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서 온 가야금 산조, 국립국악원 <금요공감> 특별무대
벨기에에서 온 가야금 산조, 국립국악원 <금요공감> 특별무대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5.08.0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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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현대음악 작곡가 보두엥 드 제와 한국인 아내 무용가 류경아 협연

오는 7일, 벨기에 현대음악 작곡가 보두엥 드 제(Baudouin de jaer)의 작품이 국립국악원의 <금요공감> 무대를 통해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유럽의 현대음악 작곡가가 한국 전통 악기를 배우고 익혀 빚어낸 결실의 자리로, 그가 창조한 우리 음악의 새로운 선율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전통악기의 깊은 공명 속에서 평안함을 느낀다. 
거문고의 소리는 마치 인간 내면의 정신적 무게감이 
깊은 동굴 속에서 입체적 화려함으로 변해가는 모습과 같았다.”
                                                   - 보드엥 드 제

 

보두엥 드 제는 1962년 벨기에 알스트(Aalst)에서 태어나 리에주 왕립음악원(Conservatoire Royal de Musique de Liège)을 졸업한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가이다. 1995년 이후 젊은 작곡가로 현지 언론 및 음악계에 크게 주목받으며, 실험적인 오케스트라 곡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벨기에 브뤼셀 복합 예술문화센터(Maison de la Creation, Nord)의 설립과 함께 초대 센터장으로도 11년간 활동했다. 2009년에는 전문 연주 경험이 없는 아마추어 연주자들을 대상으로 오전에 모여 음악 구상을 하고 오후에 연습을 거쳐 저녁에 바로 공연하는 ‘Back to Normal' 프로젝트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방문 후 가야금에 매료돼

국악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관계자 자격으로 초청 방문했던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평소 섬세한 선율과 공명을 좋아했던 그는 현을 뜯고 튕기며 자연스러운 울림을 내는 가야금의 매력에 매료되어 단번에 국악에 빠졌다. 지인의 소개로 황병기 명인의 음반을 들으며 국악에 대한 이해를 높였고, 한국 전통음악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창작 의욕으로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틈틈이 국악을 배워 자신만의 가야금산조와 거문고산조를 완성해 벨기에 현지에서 음반도 2장이나 발매했다. 

“보드엥의 곡은 제마다 다른 빛깔을 지니면서도 아름답게 빛을 발하는 보석 같다. 그의 가야금 음악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면서도 어느 곡이나 매력적이고 감칠맛 있다.“ - 황병기(가야금 명인)

이번 공연에서 그의 첫 번째 앨범에 수록된 <가야금산조>, <거문고산조> 및 대금 독주곡 <마흔두 가지 풍경>을 무대에 올리며, 지난 2014년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위촉으로 북청사자놀음의 장단을 재구성한 관현악곡 <Lion Dance>을 거문고 독주곡으로 재편곡해 선보인다.

특히 <시나위, 음音과 형상形像>에선 그의 아내이자 벨기에에서 현대 무용 안무가로 활동하는 류경아가 대금독주와 시나위 장단에 맞춰 희로애락이 없는 영혼의 혼란을 몸짓으로 표현한다. 

 

이번 공연을 위해, 첫 번째 앨범에 참여했던 거문고 연주자 이정아(KBS국악관현악단)와 가야금 연주자 이화영(가야금앙상블 ‘사계 멤버)이 한자리에 모이며, 대금 연주자 이아람,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전수자인 가객 안정아, 타악 연주자 심운정이 새롭게 참여한다.

이번 공연은 오는 7일 저녁 8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 올라간다. 전석 2만 원, 예매는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 또는 전화(02-580-3300)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