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윤이 만난 아티스트 9] 공연 기획자 겸 안무가 서성훈
[박자윤이 만난 아티스트 9] 공연 기획자 겸 안무가 서성훈
  • 박자윤 기자
  • 승인 2015.08.14 0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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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해색다른 프로그램을 찾고, 만들어 간다”

공연 기획자이자 안무가 서성훈은 무대에서는 무용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선보이고, 무용이라는 장르가 새로운 문화예술로 발전하도록 다양한 기구와 나라 간의 협업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그는 원광대학교 무용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많은 콩쿠르에 출전해 경험을 쌓았으며 2010년 한국무용협회 전국무용제 금상 및 최우수 안무가 상 입상으로 부여된 군 면제 혜택은 그에게 조금 더 넓은 활동 영역을 가져다주었다.

"문화교류 통해 예술가 자생능력 키우고 역량을 두껍게 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 개체 속에 최대 성과 이뤄"

2011년 창단한 ‘상상, 신뢰, Sung Hoon Seo 댄스 프로젝트’는 마음이 맞는 주위의 댄서들과 함께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매년 다각적인 시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문화재단과의 협업을 통해 무대에 서고 있으며, 여러 해외 단체 기관의 초청을 받아 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문화예술의 전반적인 흐름과 동시에 문화예술의 미래를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다.

Black Market Festival 무대 중 한 장면

서성훈은 가장 인상 깊었던 해외 활동으로,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방글라데시 포라파라 예술기관 센터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을 꼽는다.

“총 아홉 국가의 예술가들이 참가해 각자의 예술을 전하고, 지역 주민들과 문화 활동 및 쇼케이스를 통해 다채로운 문화형성이 이루어졌다. 문화교류를 통해 예술가의 자생능력을 키우고 역량을 두껍게 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 개체 속에 최대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문화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으나, 예술가 서로서로 문화를 존중하며 화합을 통해 서로의 문화를 알아가는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다는 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 그는 소통과 경청을 중시하며, 각 나라 문화, 그리고 그 문화의 중심에 서 있는 예술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 문화의 이해도를 높인다. 특히 여러 예술가의 춤을 통해 무용 장르의 성향을 알아가고, 안무에서는 접목을 통해 실력을 향상하는데 의미를 둔다.

그의 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활동을 정리하자면, 첫째는 새로운 문화를 접하며 예술가들의 춤을 인식하고 또 접목한 것. 둘째는 한국에 돌아와 문화의 흐름을 각인시키고, 예술문화의 선입견을 버린 것. 셋째는, 참가한 다른 나라의 다양한 춤을 존중하면서 또 자신만의 뚜렷한 개성이 섞인 안무를 선보인 것이다.

서성훈의 ‘상상, 신뢰, Sung Hoon Seo 댄스 프로젝트’는 오는 8월 15일, 4박 5일의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를 향해 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떠난다. 공연 준비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서성훈과 그의 팀을 만나보았다.

"다른 시각으로 보니 ‘틀은 깨졌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컬처쇼크가 시작"

이번에 계획하시는 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어떤 내용인가요? 
계획하는 부분은 현재 8월 15일 일본(오사카)시각 미술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미술과 현대무용의 만남. 예를 들면, 몸에 철사를 두르고 움직이거나, 온몸에 낙엽을 붙이고 인간이 하나의 자연을 표현하는 등 다양한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됩니다. 상상에서 나오는 미술과 무용의 만남은 상상만으로 재밌을 것 같은 작업이 될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틀을 깨는 많은 작품을 안무했었습니다. 
많은 작품이 있지만, 틀을 깨는 작품이 무엇일까 하고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옵니다. 다른 시각으로 보니 ‘틀은 깨졌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컬처쇼크가 시작됐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2014년 ‘스톤앤워터 블랙마켓’이라는 공연에 맨발로 시장에서 연주 팀과 공연을 하면서 중간에 무용수가 관객에게 팔고 물건을 파는 등 역동적이고, 상상이 현실이 되는 안무가 무대에 올라갔던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 무대는 특히 협업을 통해 무용수들과 매일 연습을 하는 과정에 미세한 동작에도 밴드 팀이 무용수의 움직임에 장단을 맞추고 맞추어 흥을 돋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재밌는 작업, 한국의 흥을 느낄 수 있었던 무대 같습니다.

