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계속되는 의혹의 행진
서울시향 계속되는 의혹의 행진
  • 이가온·고무정 기자
  • 승인 2015.07.3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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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항공권 1억4천만원 부당수급, ‘성추행 당했다’는 직원 자살 시도 등

최근 출판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던 박은주 김영사 전 대표와 김강유 회장의 소송건이 문화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지난해 연말을 뜨겁게 달구었던 서울시향 전 대표인 박현정씨와 정명훈 예술감독이 오버랩된다.

지난해 직원에게 막말, 성추행까지 했다며 대표자질을 문제 삼으며 서울시향 직원 17명이 익명으로 박원순 시장에게 호소문을 제출하면서 ‘서울시향사건’은 촉발됐다. 호소문 내용은 즉각적으로 전 언론을 통해 다루어졌고, 연일 방송과 신문 등에서 박 전 대표는  ‘몹쓸(미친)여자, 형편없는 리더’로 낙인 찍혔다.

이후의 전개는 박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통해 ‘막말’에 대한 사과와 성추행 부인, 그리고 자신을 몰아내려는 배후에 정명훈 감독이 있다고 지목했다. 이 후 한 달여 만에 박 전 대표는 서울시향 대표를 사임했다.

◆서울시...그럼에도 불구하고...기승전 정명훈?

▲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좌),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이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언론에서 하나 둘 박 전 대표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정명훈 감독이 서울시향에 가한 전횡이 가히 ‘황제’급이었다는 사실들이 쏙쏙 밝혀진다. 서울시에서도 시의회와 여론에 떠밀려 정명훈 감독과 시향에 대한 감사를 착수했고, 이후 서울시가 내놓은 결과물에서는 정 감독의 일부 '시향예산 유용' 등의 문제와 비도덕적인 점을 적발해 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서울시는 정감독을 감싸고 그의 문제를 축소하거나 감추기에 급급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서울시는 지난 해 정감독과 1년간(2015년) 임기연장 재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요사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기승전결의 변형어인 기승전정명훈이다. ('기승전~'는 어떤 전개나 진행,변수에도 결국 결말은 하나로 귀결된다는 행위를 풍자한 말)

올해 들어와서 시향 문제는 급반전의 물살을 타고 있다.

시향직원들이 호소문을 통해 문제 삼았던 박 전 대표의 남자직원 ‘성추행’과 관련해 박 전대표가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시민단체에서 정 감독의 횡령·배임혐의를 고발하면서, 2차례에 걸친 경찰의 시향 압수수색 등 또 다른 국면을 맞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시향직원 곽 모씨는 지난 6월 경찰 조사에 앞서 자살 시도를 하는 등 석연치 않은 행동을 보여 의문을 남기고 있다.

최근 서울시 의회 송재형 의원은 지난 27일 정감독이 지난 10년간 서울시향에 청구한 총 52회, 13억 여원을 전수 조사한 결과 8건, 10%에 달하는 약 1억 4천만 원이 업무와 관련 없이 부당 지급됐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항공권 부당 수급 문제는 지난 2월 MBC피디수첩에서 정 감독이 제주의 모 여행사를 이용해 청구한 1천2백만원이 부정수급으로 드러나면서 수면 위로 잠시 떠올랐다 잠잠해 졌던 내용이다.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1억4천만원은 지난 2007년부터 2010년  정감독과 그의 가족, 매니저 등에게 지급한 항공료다.

◆정감독, 서울시향 연주와 무관한 개인 일정에 '항공권 청구' 수두룩

정 감독이 서울시향과 맺은 계약서에는 “서울시향의 자체 기획공연을 지휘하기 위해 입·출국하는 경우 유럽-한국 왕복 항공요금(First Class 2매)을 지급하며 연간 1회에 한해 유럽-한국 왕복 항공요금(Business Class 3매)를 추가로 지급하고 연간 2회 이내에서 정명훈 감독의 매니저의 한국-유럽 왕복 항공요금(Business Class 1매)을 지급한다”라고 적시돼 있다.

계약서대로라면 정 감독에게 직접 지급하는 1등석은 물론 매니저 등 다른 사람들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한 비즈니스석도 모두 유럽-한국-유럽, 왕복 노선이어야 한다. 계약서에서 노선을 제한한 이유는 ‘유럽에 거주하는 정 감독의 서울시향 공연을 위한 목적에 사용돼야 한다는 의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송의원이 제기한 문제가 되고 있는 항공권 내용을 살펴 보면<표 참조> 서울과 뉴욕, 샌프란시스코, 이태리를 오가는 노선 등이다. 도쿄행 티켓 또한 지출된 두 건을 비교했을 때, 2010년 4월 정 감독에게 지급된 항공요금 26,604,440원은 서울시향과 도쿄필이 관례에 따라 항공요금을 절반씩 부담한 금액이다. 그 이유는 서울시향과 도쿄필 모두의 공연을 위한 입출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8년 11월 항공요금도 같은 경우였으나 37,109,824원 전액을 서울시향이 부담했다. 당시 정 감독이 일본을 보름간 머문 후 유럽으로 돌아간 사실과 이유를 시향 관계자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 감독이 시향에 알리지 않은 까닭이다.

그동안의 지출 내역된 내역도 사후 정산을 통해 항공요금을 정확히 지급한 경우는 박 전 대표 재임기간인 2014년 들어 몇 차례 있었을 뿐이다.

2013년까지 사후정산은 커녕 전자티켓마저도 갖춰져 있지 않았을 뿐더러 상당수 항공요금이 탑승일정조차 확인할 수 없는 항공사 운임증명서나 정 감독 측이 스스로 제출한 청구서만을 근거로 지급됐다는 것이다.

◆서울시향 관계자들 "계약서 정확한 이행보다 정감독 예우해야"

▲정명훈 감독이 지난 2008년 1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연주를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다는 한 블로거의 포스팅 내용.  이 연주는 서울시향 연주와는 무관하다. 정 감독은 이 연주와 관련해  서울시향에 16,436,988원(1등석 2명)을 청구했다.

송 의원은 “더욱 놀라운 것은 요구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서울시향 관계자들이 보여준 답변 태도였다”고 말한다.  계약서의 정확한 이행보다는 정 감독을 예우해야 한다는 과도한 배려로 인해 발생한 문제였음을 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부당하게 지급된 항공요금 중 정 감독의 허위 청구를 의심할만한 사례도 여러 건 확인됐다는 점이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서울시향이 정 감독에게 지급한 항공요금은 서울시향 공연을 위해 입·출국할 경우 지급됐으며, 항공요금을 위한 지출결재서류에 첨부된 청구서(인보이스, 운임증명서 등)에도 탑승자명, 항공요금 등 탑승정보가 명시돼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명훈 감독의 서울시향 공연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보딩패스 등을 별도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는 서울시와 의회의 지적에 따라 서울시향에서 직접 법인카드로 결제해 항공권을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송 의원 "정감독 항공권 허위청구 등 앞으로 어떤 내용들이 더 나올지 우려돼"

정감독의 항공권 허위청구 의혹을 제기한 송재형 시의원은 “서울시향은 제기되는 의문들을 덮으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제대로 해명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은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정명훈 감독도 해외를 떠돌며 특파원들에게 언론플레이만 할 것이 아니라 조속히 입국해 경찰 수사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송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앞서 발표한 자료는 전수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일부이고 앞으로 어떤 내용들이 더 나올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명훈 감독은 현재 파리에 머무르고 있으며 오는 8월1일 강변음악회를 비롯 자신의 피아노 연주회 등을 소화하기 위해 오는 7월 말 입국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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