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데렐라’ 윤하-②] 운을 땡겨 쓰는 걸 두려워 할 줄 아는 성숙함이란
[인터뷰/ ‘신데렐라’ 윤하-②] 운을 땡겨 쓰는 걸 두려워 할 줄 아는 성숙함이란
  • 박정환 칼럼니스트
  • 승인 2015.10.08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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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운의 양과 액운의 양이 비례한다고 생각해”

* 인터뷰 1에서 이어집니다

-가요와 뮤지컬 넘버를 처리할 때 차이가 있다면.
“가요를 부를 때에는 이니어를 끼고 모니터를 보며 가수가 편하게 노래할 수 있는 상황이 갖춰진다. 하지만 뮤지컬은 모든 모니터가 천장에 달려있다. 마이크가 몇 십 개 되다 보니 하울링 때문에 보컬 마이크에 많이 할애하지 못한다. 생소리로 노래해야 하는데 밖에서 노래를 들으면 뮤지컬 배우의 호흡 하나하나까지 모두 들린다. 섬세함과 뮤지컬만의 굵직굵직한 발성을 함께 갖는다는 게 어려웠다.”

▲ “‘운을 땡겨 쓴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운의 양과 액운의 양이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운을 많이 뽑아 쓴 것 같아서 말년에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데렐라’를 만나고 ‘뷰’를 많은 분들이 사랑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사진제공=엠뮤지컬)

-‘뷰’ 이전에도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오리콘 차트에 입성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17살 소녀가 알기에는 너무 컸던지라 실감이 나질 않았다. 그런데 오리콘 입성 후 한국으로 돌아와 활동할 때 오리콘 차트에 입성했다는 게 얼마만큼 큰 의미였나를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뷰’로 일본에서 타워레코드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운을 땡겨 쓴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운의 양과 액운의 양이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운을 많이 뽑아 쓴 것 같아서 말년에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데렐라’를 만나고 ‘뷰’를 많은 분들이 사랑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저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팬들이 많아서 열심히 노력한다.”

-“운을 땡겨 쓴다”는 답변이 인상적이다.
“빨리 성공하는 만큼 두려운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으면 나중에는 지금만큼 대중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시기가 분명히 올 텐데, 그 때에는 무엇으로 지금 받은 사랑을 메워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 “빨리 성공하는 만큼 두려운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으면 나중에는 지금만큼 대중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시기가 분명히 올 텐데, 그 때에는 무엇으로 지금 받은 사랑을 메워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사진제공=엠뮤지컬)

-백아연씨가 좋아하는 가수로 윤하씨를 손꼽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 백아연씨와 함께 공연한다.
“전부터 굉장히 친한 사이다. 아연이는 지금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신데렐라를 연기하는 세 언니(안시하, 서현진, 윤하)가 이미 무대에 올랐고 이제 아연이가 남았다. 18일에 첫 무대를 선다는 게 너무 부담스러울 것 같다. 사랑하는 동생이 혹독하게 신고식을 치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옆에서 많이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아연이가 집이 멀다. 연습이 끝나면 저희 집에서 맛있는 것도 먹이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있다.”

-팬들이 윤하씨의 노래를 사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제 이야기, 혹은 상상했던 이야기든 제 노래에 담긴 이야기 때문이 아닐까. 신데렐라에서 인상 깊은 대사가 ‘누군가 어떤 일이 불가능하다고 느낄 때 제 이름을 떠올리며 희망을 가질 테니까요’라는 대사다. 이 대사야말로 제 인생의 모토다. 윤하라는 이름을 떠올릴 때 굉장히 희망적이고, 다시금 꿈꿀 수 있으면 좋을 거라는 바람이 있다.”

- 2004년 데뷔했으니 지금 음악적인 나이테로 보면 해마다 12개의 나이테가 생겼다. 2004년의 음악적인 나이테와 지금의 음악적인 나이테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데뷔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청자(聽者)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이다. 데뷔할 때만 해도 ‘내가 노래를 얼마나 잘 하는가’, ‘나도 이 만큼의 노래를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 노래를 사랑해주는 청자가 있다면 그의 집 앞까지 찾아가서 노래할 수 있는 열정, 친구처럼 옆에서 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열정이 커졌다.”

▲ “데뷔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청자(聽者)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이다. 데뷔할 때만 해도 ‘내가 노래를 얼마나 잘 하는가’, ‘나도 이 만큼의 노래를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 노래를 사랑해주는 청자가 있다면 그의 집 앞까지 찾아가서 노래할 수 있는 열정, 친구처럼 옆에서 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열정이 커졌다.”(사진제공=엠뮤지컬)

-가수 생활하며 가장 희열에 벅찼을 때는 언제인가.
“콘서트할 때 가장 많은 희열을 느낀다. 저를 발라드 가수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락 밴드에 기반한 소리도 사랑한다. 콘서트를 할 때는 무언가를 깨부수는 크러쉬한 무대를 많이 선보인다. 이럴 때 얻는 희열이 크다.”

-앞으로 어떤 음악으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은가.
“이제는 팬들과 ‘동반자’처럼 가고 싶다. 가수와 팬의 관계보다는, 기쁠 때나 슬플 때 모두 항상 제 음악이 곁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위로가 되고, 때로는 장난도 치면서 음악적으로 함께 걸었으면 한다.

‘뮤지컬이 이만큼 힘들었는데 디제이는 다시 못하려나’ 하는 생각도 든다. 디제이 당시에는 매일 디제이를 한다는 게 너무나도 힘들었다. 되돌아보면 그만큼 좋은 자리가 있었나 생각될 정도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희망’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다. 깊고 좌절감이 큰 캐릭터이든, 신데렐라처럼 블링블링한 캐릭터이든 모든 캐릭터가 희망을 선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희망을 제공할 수 있는 캐릭터나 작품을 이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