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가’ 김지영, “파트너 김지혜는 거의 언니, 어미새 같아”
‘푸가’ 김지영, “파트너 김지혜는 거의 언니, 어미새 같아”
  • 박정환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9.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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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가’ 제작발표회 열려

다성음악의 가장 완벽한 형식이라고 불리는 바흐의 ‘푸가’가 발레와 현대무용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무용수들과 춤으로 만날 예정이다. 14일 오후 3시 30분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푸가’ 제작발표회에서 안무를 담당하는 정영두 안무가는 “안무할 때 현대무용이나 발레 같은 특정 장르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푸가’는 음악이 잘 보이고 무용수의 몸이 잘 보이도록 작업하는 게 중요하다”며 “즐겁고 품위 있는 작업이 되도록 애쓰는 중”이라고 ‘푸가’를 만드는 소감을 밝혔다.

▲ ‘푸가’ 제작발표회에서 시연을 선보이는 엄재용과 김지영

“많은 안무 형식이 ‘푸가’의 형식과 별다르지 않다는 걸 발견했다”는 정영두 안무가는 “단순한 형식 안에서 아름다운 음악이 나올 수 있을까를 찾아보는 게 흥미롭다”며 “‘푸가’를 들으면 바흐는 본인이 작곡하고 싶은 방법을 치밀하게 고민하고 탐구했구나 하는 걸 알 수 있다”며 ‘푸가’를 분석한 소감을 덧붙였다.

“우리 사회는 늘 이슈가 많다”는 정영두 안무가는 “작품이 제시하는 메시지가 때로는 억압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번 작업은 메시지가 없는 게 중요하다”며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발레를 한 분이, 또 어떤 부분에서는 현대무용을 한 분이 힘들어한다. 발레와 현대무용을 절충하는 기준은 음악과 잘 어울리는 움직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런 규칙 안에서 얻어지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발레와 현대무용을 한 무용수를 어떻게 절충하는가에 대해 설명했다.

“16년 동안 발레를 하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에 목말랐다. ‘푸가’ 제안이 들어왔을 때 흔쾌히 수락했다"는 유니버설발레단 엄재용 수석무용수는 ”발레단에 있으면서 컨템포러리에 관심이 있었다. 클래식 작품을 할 때처럼 닫히지 않고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게 좋았다. 새로운 도전이다“라고 ‘푸가’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 ‘푸가’ 제작발표회에서 시연을 선보이는 엄재용과 김지영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은 프랑스 리옹 국립무용원 출신의 김지혜와 호흡을 맞춘다. 장르가 다른 춤을 추던 두 사람이 어떻게 호흡을 맞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지혜는 “현대무용이 쓰는 호흡과 발레가 쓰는 호흡이 다르다. 김지영 언니와 제가 호흡을 쓰는 방식이 다르다”며 “호흡이 다른 부분을 조율하고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김지영의 반응은 어땠을까. “지혜 씨가 거의 언니다”라며 꺄르르 웃던 김지영은 “지혜 씨는 어미새 같은 느낌이다. 리허설 할 때 없으면 불안하다”며 “(장르가 다른) 여러 무용수와 호흡을 맞추는 작업은 처음이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했다”면서 “안무가와 무용수는 항상 좋지만은 않다. 힘든 부분이 있어도 포기하지 말자는 신조를 갖고 연습한다. 안무 동작에 익숙해가며 도전하는 중”이라고 ‘푸가’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엄재용과 김지영, 김지혜 외에도 ‘푸가’는 여러 무용수가 참여한다. M.net '댄싱9‘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선보인 윤전일, 최용승과 하미라, 도황주가 다이내믹한 움직임으로 ’푸가‘의 선율을 몸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 ‘푸가’ 제작발표회에서 파안대소하는 정영두 안무가와 김지영, 엄재용

‘푸가’는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초연되고, 이어 14일에는 통영국제음악당, 10월 23일부터 24일까지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관객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