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미래 세대의 동아시아 읽기' 동아시아의 건설적인 미래를 위하여
[새책]'미래 세대의 동아시아 읽기' 동아시아의 건설적인 미래를 위하여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5.10.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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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대림대 교수, 희망의 동아시아 공간을 물려주기 위한 문제제기

21세기 한국인의 삶의 공간은 어디인가? 한국이 나아가야 할 시공간적 좌표는 어디인가? 세계화와 지역화가 심화되는 21세기의 한국인은 세계인이자 동시에 동아시아인이 될 것이다.

유럽의 나라들이 유럽연합(EU)를 만들었듯이 국경을 넘어서는 동아시아 지역공동체의 필요성도 시급해졌다.

그러나 동아시아가 하나의 지역공동체로서 인식되고 교류할 준비는 아직 되어있지 않다. 동아시아 지역공동체를 이야기하고 국가 간의 실질적인 교류는 많아졌지만, 국민감정이나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때문에 동아시아를 시야에 넣고 살아가는 훈련이 절실하게 필요해졌다. 거기에는 한국이 지역적으로 동아시아에 속하면서 동아시아 문화권을 형성해 왔던 것에 대한 재발견으로부터 현재 동아시아의 문제들을 바로 보고 동아시아 지역공동체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그 첫걸음은 미래지향적인 공간인식의 확대이다. 미래지향적인 공간인식은 확대된 밖의 공간을 향한 인식만이 아니라 우리 안에 들어온 밖의 세계에 대한 인식이 결합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은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지원 대림대 교수(역사학)가 최근 펴낸 '미래 세대의 동아시아 읽기'가 그 주인공
저자는 세상을 보는 눈뜨기를 시작하는 미래세대에게 동아시아가 문제적 공간이 아니라 희망적 공간으로 인식되고 활용되기를 바라며 쓰여졌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저자는 동아시아 공간인식을 3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첫 번째 키워드는 ‘문명과 제국 사이’이다. 동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이 형성된 지역이지만, 근대 이후 서양이란 강자의 눈으로 약자를 보는 오리엔탈리즘에 익숙해졌다. 이는 동아시아 공간 인식에 편견을 낳았고, 동아시아인 스스로도 열등하게 보는 것에 길들여지게 하였다.

동아시아에 대한 불평등한 인식을 벗어나 평등한 시각에서 동아시아라는 공간에서 만들어진 삶과 문화를 이해하고, 과거와 현재에 대한 공감적 관점에서 동아시아, 동아시아인에 대한 생각을 열어갈 필요가 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역동과 상생’이다.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쇠퇴, 중국의 부상이 엇갈리면서 세계의 중심이 아시아로 오고 있다는 데서 나온 결과이다. 문화‧경제‧정치안보적으로 상호의존성이 높아지면서 동아시아 국가 간 관계는 깊어진 듯 보이나 교류협력과 국민감정 측면에서는 취약하다. 특히 남북한‧중‧일 정부는 적대적 공존이란 정치전략 속에서 갈등을 구조화시키고 있다.

새로운 동아시아에 대한 공간 인식을 통해 통일 미래를 개척해 간다면, 미래세대는 한국인이자 동아시아인으로서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으로서 희망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키워드는 ‘인권과 평화’다. 1990년대 이후 동아시아는 냉전체제 해체와 개혁‧개방의 영향으로 인구 이동이 급속하게 진행되었다. 동아시아인들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다문화사회’로의 변화도 빠르게 일어났고, 인권과 공생의 사회문제가 새롭게 대두했다.

한국은 급속한 세계화의 결과로 외국인의 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이들과의 공존을 평화적으로 이루며 명예로운 인권의 땅이 되는 것은 우리 안의 동아시아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일이다.

이상 ‘문명과 제국 사이’, ‘역동과 상생’, ‘인권과 평화’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구성된 이 책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하여 다양한 학문적 요소와 실천적 가치를 접맥하고자 했다.
저자는 미래세대가 살아가야 할 새로운 삶의 공간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실한 과제이기에 이 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지은이 이지원 (대림대학교 교수, 역사학)
                                                       264쪽/12,000원 /도서출판 혜안

지은이 소개

연세대학교 사학과 학사, 석사를 마치고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에서 일제시기 문화운동·사상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림대학교에 근무하며 교양학부장을 역임하였고 University of Cambridge의 Faculty of Asian and Middle Eastern Studies의 방문학자를 지냈다. 역사학의 학문적·대중적 유용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와 교육을 하고 있으며, 동아시아 역사 대화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 근대 문화사상사연구』『세계 속의 한국의 역사와 문화』 등이 있고, 공저로는 『일제 강점 지배사의 재조명』 『식민지 근대의 뜨거운 만화경』 『20살을 위한 교양 세계사 강의』 『정체성의 경계를 넘어서』 『논쟁으로 읽는 한국사』 『새로운 한국사 길잡이』 『일제하 지식인의 파시즘체제 인식과 대응』 『역사교육의 방향과 국사교육』 『여성과 사회』 『한국 근현대의 민족문제와 신국가건설』 『한국문화사』, 『Landlords, Peasants & Intellectuals in Modern Korea』 〔Pioneers of Korean Studies』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