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2015 올해의 작가>로 오인환 최종 선정
국립현대미술관, <2015 올해의 작가>로 오인환 최종 선정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5.10.1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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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강렬한 힘을 가지고 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 평가

공간적 의미의 사각지대를 사회 ·문화적 맥락으로 확장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하는 <2015 올해의 작가>에 최종적으로 오인환 작가(사진)가 선정됐다.
<2015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오인환은 지배 문화가 허용치 않는 다양한 행위들이 출몰하는 장소로서 ‘문화적인 사각지대’에 대한 탐구물을 공간을 활용한 설치물로 보여준다.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점으로 개인을 주목하고, 일상에서 목격되는 개인들의 다양한 사각지대 찾기의 사례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이를 관객들과 공유하며 문화적인 사각지대가 관념적인 구상이 아닌 일상의 현실임을 말한다.

심사위원단은 오인환 작가에 대해 “명료한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하면서작가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현대사회의 주요 이슈를 다뤘다”며 “  ‘사각지대’가 함의하는 사회, 정치, 문화적 의미들이 이번 프로젝트의 수행적 성격과 잘 부합돼 간명하서도 호소력 있는 작품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앞으로 더 많은 아이디어를 담은 작가의 작품들을 또 다른 전시에서도 계속해서 만나고 싶다”고 기대했다.

오인환 작가는 서울대 미대 조소과 학사 및 석사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학교 헌터컬리지 석사를 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14 <사각지대 찾기>(스페이스 윌링앤딜링 갤러리 팩토리), 2012 <거리에서 글쓰기> (신도리코 문화공간), 2009 <TRAnS>(아트선재센터) 등을 개최했다.

주요단체전으로 2010 <언어놀이전> 성곡미술관 ,<BODY & SOUL OF WRITING BETWEEN EAST AND WEST> GIORGIO CINI FOUNDATION, 베니스, 2009 <박하사탕> 국립현대미술관 ,2005 <한국 현대미술 넷> 베를린시립 동아시아 미술관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하는 <올해의 작가상>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1995년부터 2010년까지 개최한 <올해의 작가>전을 계승해 국립 현대미술작가들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그 지평을 확장하기 위해 새롭게 개편된 시상제도다.

2012년부터 작가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과 육성을 위해 SBS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주최해 올해 처음으로 서울관에서 전시가 진행됐다.

<올해의 작가상>은 공정하고 투명한 제도 운영을 위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위원회에 의해 심사위원단, 추천위원단을 조직, 동시대 미술의 흐름 속에 한국 미술계에 발전적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있다.

SBS 문화재단은 오는 12월 SBS 채널을 통해 후원 작가 및 최종 수상자의 작품 세계를 담은 현대미술 다큐멘터리를 방영할 예정이다.

역대<올해의 작가상> 후원작가 및 수상작가 올해의 작가는 다음과 같다.
1회(2012년) 문경원?전준호(올해의 작가), 이수경, 임민욱, 김홍석
2회(2013년) 공성훈(올해의 작가), 신미경, 조해준, 함양아
3회(2014년) 노순택(올해의 작가), 구동희, 김신일, 장지아
4회(2015년) 오인환(올해의 작가), 김기라, 나현, 하태범

오인환(1965-)은 특정한 공간과 시간의 문맥을 활용하는 참여적이고 장소특정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작가이다. 작가는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가부장제 사회에서의 개인의 정체성과 집단과의 관계, 그 맥락에서 형성된 문화적 코드들을 해체하거나 재해석하며 차이, 다양성, 소통 등 현대미술의 키워드를 작품으로 녹여내고, 일상의 경험과 연결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미술 작업을 진행한다.

<상호 감상 체계>(2015)는 전시장 내에 설치된 CCTV의 사각지대를 활용하여 사각지대에 대한 공간적인 경험을 관객들에게 제공한다. 분리된 두 개의 장소에 설치된 CCTV의 사각지대를 찾고 그 결과를 테이프 등을 활용하여 시각화하는 것이다. CCTV는 실시간으로 전시장 내부의 모습을 반대편 장소에 설치된 모니터로 전송하지만 사각지대에 설치된 작업은 모니터를 통해서는 보이지 않는다.

<나의 사각지대-인터뷰>(2014-2015)는 일상에서 개인들이 경험한 사각지대 찾기의 사례들을 수집한 것이다. 예컨데, 군대를 경험한 전역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병영생활에서 자신만의 사적인 공간을 찾았던 개인들의 경험을 소개하고 일상의 경험으로서 사각지대 찾기의 의미를 조명한다.

<나만의 사적인 공간을 발견하기 위한 지침>(2014-2015)는 <사각지대-인터뷰> 참여자들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남긴, 병영에서 사각지대를 찾기 위한 지침들의 모음이다. 개인들이 제시한 지침들을 수집하여 가나다 순으로 재배열한 후에 시트지, 프로젝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장에 제시한다. 이것은 개별적인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방식이 되며 나아가 특정한 경험을 공유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집단적인 목소리이기도 하다.

<나의 사각지대-도슨트>(2015)는 <상호 감상 체계>를 퍼포먼스를 통해 재연결하는 작업이다. 신청자에 한해서 1대1의 방식으로 진행될 안내 퍼포먼스에서 퍼포머로서의 도슨트는 관객들을 분리된 두 개의 장소로 안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나는 미술가가 아니다/나는 미술가이다>(2015)는 미술전문가로서 교육을 받았거나 또는 미술가로서의 경력을 쌓았던 사람들이 미술활동을 포기하거나 중단한 사연을 듣는 인터뷰이다. 오늘날 작가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미술제도적인 관점과 함께 성찰해보고자 한다.

<사각지대 찾아가기>(2015)의 출발은 전역자들에게 군복무 기간 동안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했던 자신만의 사각지대를 찾아가는 방법들을 수집하고 이를 연결하여 사각지대를 찾아가는 길 안내문을 만드는 것이다.

작가는 다양한 장소에서 사각지대를 찾아가는 안내문이 지시하는 내용을 따라 이동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퍼포먼스의 과정은 작가가 하늘을 향해 들고 다니는 비디오카메라에 의해 녹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