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낯설게 하기]실시간 소통, 자기 자신이 모두 드러나는 세계
[대중문화 낯설게 하기]실시간 소통, 자기 자신이 모두 드러나는 세계
  •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
  • 승인 2015.07.1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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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대중문화는 크게 변화하고 있다. SNS는 물론이고, 뉴스, 영화, 드라마, 전시, 공연, 예능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는 쌍방향 소통을 주된 화두로 삼고 있다. 관객과 시청자들은 콘텐츠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실시간 소통하며 문화를 자신만의 방식대로 즐긴다. 콘텐츠는 더 이상 수동적 감상의 대상이 아니고,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조금 더 의미있는 소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MBC에서는 시청자 쌍방향 소통방송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백종원이라는 요리연구가의 콘텐츠가 그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실시간 소통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시청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마리텔>은 인터넷의 SNS미디어 “아프리카TV"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하여 만든 프로그램으로, 1인 인터넷방송의 새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자 자신만의 개성 있는 콘텐츠의 주인이 되어 직접 방송을 하며 만들어가는 예능프로그램으로, 채팅창으로 실시간 소통을 하며 방송을 이어간다.

아무런 편집이나 여과 장치 없이 ”실시간“으로 방송이 진행되다 보니, 종종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시청률, 관심 경쟁으로 무리수를 두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경우도 많은데, 이것 또한 생방송의 묘미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생방송의 묘미라는 굴레는 어쩔 수 없이 방송인의 본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이다. 성격, 인성 등이 그대로 드러나는 생방송은 이 때문에 ‘인성’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최근 아이돌그룹 “걸스데이”는 컴백 기념으로 ‘아프리카TV’의 유명 BJ 최군의 방송에 출연하여 먹방(먹는방송)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 새로운 시도가 오히려 그들의 방송활동에 큰 오점으로 남게 되었다.

친근하고 재밌게 한다고 한 연출들이 때 아닌 ‘인성’ 논란을 만들게 되었고, 신곡 홍보차 출연한 인터넷방송은 오히려 앞으로의 활동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BJ 최군은 사과하였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고, 그동안 귀여운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던 걸그룹은 그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현재 백종원 신드롬이라 할 수 있을만큼 그는 방송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백종원 요리연구가가 인기 있는 이유는 그 자신만의 강력한 콘텐츠가 있는 것도 이유겠지만, 특유의 구수한 매력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였기 때문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요식계의 거물이자 성공한 CEO이지만 그는 언제나 소탈하다. 있는 척 꾸미지도, 허세를 떨지도 않고 미디어를 대하는 것도 노련하다.

그만큼의 인간미와 인성이 뒷받침되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신드롬적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까? 대중문화는 빠르게 변화하고 관심을 받기 위해 많은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이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작업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 대중문화에서 인성논란이 계속 되는 것도 꾸며진 자신을 포장하여 사람들의 환심을 사는 데 급급했기 때문은 아닐까? MBC 음악방송 <복면가왕>이 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겠는가? 편견 타파, 누구인지 맞추는 재미 등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결국은 모든 것이 다 드러나는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진짜 얼굴을 가리고 싶은 대중들의 심리를 건드린 것은 아닌지.... 그래서 모든 것의 실체는 결국 자기 자신만이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