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종묘제례악’, 세계 예술 중심지 ‘파리’를 홀리다!
국립국악원 종묘제례악’, 세계 예술 중심지 ‘파리’를 홀리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5.09.1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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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18일~19일, 한-불 상호교류의 해 개막과 국립샤이오극장 개막 공연 역대 최대 규모 선보여

에펠탑이 우뚝 선 파리의 중심에 600여년 숨결을 간직한 종묘제례악이 해외 공연 사상 역대 최대 규모로 울려 퍼졌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은 지난 18일 19시 30분(파리기준) 파리 국립샤이오극장(Théàtre National de Chaillot)의 장 빌라르 극장(Salle Jean Vilar, 1,250석)에서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한불상호교류의 해’의 공식 개막작으로 ‘종묘제례악’을 선보였다.

▲국립국악원이 파리 국립샤이오극장의 장 빌라르 극장에서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한불상호교류의 해’의 공식 개막작으로 ‘종묘제례악’을 선보였다.(사진제공=국립국악원)

이날은 프랑스의 로랑 파비우스(Laurent Fabius) 외교부 장관, 플뢰르 펠르렝(Fleur Pellerin) 문화부 장관 및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해 양국 귀빈들과 취재진들이 1,250석 규모의 객석을 가득 채웠고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은 뜨거운 갈채를 보냈다.

종묘제례악, 국립샤이오극장 시즌 개막작으로도 선정돼
연내 유럽지역 방송 통해 종묘제례악 전파 예정

이번 공연은 18일 한불상호교류의 해 개막작과 19일 국립샤이오극장의 2015-2016 시즌 개막작으로 총 2회 선보인다.

특히 19일 공연은 국립샤이오극장의 시즌을 여는 개막 공연으로 공연 예술적 가치를 엄격히 검증받은 작품만이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다. 한국의 전통 문화 예술이 국제 공연 무대에서 당당히 예술적 가치를 드러내고 인정받은 쾌거라 할 수 있다. 유료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의 입장권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국립국악원이 파리 국립샤이오극장의 장 빌라르 극장에서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한불상호교류의 해’의 공식 개막작으로 ‘종묘제례악’을 선보였다. 사진은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사진제공=국립국악원)

또한 공연으로만 그치지 않고 프랑스 내 발레, 오페라, 연극, 콘서트 등 공연 예술 전문 영상 제작업체인 벨에르미디어(Bel Air Media)와 함께 종묘제례악의 영상물을 제작해 연내 유럽지역 내 방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참여 인원 120명,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종묘제례악 공연!
현지 관객 이해 돕기 위해 영상과 자막, 해설 등 더해

이번 공연은 연주자 50명, 무용단 35명 등 85명의 예술단원과 전문 제작진을 포함해 총 120명이 참여했다. 종묘제례악의 음악과 춤(일무, 佾舞) 전체를 선보였고 제례 과정의 일부는 춤 동작으로 형상화했다.

그동안 종묘제례악의 전장을 해외에서 공연한 것은 2000년과 2007년 각각 일본과 유럽지역(독일, 이탈리아)에서 간이 공연 형태로는 선보인바 있었으나 현지 무대에 맞게 공연 예술로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최대 규모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해부터 약 1년 여간 끊임없는 연습 과정을 통해 준비해왔다.

▲국립국악원이 파리 국립샤이오극장의 장 빌라르 극장에서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한불상호교류의 해’의 공식 개막작으로 ‘종묘제례악’을 선보였다. 사진은 프랑스 국립샤이오극장 전경.(사진제공=국립국악원)

또한 현지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불어로 된 상세한 해설 책자와 공연 자막 등을 통해 음악과 춤, 제례의 의미를 전달했다. 종묘제례악 본래의 공간인 ‘종묘’의 4계절을 담은 영상도 공연 도입부에 선보여 한국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 또한 선보였다.

유럽지역으로 널리 알리는 국악! 스페인, 런던 등 연계공연 이어가고
오는 11월에는 파리악기박물관에 국악기 기증하고 기념 연주회도 개최해

국립국악원은 파리 종묘제례악 공연을 마친 뒤 베를린과 마드리드, 런던, 부다페스트 등 4개국 4개 도시를 순회하며 한국의 전통 춤과 음악을 전할 예정이다.

오는 11월 26일에는 파리 악기박물관(Musée de la musique)에서 산조 가야금, 해금, 산조대금, 피리, 장구 등 총 5종의 전통 악기 기증과 전시 및 기념 공연을 진행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악기장 고흥곤 명인이 제공한 이 악기들은 파리 악기박물관 아시아음악관에 6개월 여 동안 전시될 예정이다.

자주 문화를 꿈꾸던 세종의 꿈과 정신,
전통 음악으로 전 세계에 널리 울려 퍼지기를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600여 년 전 세종대왕이 자주 문화를 꿈꾸며 탄생 시킨 ‘종묘제례악’을 세계 예술의 중심지 파리에서 알리게 되어 대단히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언급하면서 “올해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우리 전통 음악의 고귀한 가치가 전 세계에 널리 울려 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국악원이 파리 국립샤이오극장의 장 빌라르 극장에서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한불상호교류의 해’의 공식 개막작으로 ‘종묘제례악’을 선보였다. (사진제공=국립국악원)

한편 종묘제례악(宗廟祭禮樂)은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 2001년 세계유네스코위원회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역대 왕들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제례를 올릴 때 연주하는 음악이다. 뛰어난 예술성, 가․무․악이 유기적으로 총체화 된 방대한 규모와 오랜 역사, 예와 악이 결합된 공연예술양식 등 여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전통문화유산이다. 세종 29년(1447년)에 창작되어 세조 10년(1464)때 제사에 맞게 적용한 후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다.

본래 종묘제례악은 야외 공간에서 연주하던 것이지만, 이번 연주는 실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종묘제례악의 섬세한 선율과 음향을 감상하고, 일무(佾舞)라는 독특한 무용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본래 등가(登歌: 대뜰 위 악단)와 헌가(軒架: 대뜰 아래 악단)의 두 개로 나누어진 관현악단이 제사 절차에 따라 교대로 연주하지만, 이번 연주에서는 무대 좌우로 배치한 두 악대가 연주한다. 일무(佾舞) 역시 8명씩 8줄로 늘어선 64명이 고정된 위치에서 춤을 추는 것이 정격이나, 이번 연주에서는 춤의 의상과 동작은 원형 그대로를 선보이되 인원을 축소하고 시각적 다양함을 위해서 대형에 변화를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