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중-일, 인도 불교조각 210점 선보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중-일, 인도 불교조각 210점 선보여
  • 박정환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9.2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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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불교조각대전-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 25일부터 열려

24일 오전 11시 서울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의 용산 이전 10주년 기념 특별전을 기념하여 ‘고대불교조각대전-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을 비롯하여 중국 문물교류중심 부주임 저우밍, 일본 도쿄 국립박물관장 제니야 마사미, 인도 문화부 국장 파라모드 쿠마르 자인과 베트남 호치민시 베트남역사박물관장 황 안 뚜안이 배석했다.

▲ ‘고대불교조각대전-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중 2004년 이후 11년만에 나란히 전시되는 국보 78.83호인 반가사유상

“올해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한지 10주년 되는 해”라고 개회사를 밝힌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불교 작품을 210점 전시한다”며 “1990년에는 ‘삼국시대 불교조각’ 전이, 2008년에는 ‘영원한 생명의 울림, 통일신라 조각’이 한국 불교 조각을 망라했다면, 이번 전시는 아시아의 불상과 더불어 한국 불교 조각 전통을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가 될 것”라고 이번 전시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4부로 구성되는 전시회의 첫 번째는 ‘인도의 불상-오랜 역사의 시작’, 석가모니의 열반 후 초기 불교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건 ‘사리’였지 불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기원 전후가 되면 신을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하고자 하는 열망이 높아지면서 불상이 만들어졌다. 처음 불상이 제작되었을 때에는 석가모니의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왜냐하면 석가모니 사후 400년이 되어서야 불상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전시회장의 왼쪽은 간다라 출토 불상이, 오른쪽은 마투라에서 출토된 불상이 좌우 대칭으로 전시되어 있다. 간다라에서 출토된 불상을 보면 주름이 세밀하게 묘사된 걸 볼 수 있다. 이는 간다라가 지중해와 교류가 가능한 지역이기에 헬레니즘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투라에서 출토된 불상을 보면 얇은 천으로 한 쪽 어깨만 가리는 식으로 복식이 표현된다.

▲ ‘고대불교조각대전-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중 인도 불상인 설법하는 부처와 소라 모양 육계의 부처(왼쪽부터)

두 번째 테마는 ‘중국의 불상-시작부터 수대까지’로, 중국의 5호16국부터 수로 이어지는 중국 불상의 변천사를 보여준다. 처음에는 인도 간다라 불상을 모델로 제작하지만 후대로 들어오면서 간다라 양식과는 다른 중국의 독자적인 양식으로 조금씩 불상 제작이 변천되었음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 세션이다.

간다라의 불상이 자연스러운 옷 주름으로 묘사되었다고 한다면, 중국 불상은 몸의 중심을 따라 주름이 구현된다. 쓰촨 성에서 발견된 불교 조각은 윗단과 중간 단, 아랫단의 3중 단으로 제작된 비석 양식이 눈에 띈다. 몸의 양감과 굴곡을 강조하기 위해 불상의 옷이 얇아지는 복식의 변천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총 150점의 해외 불교 조각이 선보이는데, 그 중 100점이 중국 불교 조각으로 해외 전시물 가운데 중국 작품의 비중이 높다.

세 번째 테마인 ‘한국 삼국시대의 불상’에서는 삼국시대 불상이 중국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다가 6세기부터 점진적으로 한국적인 양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반 세기라는 간격을 두고 한국 불교 조각이 중국의 방식을 따라 만들기 시작하다가 모방의 단계를 지나 한국적인 방식으로 조각품이 변하기 시작한다는 점은, 앞서 중국이 인도 간다라 양식의 불교 조각을 만들다가 점차 중국적인 방식으로 변모하기 시작한 점과 궤를 같이 한다.

▲ ‘고대불교조각대전-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중 국보인 계미년에 만든 일광삼존불

네 번째 테마인 ‘반가사유상의 성립과 전개’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은 도상이자 가장 주목할 만한 종교적, 예술적인 성취를 이룬 반가사유상을 조명한다. 반가사유상은 실존에 대해 사유하는 인물을 묘사하던 인도의 전통에서 출발했고, 한-중-일 삼국에서 두루 제작되었다. 그 중 한국은 동아시아 삼국의 보살상 중 반가사유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유독 높아 반가사유의 도상을 중요하게 생각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반가사유상 전시에서 눈에 띄는 전시물은 50년만에 처음으로 원래의 소장처인 경북대학교박물관을 떠나 선보이는 석조반가사유상과, 2004년 이후 11년만에 나란히 전시되는 국보 78, 83호 반가사유상이다.

‘고대불교조각대전-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는 9월 25일부터 11월 1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문의 02-2077-9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