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낯설게 하기]수동적 콘텐츠 소비는 가라! 능동형 대중의 진화
[대중문화 낯설게 하기]수동적 콘텐츠 소비는 가라! 능동형 대중의 진화
  •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
  • 승인 2015.07.3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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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인물이 있다. 바로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 원장 김영만씨다.
김영만 원장은 지난 1988년 KBS ‘TV 유치원 하나둘셋’을 시작으로 20여 년간 종이접기를 전수해 온 인물로 지금 7-80년대생 청년층에게는 추억의 인물이다.

그는 오랜만에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 출연하게 되었고, 뜨거운 관심과 열풍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의 출연이 이색적인 것은 현재 마리텔 백종원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인물로 SNS와 시청자게시판으로 출연요청이 빗발친 인물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의해 예능 프로그램에 첫 선을 보인 김영만씨는 현재 2-30대 성인들의 추억을 자극하며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코딱지들이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잘 할 수 있을 거에요” 라는 한마디는 ‘어른 아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였고, 김영만 신드롬을 일으켰다.

반면, 웹툰을 원작으로한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은 현재 여주인공 캐스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웹툰의 캐릭터를 잘 살린 인물을 캐스팅하는데, 시청자와 웹툰팬들의 의견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캐스팅 물망에 오른 연기자에 대한 기사가 오르면 그 연기자에 대한 네티즌들의 품평이 시작된다.

뿐만 아니라 여주인공 캐릭터에 적합한 연기자들도 인터넷상에서 순위가 매겨지며 제작진들의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행사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사람들의 갑론을박이 뜨거워지고, 캐스팅 물망에 올랐던 연기자가 부담감에 출연을 고사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KBS에서 방영되었던 <노다메 칸타빌레> 한국 버전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때문에 어렵게 여주인공은 캐스팅 되었지만 큰 빛은 보지 못한 체 브라운관을 떠나는 불명예를 안고 말았다.

이렇듯, 현재의 대중들은 문화콘텐츠를 소비함에 있어 수동성을 띄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 이상의 지식을 바탕으로 그 콘텐츠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팬심을 드러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중을 상대로 하는 문화콘텐츠는 여론과 대중의 반응에 큰 영향을 받고, 이는 제작 방향에 큰 차질을 주기도 한다. 때문인지 연극, 영화, 드라마 뿐만 아니라 전시, 예술 공연의 형태도 점점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극 <고도리를 기다리며>는 찜질복을 입고 달걀을 까먹으며 관객이 연극에 실제로 참여하는 형태의 콘텐츠를 선보였다. 관객도 연극의 일부로 이용되며 소비자와 공급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대중들은 만들어진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만하는 소비자가 아니다. 자신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며 콘텐츠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제 드라마가 재미없으면 “그냥 안보고 말지”하는 대중들이 아니다. 댓글을 통해서라도 제작진과 작가에 대해 쓴소리를 서슴지 않고 대중의 반응을 이끌어 드라마의 방향성을 만들어 준다.

이렇듯, 대중들의 문화콘텐츠 소비 성향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대중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가 없으면 질 좋은 콘텐츠가 만들어 질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추세에 제작자들은 대중의 다양한 의견을 모두 수용해야 할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의견을 제작에 적극 반영해야 하는 것은 맞다.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중과의 원활한 소통은 콘텐츠 제작의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대중들의 달라진 위상을 고려하여 문화콘텐츠 제작에 힘을 기울인다면 더 의미 있는 콘텐츠를 생산 해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