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대구가 '오페라의 도시'로 변신하는 달
10월은 대구가 '오페라의 도시'로 변신하는 달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5.10.06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일부터 11월 7일까지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열려

오는 8일부터 11월 7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대구 전역에서 펼쳐질 제1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주제는 ‘치명적인 사랑’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Amore Mortale’이다. 오페라의 단골 소재였던 ‘사랑’, 그 중에서도 주인공을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 위험하고 치명적인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개막작인 '아이다'의 한 장면 (사진제공=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은 베르디의 초대형 오페라 <아이다>. 화려한 음악과 장대한 무대연출, 웅장한 합창과 아름다운 무용까지 모두 갖춘 ‘오페라의 백화점’이자 베르디의 가장 위대한 오페라 중 하나로 꼽히는 대작이다. 지난 12회 오페라축제 개막작 <투란도트>를 통해 전석매진의 신화를 이끌어낸 정선영이 연출을, 베를린 국립음대의 교수이자 ‘오페라계의 명인’이라 불리는 크리스티안 에발트가 지휘봉을 잡았다.

올해 베로나의 아레나 페스티벌에서 <아이다>의 주역을 맡은 소프라노 모니카 자네틴과 영웅적인 음색의 테너 프란체스코 메다, <투란도트>에서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던 지역 최고의 테너 이병삼과 소프라노 김보경이 각각 아이다와 라다메스를 노래한다.

두 번째 작품은 독일 비스바덴국립극장의 인기 프로덕션이자 2년 만에 돌아온 바그너 오페라 <로엔그린>이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바그너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결혼행진곡’ 등 아름답고 로맨틱한 음악으로 채워진 인기 오페라다. 원어로는 국내 초연이자, 유럽 유수의 극장에서만 감상할 수 있었던 탓에 벌써부터 전국의 바그네리안(바그너 애호가)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유럽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독일 비스바덴국립극장의 첫 내한이자, 세계 정상의 바그너 테너 마르코 옌취를 비롯한 막강한 주역들의 참여로 그 예매 열기가 매우 뜨겁다. 공연 러닝타임이 네 시간에 달하는 관계로 목요일 공연의 경우 오후 7시에 시작하며, 대중교통이 어려운 관객을 위한 ‘택시비를 돌려드립니다’ 이벤트로 전석 2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관록의 영남오페라단이 베르디의 인기 오페라 <리골레토>를 무대에 올린다. <리골레토>는 자신의 딸을 희롱한 공작에게 복수하려던 광대 리골레토가 자신의 손으로 딸을 죽이게 된다는 끔찍한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마음’, ‘그리운 이름’ 등 유려한 아리아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오페라다.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마르코 발데리와 이탈리아 연출가 파올로 바이오코가 참여했으며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리톤 고성현과 유럽 등지에서 최고의 베르디아노(베르디 오페라 가수)로 자리잡은 바리톤 석상근 등 쟁쟁한 가수들이 최고의 무대를 위해 포진하고 있다.

▲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개막작인 '아이다'의 한 장면 (사진제공=대구국제오페라축제)

네 번째 주에는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비제의 출세작이자 한국 초연 프로덕션인 <진주조개잡이>가 이어진다. 전막 프로덕션으로 한국 최초로 제작되는 이번 공연은 유럽 주요극장에서 수많은 오페라들을 제작한 명연출가 장 루이 그린다와 라 스칼라극장의 전속 부지휘자로 활동해온 주세페 핀치 등 세계적인 수준의 제작진, 소프라노 홍주영과 바리톤 제상철 등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성악가들이 참여한다.

마지막으로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야심차게 제작한 창작오페라 <가락국기(원작:독도인더헤이그)>가 폐막무대를 맡는다. <가락국기>는 지역 출신의 판사 정재민의 베스트셀러 소설 ‘독도인더헤이그’를 원작으로 하며,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입증하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될 책 ‘가락국기’를 찾아가는 과정과 음모를 그린 오페라다.

다채로운 볼거리와 긴박한 줄거리 뿐 아니라, 유명 오페라에서 <청라언덕> 등 창작오페라까지 다양한 작품을 제작해온 한국 대표 연출가 정갑균과 뛰어난 음악성을 자랑하는 창작오페라 <불의 혼> 작곡가 진영민, 정교한 소리까지 만들어내는 경북도립교향악단의 지휘자 이동신의 참여로 작품성 역시 놓치지 않았다.

위와 같이 모두 다섯 개의 메인 오페라가 한 달간 대구 전역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며, 이외에도 올해 오페라축제의 유명 아리아들을 무료로 미리 감상할 수 있는 콘서트 ‘미리 보는 오페라축제’, 오페라살롱에서 펼쳐지는 잔 카를로 메노티의 소오페라 <텔레폰&미디움>, 아마추어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대구미술관과의 협업으로 진행된 ‘토크 콘서트’, 음악평론가 류태형과 진회숙 등 최고 명사들의 강연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오페라 오디세이’ 등 다양하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들이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안재수 대표는 “13회를 맞이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지금 이렇게 발전하기까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대작들로 준비된 이번 오페라축제에도 큰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