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혁림 화백의 작품 청와대에 건 이유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혁림 화백의 작품 청와대에 건 이유는?
  • 박정환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9.1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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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술관 특별기획전 ‘백년의 꿈’ 전혁림 화백 탄생 100년 기념행사 열려

10일 오후 3시 경기도 용인시 소재 ICAM(Iyoung Contempory Art Museum)이영박물관에서 전혁림 화백 탄생 100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함께 같은 꿈을 꾸기 위해 오신 여러분을 마음으로부터 환영한다”며 이날 행사에서 개회사를 시작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여러 귀빈 분들을 전혁림 선생님이 보셨으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를 생각한다”며 “참석하신 한 분 한 분이 VIP가 아닌 분이 없다”며 기념행사에 참석한 여러 방문객을 축사를 통해 환영했다.

▲ 이영미술관 특별기획전 ‘백년의 꿈’ 전혁림 화백 탄생 100년 기념행사에서 개회사를 선언하는 김형오 전 국회위원장

“전혁림 선생님에 대해 따로 설명하지 않겠다”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기념행사에 참석한 여러 분들이 전혁림 선생님과 함께 춤추고, 기뻐하고, 전혁림 선생님의 그림 속에 들어가서 대화하기를 바란다”는 축사를 덧붙였다.

▲ 이영미술관 특별기획전 ‘백년의 꿈’ 전혁림 화백 탄생 100년 기념행사를 주관한 용인미술관 김이환 관장(좌측)이 이번 전시를 기념해 펴낸 전혁림 화백의 작품을 총 망라한 도록과 시화를 담은 '화시집'을  전혁림 화백의 아들 전영근 화백(우측)에게 전달했다.

전혁림 화백 탄생 100년 기념행사에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뿐만 아니라 남경필 경기도지사, 정찬민 용인시장, 김동진 통영시장도 참석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두 시장을 소개할 때 “잘생긴 분이 용인시장이고, 더 잘 생긴 분이 통영시장”으로 소개함으로 기념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 이영미술관 특별기획전 ‘백년의 꿈’ 전혁림 화백 탄생 100년 기념행사에서 정찬민 용인시장, 김동진 통영시장(왼쪽부터)을 소개할 때 “잘생긴 분이 용인시장이고, 더 잘 생긴 분이 통영시장”으로 소개해 파안대소하는 김동진 통영시장.

“간디의 묘비명이 전혁림 선생님의 인생을 담은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운을 뗀 남경필 경기지사는 “여느 전시의 기획전과는 차원이 다른 이해와 스토리가 숨어있다”며 김형오 전 국회의장님이 제게 전화해서 ‘이번에 이영미술관에 꼭 가봐라’며 권유했다. 오늘 이 자리(전혁림 100주년 기념행사)가 성사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자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 이영미술관 특별기획전 ‘백년의 꿈’ 전혁림 화백 탄생 100년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는 남경필 경기지사

김동진 통영시장은 “전혁림 선생님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서 통영에서 행사가 있었는데 이번에 수도권까지 와서 행사가 열려 의미 있고 감격스러웠다. 김이환 미술관장이 미술관을 열어 전혁림 선생님의 작품 세계를 알린 것에 대해 감사하고, 용인시에 대해서도 감사한다”고 밝혔다.

“통영에 소장된 전혁림 선생님의 소장품보다 이곳 용인의 작품들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사이즈가 다르다”는 김동진 통영시장은 “통영이 지소(支所)이고, 용인이 본소(本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영미술관이 전혁림 화백의 작품을 얼마나 심도 있게 소장했는가를 덧붙이고 있었다.

ICAM 이영미술관은 전혁림 화백의 작품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박물관이다. 이미 2005년에 전혁림 신작전 ‘구십, 아직은 젊다’를 통해 전혁림 화백의 지칠 줄 모르는 예술혼과 조형 세계를 선보인 적이 있다.

ICAM 이영미술관의 2층은 특별 기획전시인 '화시전'으로 전혁림 화백과 인연을 맺은 시인, 혹은 현대 원로시인의 시가 전혁림 화백의 복제품과 나란히 전시됐다. 시인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토대로 시를 써 작품 옆에 배치한 이 공간에는 어떤 그림은 하나의 그림에 두 개의 시가 나란히 걸려있는 작품도 있어 시인의 성향을 엿볼 수 있는 게 특징이기도 하다. '화시전'에 걸린 복제품의 원본 작품은 3층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 이영미술관 특별기획전 ‘백년의 꿈' 전시작 중 가장 큰 규모의 대작인 '새 만다라'

1층에는 전혁림 화백의 대작들이 전시돼 있다. 1층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 가운데 하나는 ‘새 만다라’, 이 작품은 5년에 걸쳐 1050개의 형태를 덧붙인 형태로 만든 작품이다. 전혁림 화백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는 건, 미술관에 전시된 대형 도자기에 전혁림 화백이 그림을 그릴 때 도자기가 정지된 상태에서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도자기가 도기 위에서 돌아가는 상태에서 일필휘재로 그린 그림이라는 점에서 경탄을 자아낸다.

▲ 이영미술관 특별기획전 ‘백년의 꿈' 가운데 고 노무현 대통령 당시 청와대가 구입하고자 했던 그림 '통영항'. 실제 청와대 인왕홀에 걸리기에 높이가 맞지 않아 전혁림 화백이 3개월에 걸쳐 작품을 새로 그려 들어갔다.

‘통영항’이라는 작품은 고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작품이다. '통영항'(전혁림 작 2006년 작, 길이 2m 높이 2.7m)은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작품’으로, 알고 보면 당시 청와대가 그림 구입에 앞서 2005년 11월 경기도 용인의 이영미술관(관장 김이환,경남 고성 출신)에서 열리는 전혁림 화백의 전시회 '90, 아직은 젊다'를 찾아 ‘통영항’에 깊은 감명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고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그림을 걸게된 까닭은 외국 순방 때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 등 외국 정치지도자들이 외교현안 논의에 앞서 소장한 그림 자랑부터 하는 ‘문화 마인드‘에 자극받은 것이다.

▲ 이영미술관 특별기획전 ‘백년의 꿈’ 전혁림 화백 탄생 100년 기념행사에서 전혁림 화백의 그림에 자신이 쓴 시가 걸려 있는 작품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시 낭송을 하는 김후란 시인.

한편 이날 전시에는 전혁림 화백의 유족으로 아들인 전영근 전혁림미술관장(화가)을 비롯 문화예술계 인사 300 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을,오광수 전 문화예술위원장(원주 뮤지엄 산 관장), 김후란 한국문학의집 대표(시인), 신달자· 유안진 ·유자효 시인, 김재환 사립박물관협회장, 김일해 경기예총회장, 조창희 경기문화재단 대표, 김혁수 용인문화재단 상임이사, 전보삼 경기도박물관장, 박지오 작가 등이 참석해 전시를 축하했다.

이영미술관 특별기획전 ‘백년의 꿈’ 전혁림 화백 탄생 100년전'은 오는 12월 31일까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 소재 이영미술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