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정미소 <미디어 극장 2015 - 빛의 정원>여의도 지하 벙커
갤러리정미소 <미디어 극장 2015 - 빛의 정원>여의도 지하 벙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5.10.08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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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민, 김승영, 한승구, 오용석, 금민정,이예승, 금혜원 7명 작가 참여

군사독재 시절의 잔재라 할 수 있는 여의도 광장 아래 지하벙커가 서울시에 의해 공개된 이후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컴컴하고 어두운, 또 한편의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방증하는 이 건물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여의도 지하벙커’를 7명의 작가들이 자신들의 색채로 다양한 기법과 재료로 꾸려냈다.

이예승, arc5.30 혼합재료 가변설치 (좌측부터)

대학로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 정미소가 지난 1일부터 전시하고 있는 미디어극장(Welcome to Media Space)전이 바로 그것.

전시는 2005년 서울시가 발견한 여의도 지하벙커의 임시 오픈 날을 맞추어 진행하려 했지만 현장의 여건으로 미디어예술작품은 대학로 동숭동 소재의 갤러리 정미소에서 열렸다.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건립 공사 중 옛 중소기업 전시장 앞 도로 7~8m 아래에서 발견한 여의도 지하 벙커는 40년 동안 방치되어 있는 지하공간이라 벽면 및 안전 공사 과정 중간의 상황을 몇몇 작가들에 의해 작품화됐다.

참여 작가는 김해민, 김승영, 한승구, 오용석, 금민정, 이예승, 금혜원등의 사진영상작가로 구성되었으며, 금혜원과 금민정은 각각의 사진, 영상을 통해 지하 벙커의 이미지를 담아내어 장소는 다르지만 마치 지하 벙커에 들어오는 듯 한 효과로 연출됐다.

그 외 칵테일 잔 안으로 영상을 투사하여 시시각각으로 술잔의 색이 변화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김해민 작가의 <R.G.B칵테일>,각각 다른 방향을 가르키고 있는 나침반 들이 모여 구름의 모양을 형상화한 김승영 작가의 <ONE>, ‘관음, 숨음 그리고 나'라는 주제로 사람이 다가가면 닫히는 꽃 모양의 설치 작품<Mirror Mask>, 고장난 TV들 위에 각기 다른 고전 영화들을 꼴라쥬 하여 상영하는 오용석 작가의 <Angel's Cut>, 관객이 서 있는 위치에 따라 원형 스크린 기계장치에 비친 오브제들이 새로운 파편을 만들어 내는 이예승 작가의 <arc 5.30>가 선보인다.

금혜원, WonB19008_toilet Digital Print, 120x100cm, 2015 (좌측부터)

서울시가 보존해야 하는 미래유산으로 상정한 만큼 초기 발견된 장소 모습과 변해가는 과정의 기록의 중요성과 동시에 장소 특정에 상응하는 새로운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중요한 작품제작의 원동력이었다.

고대 인류에게 생활의 터전이자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주던 동굴은 현대에 이르러 벙커라는 공간으로 새롭게 변이 되었다. 인류 최초의 예술 작업실이었던 동굴과 그 안의 어두운 빛은 인류에게 안락함을 주는 동시에 내면의 창조적 욕구를 불러일으켰고 이는 문명 발달을 가져왔다.

전시를 기획한 이은주(아트스페이스 정미소 디렉터)는 “오랫동안 사람의 손이 거치지 않은 지하를 ‘동굴(Cave)'로 비유해 어두운 공간을 미디어예술작품 빛으로 밝힌다는 장소적 취치를 살린 2015년의 미디어극장의 부제는 <빛의 정원>이다. 어두운 과거, 역사 그리고 빛이 없는 지하의 공간을 인공의 빛인 미디어예술 설치 작품이 밝힌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고 밝혔다.

한편으로, 미디어극장(Welcome to Media Space)전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는 갤러리 정미소와 미디어아트 플랫폼(M.A.P)의 KOREA MEDIA ART PROJECT의 전시 섹션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한국의 비디오, 미디어아트의 역사를 작가들의 작품과 그 시대의 담론을 묶어 내는 작업을 들여다보고, 나아가 동시대 한국 현대미술로서 비디오, 미디어아트의 현주소를 응집시켜 발전시키려는 것이다.

김승영, ONE 나침판, 혼합재료 2015 (좌측부터)

80, 90년대부터 꾸준히 비디오작업을 진행해 왔던 세대를 포함하여 현재 젊은 작가군들을 조망하는 전시로 진행돼 한국 미디어아트 담론의 역사를 조망해 나가는 프로젝트이다. 전시 뿐 아니라, 심포지엄과 출판을 동시에 진행하여 담론을 구축하고 있다.

2011년에 시작되어 지난 2014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아트스페이스 정미소가 주관하는 ‘2014 지역 문예회관 전시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우수한 시각예술 콘텐츠를 선발해 대구, 부산, 김해, 강진 등의 지역민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사업을 진행하여 미디어아트의 새로운 경험의 지평을 넓힌 평을 받은 바 있다.
 
기간:11월 1일(목)까지.
관람 시간 : 11:00 - 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아트스페이스 갤러리 정미소( 02-743-5378)
       www.galleryjungmis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