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 조재현 “주객이 전도될까봐 레드카펫 없애”
DMZ 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 조재현 “주객이 전도될까봐 레드카펫 없애”
  • 박정환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9.0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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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 경기도...부산국제영화제 갈등과 대조

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동작구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린 DMZ 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조재현 집행위원장은 “레드카펫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분이 아닌 배우에게 주목이 되어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주었다. 이번에는 그런 부분(레드카펫 행사)을 없애고 내실을 기한 영화제로 다가서기 위해 관객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 DMZ 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에서 답변하는 조재현 집행위원장

조재현 집행위원장이 레드카펫을 없애겠다는 초강수를 둔 배경에는 과거 다른 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할 때마다 무명 여배우들이 노출 경쟁을 벌인 탓이 있다. 한수아와 노수람, 오인혜와 한세아, 여민정과 유라성, 김유연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출 드레스로 시선을 알린 여배우들이다.

이들이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때에는 ‘노출’이라는 연관검색어가 함께 오르내리고, 무명 배우들은 실시간 검색어로 오를 때마다 잠깐 동안은 톱 배우 부럽지 않은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심지어 모 배우는 어깨끈을 일부러 흘러내려 의도된 노출을 연출하는 바람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이에 DMZ 국제다큐영화제에서는 작품보다 노출 여배우가 주목받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작년부터 레드카펫 행사를 없애는 초강수를 두게 되었다.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은 배우 조재현이다. 하지만 그는 이 영화제가 7년 동안 지속되리라고는 영화제가 처음 열릴 당시에는 확신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조재현 집행위원장은 “DMZ 국제다큐영화제를 경기도에서 열겠다고 하고는 집행위원장을 제의했을 때 느닷없어 보였고 과연 영화제가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의아심을 가졌다”며 “DMZ 국제다큐영화제는 제가 없어도 계속 이어지는 영화제가 되었다”는 뿌듯함을 표명했다.

▲ DMZ 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전성권 프로그래머, 조재현 집행위원장, 홍보대사 유승호와 채수빈, 남경필 조직위원장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작년 ‘다이빙벨’ 상영으로 예산이 삭감되는 등 아직까지 진통을 겪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DMZ 국제다큐영화제도 부산과 마찬가지로 경기도가 상영작에 관여를 할까. 이에 대해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자는 취지를 갖는다”며 “영화는 생태계다. 저같은 문외한(남경필 경기도지사)이 간섭하는 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함으로 예술은 예술 그 자체로 받아들일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올해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홍보대사는 배우 유승호와 채수빈이 맡는다. 유승호는 홍보대사를 맡은 계기에 대해 “조재현 선배님과 영화를 함께 찍는데 촬영 도중 홍보대사 추천을 받았다”며 “‘워낭소리’가 기억에 남았다. ‘워낭소리’처럼 감동이 가슴 깊이 남는 게 다큐멘터리 영화의 매력”이라고 밝혔다. 채수빈은 조재현 집행위원장과 함께 연극 작업에 참여한 바 있다.

올해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개막식은 이전 개막식과 차별화한다. 기존의 DMZ 국제다큐영화제 개막식은 민간인 통제선 안팎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번 개막식은 민간인 통제선 안에 있는 캠프그리브스에서 열린다. 올해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개막작은 ‘나는 선무다’로, 올해는 고양시와 파주시에서 개막작을 동시 상영하는 등 고양시와 파주시에서 영화제가 공동 개최된다.

▲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홍보대사 유승호와 채수빈이 포토타임을 갖는 장면

DMZ 국제다큐영화제는 17일부터 24일까지 고양 아람누리, 메가박스 백석, 메가박스 파주출판도시 등 고양시와 파주시에서 43개국 102편의 영화로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