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②] 아이들과 함께 박물관으로 G0! GO!
[2015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②] 아이들과 함께 박물관으로 G0! GO!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5.07.17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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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제, 박물관 통한 전인격형성 인성교육으로 해결 실마리
다양한 프로그램 체험, ‘꿈·끼·능력’ 발견, 미래 준비 차근히

문화가 있는 날 / 자유학기제

문화융성이 현 정부의 국정 과제로 채택되면서 '문화융성'을 위한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화융성’의 대표정책 중 하나인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문화융성위원회가 지난 해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서,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영화관,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등 전국 주요 문화 시설을 할인 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날이다.

▲ 관직에 대한 체계적인 군인들도 '문화가 있는 날'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의 한 박물관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군인들이 승경도 놀이를 하며 동료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이는 전 국민이 문화예술 공간을 찾아 예술을 향유하고 문화인으로 한 층 더 성숙해 나가자는 취지다. 참여하는 국민들이 늘어남으로써 ‘문화가 있는 날’은 우리나라가 백범 김구 선생이 그리도 바라던 ‘문화강국’으로  명실공히 도약해 나가는데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체부에 따르면 ‘문화가 있는 날’  정책 시행 이후 연령별, 계층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한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에 2014년 한 해 동안 국민 약 267만 명이 참가해,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사람이 2013년  229만 명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문체부의 지원을 받아 (사)한국사립박물관협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문화가 있는 날’ 체험학습활동과 자유학기제에 대비한 중학생들의 진로방향 계기를 만들어 주고자하는 ‘길 위의 인문학’ 체험학습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과 가족단위, 그리고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박물관문화체험을 통해 개개인의 인성과 인문학적 학습효과를 거두는 기반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창의성·감수성·상상력 등 문화역량 높은 사람, 사회적 공감·관용 높아

특히 박물관은 단순히 관람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단위 팀으로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이 함께 여가를 즐기며 바쁜 일상에서 나누지 못한 대화의 물꼬도 자연스럽게 트게 한다.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재발견할 수 있는 참여형 체험프로그램은, 가족관계까지 돈독하게 이어주는 박물관의 순기능 중 하나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류윤효 정책연구원은 문화역량 기초조사를 통해 본 연구 결과 발표를 통해 "창의성, 감수성, 상상력, 공감, 소통 등과 같은 문화역량이 높은 사람은 사회적 공감과 관용이 높게 나타났고, 삶의 만족도 또한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특히 문화예술교육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소통, 관심·지식, 상상력에서 문화역량이 높게 나타났고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참여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그 만큼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로 행복지수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가족 모두가 주변의 가까운 박물관을 찾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가족 모두의 행복지수를 높여 보면 어떨까.

▲ 어린이집 원생들이 '문화가 있는 날'에 박물관을 찾아 진지하게 자신만의 작품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일본, 사회문화예술교육으로 박물관·도서관 통한 사회교육에 중점 둬

현재 해외에서도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공감하고 일찍이 이에 대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각 나라별로 국가 핵심 어젠다로 문화예술교육을 선정하고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국민들의 행복권을 향상시키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자랑하는 프랑스의 경우 문화예술교육 (Education Artistique et Culturelle), 문화활동 (Activite culturelle), 문화활성화 (Animation culturelle)를 정책과제로 두고 문화정책은 예술가의 창작활동 진흥과 아마추어 문화 활동의 진작, 사회 불평등 해소를 위한 사회 문화 활동을 지원한다. 학교 밖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적 예술교육은 정책적인 문화 영역이라기보다 여가활동 영역에 해당한다고 정의한다.

영국은 창의교육 (Creative Education)과 문화교육 (Cultural learning)을 목표로 예술교육은 예술을 통한 감수성 증진, 미적 체험을 중시하며 창의교육은 예술교육을 통한 창의적 사고력 향상으로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 양성에 둔다. 문화교육은 문화예술의 본질적 의미를 강조하고 예술에 대한 감수성 향상에 눈높이를 맞췄다.

독일은 문화교육을 통해 상실된 의사소통 및 감수성 회복, 비판적 판단력, 매체의 활용능력 강화, 창의성 · 독립성 함양, 성찰능력 확대 등을 담당시키고 있다.

일본은 사회교육, 예술교육, 지역문화진흥을 기반으로 주민들의 요구와 흥미에 기초하는 생활예술에 가까운 박물관·도서관 사회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의 문화력을 강조한 문화예술진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출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홍보국제팀 양혜진 <해외 사회문화예술교육 정책과 사례>)

학교폭력 대안 박물관에서 찾다

교육현장에서도 ‘문화융성’이 실질적인 정책으로 도입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문화와 역사를 깊이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의 체험학습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지난 해부터 ‘꿈과 끼를 키우는 자유학기제’라는 슬로건으로 중학교 일부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자유학기제가 내년부터는 전면 실시된다.

