를 키운다.
한국에도 쌀농사문화와 김장문화가 있는데, 서로 협동하는 품앗이 문화다. 또 자랑하지 않는 문화가 겸손의 문화로 승화되었던 자랑스러운 유산이 있다.
이러한 정신문화를  계승시켜서 마을의 브랜드 문화를 만들고 이것을 다시 관광문화와 브랜드 상품문화에 연결코자 하는 것이 이 운동의 핵심가치이다.

과거 새마을운동이 농촌을 개량시키고 농촌의 근대화를 가져왔다. 아름다운마을 운동과 새마을운동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새마을운동은 잘 살아보기 운동으로 물질적인 소득증대가 목적이었지 문화운동은 아니었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마을 운동은 마을 고유의 전통과 문화유산을 복고하고 보존하는 마을의 뿌리 찾기 운동이다. 다시 말해 마을의 역사적, 문화적 아이덴티티를 찾아나서는 운동이다.
유럽에서는 집을 다시 지을 때 원래의 모양을 보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옛 문화를 버리지 않고 재생산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통이 안정감 있는 주거문화를 만들어간다. 많은 유럽 사람들이 이러한 곳을 찾아 매년 가족휴가를 가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문화가치를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아름다우며 세계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지금 정신문화의 르네상스가 필요한 시점인데, 가장 아름다운마을 연합이 지금 그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외면적인 아름다움과 내면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미래지향성이 가장 아름다운마을의 요체

▲ 이참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마을연합 회장
가장 아름다운마을의 선정 절차를 다시 요약해주고 이 운동이 마을의 소득증대와 어떻게 연결 되는가를 설명해 달라
선정기준은 첫째 마을의 풍경 등 외면적인 아름다움을 보고 둘째 공동체의식, 정신문화, 협동정신 등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본다, 그리고 세 번째가 미래지향성이다.
미래지향성은 이를테면 마을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잘 해석하여 숙박시설이나 마을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한국 주택의 특성은 바람의 흐름을 잘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이 자연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자연이 사람에게 들어가도록 설계돼 있다. 이러한 문화를 현대적인 것과 잘 조화시켜서 미래지향적인 마을구조를 만들어 가면 바람직할 것이다.
선정절차는 먼저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천하여 신청서류가 한아연 사무국에 접수되면, 이사회에 상정하고 임원들이 1차 답사를 한다. 그 결과를 심의위원회에 통보하면 심의위원들이 현지답사하고 그 보고서를 이사회에서 다시 심의하여 의결하고 발표한다.     
마을의 소득은 마을의 브랜드가치가 높아지면 자연히 증대된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상품은 문화적인 아이덴티티가 있어야 가능하다.
브랜드는 그 나라 문화의 정체성인 것이다.  또 유럽의 아름다운마을에는 관광자원 스토리가 있고 인물이 있으며, 이러한 것들을 상품화하고 있다.
한때 독일은 <우리 마을은 미래에 있다>는 주제 아래 ‘시골의 아름다움을 상품화하자’는 운동이 부흥을 이룬 적이 있었다. 미학적인 시골의 아름다움을 제품에 반영하는 것이다.

유럽과 한국의 아름다운마을 연합의 예산은 어떻게 조달되며, 또 특별한 홍보계획이 있는가
유럽은 중앙정부의 지원,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편성, 마을사업 수익, 기업체 후원금 등으로 재원이 조달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개인 스폰서의 후원에 의존하고 있다. 즉 임원 기부금, 임원 회비, 일반회원 회비로 운영되고 있다. 금년에 우리나라가 세계연합의 이사국으로 선정이 되면 후원금 조달이 한층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사국이 되면 우선 세계연합 이사국 9개 나라에 한국의 아름다운마을이 소개된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 때 홍보관 설치를 요청하여 홍보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이사국이 된 후 매스컴을 통한 다각적인 보도를 요청할 계획이다.

끝으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연합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학계, 언론계, 개인사업가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원 50여명이 현지답사를 하여 이제까지 9개의 가장 아름다운마을을 선정하였고 8개 마을이 인증돼 있다.
1호 마을은 경남 산청군 남사면 예담촌이고,  2호 마을은 강원도 삼척시 장호마을, 3호 마을은 전남 화순군 영평마을, 4호 마을은 제주시 현경면 저지리마을, 5호 마을은 전남 곡성군 기차 가정마을, 6호 마을은 충북 단양군 죽령 옛 고개마을, 7호 마을은 경남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8호 마을은 전북 남원시 운봉읍 삼산 행정마을이다. 9호 마을은 전남 구례 반곡마을이고 현재 인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