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연희 발전을 위해 이론가 정립 시급-①
전통연희 발전을 위해 이론가 정립 시급-①
  • 박정환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8.2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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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연희를 기반으로 하는 한국 대표 브랜드 공연예술 작품개발의 실천적 방안 모색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연희 혹은 공연예술작품을 떠올린다고 하면 어떤 작품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을까. 선뜻 떠오르는 작품이 없을 것이다. 한국을 대표할 만한 전통연희 콘텐츠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우수한 전통연희 콘텐츠를 가지고 있음에도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개발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한국을 대표할 수 있으며 세계 공연예술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는 대표 전통연희 작품 개발의 필요성이 절실했지만 이에 대한 실천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

▲ 동국대학교 문화관 학명세미나실에서  ‘전통연희를 기반으로 하는 한국 대표 브랜드 공연예술 작품개발의 실천적 방안 모색’이라는 타이틀로 세미나가 열렸다.

21일 오후 1시 30분 동국대학교 문화관 학명세미나실에서 ‘전통연희를 기반으로 하는 한국 대표 브랜드 공연예술 작품개발의 실천적 방안 모색’이라는 타이틀로 열린 세미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전통연희 작품을 만들기 위한 건설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모인 토론의 장이었다. 이날 세미나는 4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루어진 자리로 동국대학교 LINK사업단 한국전통예술협의회와 (사)전통공연예술연구소 공동 주관으로 개최됐다.

전통은 변천하며 발전하는 것
 김승국 전 서울시문화재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첫 번째 발제는 윤광봉 히로시마대학 명예교수의 ‘한국 대표 브랜드 공연예술의 기반으로서의 전통연회’였다. 삼국시대로부터 내려온 전통예술로는 ‘농악’으로부터 출발하게 되었는데 ‘불교’로부터 받은 영향 또한 지대했다. 이어 고구려와 백제, 신라라는 세 나라의 연희예술은 일본으로 건너가면 ‘고려악’이라는 브랜드로 파워를 떨치게 되었다.

조선 중반기까지 침체된 전통연희는 18세기에 이르러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중인과 서리를 중심으로 민중 의식이 싹트기 시작한 것과 함께, 중간 계급을 중심으로 발달한 유흥이 천민계급으로까지 확대되어 판소리와 탈춤이 발달할 수 있었다. 제아미와 같은 이론가가 등장해서 체계적인 이론을 정립했다면 보다 확고한 우리 전통연희의 품격을 높일 수 있었겠지만 이 시기에는 불행하게도 체계적인 이론 구축이 마련되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신재효와 같은 이론가가 등장한 덕에 지금의 판소리 명맥이 유지될 수 있었다.

‘한국 대표 브랜드 공연예술의 기반으로서의 전통연회’ 발제에서 중요한 건 ‘전통과 변용’이라는 세션이었다. 전통연희를 발전시키고자 하면 흔히 생각하기 쉬운 게 전통연희의 ‘원형’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문제다. 이에 대해 윤광봉 발제자는 이 세상의 그 어떤 전통도 원형이 없으며, 굳이 있다고 한다면 전통연희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만이 있을 뿐이라는 견해를 갖는다.

▲ 윤광봉 히로시마대학 명예교수가 ‘한국 대표 브랜드 공연예술의 기반으로서의 전통연회’ 발제를 한 가운데 강춘애 동국대학교 연극학부 교수의 토론이 이어졌다.

왜냐하면 시작하는 순간부터 전통연희의 형태는 연출가와 출연자, 관객의 분위기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판소리를 예로 들어보아도, 판소리가 야외에서 무대를 가질 때 배우와 관객 등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들어감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문화로 재창출될 수 있는 것이다.

전통연희의 원형은 없다는 입장으로 ‘전통’을 본다면, 전통 역시 머물러 정체된 것이 아니라 변천하며 발전하는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전통연희의 형태나 양식이 현대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함께 변하는 것이라면 과연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해당 공연의 ‘본질’만 변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윤광봉 발제자는 보고 있었다.

하나 더, 전통연희의 역사는 그 나라의 문화역사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어떤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흔적을 남기고 문화가 변화하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연희사도 다를 수밖에 없다. 여러 나라의 모든 전통연희가 정치적인 지도자의 생각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통연희가 융숭하던 때는 ‘올림픽’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1964년 동경 올림픽, 1988년 서울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던 해에는 각각 일본과 한국, 중국에서 전통연희의 붐이 일었다. 전통연희를 살려서 외국에 널리 알리고자 하는 열정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윤광봉 발제자는 마무리로 전통연희의 발전을 위해서 ‘이론가의 정립’이 빠른 시일 안에 시급하다고 보았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14-15세기에 이론이 정립되어 이 이론에 바탕한 전통이 계승되었지만 한국의 탈춤 같은 장르는 이론가가 정립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판소리는 이론가가 정립되었다고 보고 있었다.

디지털은 전통연희를 위한 보완이어야지 공연보다 우선시 되어서는 안 돼
두 번째 발제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전통연희의 융,복합 공연 개발방안 연구’는 김원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연희과 교수가 맡았다. 그동안 디지털 기술을 공연에 활용한 사례는 관객이 기억하는 것 이상으로 알게 모르게 많이 활용되어왔다.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에서는 무대 장치인 돌하루방에 3D 맵핑 기술을 이용하여 다양한 표정을 만들었으며, 사물놀이 ‘죽은 나무 꽆 피우기’에서는 연주자와 영상이 인터렉션하거나 실제 무용수와 오버랩되고 가상의 연주자가 등장하는 식으로 사실성과 환영이 교차하는 방식의 공연을 선보였다.

▲ 김원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연희과 교수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전통연희의 융,복합 공연 개발방안 연구’ 발제를 한 가운데 손상원 한국프로듀서협회 회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전통연희를 인터액티브 퍼포먼스 활용을 위해 세 가지 방안을 제안하는 김원민 발제자는 첫째로 공연의 공간성 확장을 제안한다. 디지털 매체의 다양한 기술이 적절하게 적용될 수 있다면 전통연희가 이루어지는 공간 안에서 자유로운 배경을 보여주는 것이 가능하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새로운 무대 도구를 보여줄 수 있으며 신속하고 편리하게 장면 전환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는 극을 구현하는 연희자에게 센싱 기술을 적용하면 역동적이면서도 쌍방향적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센싱 기술이나 적외선 카메라 등을 활용하여 연희자의 움직임을 센싱으로 인식하면 연희자는 즉흥적이면서도 창의적으로 공연의 새로운 변화와 창조를 만들어갈 수 있다.

세 번째는 상호작용 기술을 통해 확장된 관객 참여 경험이다. 예로부터 전통연희는 연희자와 공연을 감상하는 관객의 상호 교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인터액션 기술을 통해 이루어지는 공연과 관객 사이의 상호 작용은 관객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공연자가 되게 만들고, 반대로 연희자가 반주자가 되는 ‘역할 전도’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중요한 점이 있다. 디지털 기술은 어디까지나 보완이지 공연 자체보다 우선시 되어서는 안 된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디지털 기술과의 융복합이 이루어져야지 기술이 우선시되어서는 곤란하다. 하나 더, 기술적인 측면도 연출가가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연출가가 기술적인 면을 디테일하게 구상할 줄 알아야 디지털 기술이 공연에 적용되었을 때 그 결과물이 공연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하는 부분을 예측할 수 있기에 그렇다.

- 기사 2에서 이어집니다. 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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