학교폭력과 왕따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는 오래다. 이로 인해 자살하는 학생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학교가 타인과 공감하고 배려하는 인성교육에 많은 시간을 안배해야 하지만 교육현장은 이와는 동떨어져 있는 현실이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2 청소년통계) 현재 청소년의 10명중 7명이 ‘학교생활’과 ‘전반적인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청소년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공부 38.6%’와 ‘직업 22.9%’이다. 더구나 자살을 생각해 본 청소년이 8.8%나 된다. 이는 학교생활에 대한 스트레스가 우리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압박감을 주는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따라서 학생들의 자유학기제는 공교육 정상화를 이끌어갈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학생들이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협력, 공감능력을 키워 행복한 학교생활과  전인적 인격형성을 위한 인간으로 자라나도록 돕는다.

자유학기제는 청소년의 인문학적 창의력과 상상력을 일깨워 한 학기 동안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적성과 미래의 진로를 모색해 볼 수 있게 한다.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토론이나 실습수업에 참여하고 자신의 진로를 알아보기 위한 ‘진로교육자유학기제’는 학교생활 속에서 스스로 꿈과 끼를 찾고 창의성, 인성,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등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배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다.

▲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지역의 박물관을 찾아 체험활동에 참여하거나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강사의 강의를 들으며 자신들의 미래 직업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이 모두 행복해지다

이런 자유학기제의 취지에 가장 잘 부합하는 연계 교육 프로그램은 단연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박물관의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은 학교 교과과정과 연계해 박물관별 창의적 교육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 문화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열린 교육이다.

각 박물관을 거점으로 인문학자와 학생들이 함께 하는 강연과 체험학습을 통한 인문학 상시 학습 체계 구축, 현장 속의 인문학, 생활 속의 인문학을 통해 유물과 현장, 그리고 역사와 사람이 만나는 새로운 학습의 장이 마련돼 있다.

다양한 소장품과 전시를 매개로 사회와 소통하고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계기를 마련해 문화적 감수성을 높인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기주도적인 진로체험과 진로탐색 활동, 동아리 활동, 예술, 체육활동, 선택 프로그램 등으로 자신의 진로·꿈·가능성·능력 등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 하는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더 나아가 개인의 문화적 삶, 나아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길 위의 인문학, ‘문화가 있는 날’과 ‘꿈·끼 키우는 자유학기제’, 양날개 활짝

박물관 프로그램은 비단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방향에 대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학부모들 또한 학생들의 체험에 함께 동참함으로써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이 모두 행복해지기 위한 교육 기관으로서 박물관이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데이비드슨 헵번(Dr. Davidson Hepburn, 제35차 유네스코 총회 의장)은 지난 5월 ‘2015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을 맞아 국내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 참여해 예술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사회 발전을 이끄는 통찰력을 제시할 수 있고 개인적 성취감과 사회적 투자를 유도·촉진시킨다는 점에서 예술교육은 중요하다. 예술에는 사회적 가치·신념·갈등상황과 문화유산이 표현·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유네스코가 예술교육에 있어서 국제사회의 아이디어·지식·실행노하우 등의 교환을 장려해 왔다” 며 “학교에서의 창의예술교육에 긍정적 경향은 지속적인 세계화의 산물이라는 점과 현재 전 지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폭력성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예술교육의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예술교육이 단순히 ‘학교’라는 울타리 내에서만 이루어지지는 않아야 한다는 소신으로 성공적인 예술교육의 조건으로 사회구성원의 참여(engagement)를 꼽았다. 사회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예술교육을 통해 문화가 발전하고 국가문화경쟁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핵심 키워드로 예술교육을 통해 ‘재능발견’과 ‘기회창출’로 전환될 수 있도록 ‘새 시각(new eyes)’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현재 전국 사립·공립·대학박물관 120 개관에서 전국 초·중·고등학생 150,000명을 대상으로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체험교육에 참여할 학생단체의 신청을 받는다.

단체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려면 한국사립박물관협회 ‘길 위의 인문학’ 홈페이지(www.museumonroad.org)를 통해 참가 박물관에 문의한 후 신청하면 된다. 박물관 입장료와 체험비는 무료이며, 차량(버스)도 지원된다. 기간은 오는 10월까지이고 대상은 전국 초·중·고등학생이다. 단, '문화가 있는 날'은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