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 詩>을숙도대교-조무호
<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 詩>을숙도대교-조무호
  • 공광규 시인
  • 승인 2015.07.3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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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숙도대교

                                          조무호(1964~)

을숙도 하구에
을숙도대교를 건설한다고
플레카드를 걸던 날
썰물은
서둘러 갯벌을 빠져나갔다
갯벌 식구들 덮고 있던
달빛마저
홑이불처럼 걷어서 나가버렸다
농게 칠게 달랑게
집집마다 나와서
눈을 부라리며 가슴을 쳤고
조개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갈대밭은 쑥대밭이 되어
술렁거렸다
 

김해 진영에서 동시를 쓰며 새와 곤충과 들꽃 사진을 찍고 어린이들에게 생태교실을 열고 있는 시인의 동시다. 을숙도에 다리를 놓게되면서 망가져가는 낙동강 하구의 생태계를 걱정하는 시인의 마음이 서정적으로 전달된다. 달빛도 빛을 거두어 가고 농게, 칠게, 달랑게, 조개도 눈을  부라리고 가슴을 치거나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시인이나 달빛이나 하구의 생물들이나 한마음이다.(공광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