2015 '상상, 신뢰, Seo Sung Hoon' 댄스 프로젝트 '우리들의 이야기, 우리는 보통사람들'

무대 위, 혹은 연습 중이라도 높은 기술을 필요로 하는 동작들 사이에서 아찔한 순간이 있었을 것도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지금은 웃으면 말할 수 있는 가슴 아픈 지난 이야기입니다. 오래전 일로, 정말 처음으로 주역을 맡게 됐는데 공연 이틀을 남기고 새벽에 응급실로 간 적이 있습니다. 처음 맡는 주역이었기에 잘해야겠다고 생각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습니다. 하지만 공연 이틀을 남기고, 점프하고 내려오는 그 찰나에 그만 무릎이 구부러져 무릎에 심각하게 손상을 입어 수술을 하고 병원에 두 달간 입원하며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저도 미쳤나 봅니다. 병원에 있는 동안에 병원 노래자랑도 나가고 참 어릴 적이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때 가장가까이에서 저를 보살펴 준 저의 죽마고우가, 현재 국립발레단 주역 무용수, 이영철입니다.

<"재능을 이길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한다면 중요한 것은 집중과 노력">

전주예고, 용인대학교, 등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계십니다. 늦은 나이 (고2) 때 무용을 시작하신 만큼, 지도하시면서 많은 것이 새로이 보이리라 생각 듭니다. 무용가가 되려면 재능 외에 어떠한 것이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재능은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재능을 이길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한다면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도 공감하겠지만, 집중과 노력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무용을 한 지 20년 동안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학생들을 만났고, 늘 배우는 마음으로 무용수들을 대합니다. 제가 지도하면서 많은 학생을 만나보았지만 기억나는 게 있습니다. 학생 A 군을 보았습니다. A 군은 어릴 적부터 시작해 많은 상을 받음과 동시에 많은 이들에게 이름을 각인시켰습니다. 그에 비해 B 군은 무용을 늦게 시작해 다른 아이들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정말 열심히 연습했지요.

어릴 적부터 무용한 A 군은 기본이 좋지 않고 동작만 잘했습니다. 무용을 늦게 한 B 군의 동작은 아직은 미흡하지만, 무용의 기본이 남달랐던게 기억에 남아요. B 군은 항상 제게 와서 ‘선생님 이것 좀 알려 주세요.’라며 저를 찾았고요. 저는 그 아이에게 그다지 많이 가르쳐주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아이는 꾸준히 열심히 했었고요. 그 결과 자신이 원하는 우리나라의 최고의 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장하고 대견하다고 여깁니다. 재능을 이길 수 있는 것은 노력이라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그 학생을 통해 봤답니다. 그 아이는 언제나 열심히 할 것이며 변하지 않는 항상 그 모습으로 잘 성장해 대한민국 최고의 무용가가 되리라 생각 합니다.

독립 공연 기획자 겸 안무가, 서성훈

오는 8월 15일 일본 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 참가를 발표하셨는데요. 그 외에 다른 활동 계획이 있다면? 
9월 초에는 국내 ‘소외지역 방문 예술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상상, 신뢰, Sung Hoon Seo’ 현대무용단 단원들과 함께 다양한 다섯 가지의 작품으로 초등학교를 방문해 아이들에게 문화교육 그리고 공연을 펼칩니다. 11월에는 지역 주민들과 다양한 작가들의 참여로 ‘즉흥 춤 페스티벌’을 할 예정입니다. 현재 이 부분은 기업펀딩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현재 기업과 협의 중입니다.

독립기획자, 무용가이자 안무가, 그리고 지도자 서성훈. 앞으로의 목표와 꿈은 무엇입니까. 
문화예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목표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독립기획자로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 이렇게 노력을 한 것 같습니다. 지역사회의 일환으로 꾸준한 활동을 이루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꿈은 시간이 지나 서울세계무용축제 같은 부분을 기획해 많은 예술가와 함께 페스티벌을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안무가로서 가장 큰 꿈은 본인이 졸업한 학교 학생들을 이끌고 대한민국무용제를 나가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꿈인 만큼 실현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앞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현 세대 예술은 혼자만의 아닌 세계 모든 사람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풀어 나가는 방향 입니다. 지도자의 꿈은, 무용 기술 만이 아닌 세계문화의 흐름에 네트워크 및 문화예술 교육을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되는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