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2015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아시아 중심에 서는 첫 걸음
[전시리뷰]2015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아시아 중심에 서는 첫 걸음
  •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
  • 승인 2015.10.1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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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230억 원의 판매기록을 세워 미술시장의 신(新)바람을 기대케 했던 한국국제아트페어(이하 키아프KIAF)가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A-B홀에서 열렸다.

‘KIAF 2015 / ART SEOUL’이란 주제로 열린 제14회 한국국제아트페어는 11 개국 182개 화랑이 참가한 가운데 1200명 작가의 400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되었다.

지난해와 대비하여 아트페어에 참여한 국가와 화랑의 수는 감소했지만 참가한 아티스트의 수가 30% 가까이 늘어남에 따라 여느 때보다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다.

판매실적만큼 요란했던 아트페어의 북적이던 현장이 올해는 한결 차분해졌다. 구매자의 발길이 뜸해진 걸까. 불황 탓일까.

달라진 아트페어의 풍경은 주최 측인 한국화랑협회(회장 박우홍)의 전략적인 마케팅 덕이 컸다.

시장이라 하면 사고파는 사람에 치이는 북적거리는 맛이 제 맛이라고들 하지만, 그림을 제대로 사고팔기 위해서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가 절실했다. 좋은 그림을 찾고 그림을 살만한 손님을 찾는 것이 장터에서의 ‘발품’이 아닌가.

▲2015 KIAF에 출품된 작품

발품을 팔아 그림을 찾은 만큼 제 주인을 만나 그림이 팔리게 하는 것이 아트페어의 역할이지 싶다. 미술품을 사고파는 이들의 발품이 헛되지 않도록 장터의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적정한 합의점을 찾아야 할 때였다.

인원수 채우기에 바쁜 여느 행사와는 다른 풍경이지만, 아트페어의 취지에 맡는 전략이기에 과한 홍보도- 북적거리는 인파도- 앞으로의 성공적인 아트페어에서 큰 의미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2015 KIAF에 출품된 작품

올해 처음 시도된 키아프(KIAF)의 ‘VIP 마케팅’은 골드Gold VIP와 레드Red VIP로 나눠 오전과 오후에 각각 VIP 미리보기 ‘프리뷰(PREVIEW)’에 입장하도록 구분하였고, 행사기간 VIP 카드 소지자 모두가 입장 가능한 ‘VIP 프라이빗 아워(PRIVATE HOURS)'를 마련하여 말 그대로 전문 콜렉터들의 관람을 위한 일정을 따로 진행하였다. 이런 분위기는 그림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모두가 만족해 하는 분위기이다.

▲2015 KIAF / ART SEOUL

안정된 분위기의 아트페어에서 화랑은 자신의 부스를 더 개성 있게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보고- 작가 또한 그림을 살만한 사람에게 자신의 그림을 내보인다는 생각이 컸다.

그 간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 판매를 위한 전략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본다.

VIP가 됐든 일반 관객이 됐든 아트페어에 관심을 갖고 시간을 들여 방문한 관람객들은 시간대가 나뉘어져 있는 것이 생소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출품이 많지 않아 아쉬웠던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의 단색화도 올해는 페어 초입부터 다양한 단색화의 작품들이 등장해 매우 흥미로웠다.

뿐만 아니라 그 간 많이 다뤄지지 않던 일본의 현대미술도 올해는 대거 소개됐다.

‘KIAF 2015 / ART SEOUL’에서는 주빈국으로 일본을 선정하여 도미오 코야마 갤러리를 비롯해 모노화의 대가로 알려진 키시오수가의 갤러리 등 일본의 인지도가 높은 갤러리 20 곳이 참여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일본 갤러리들의 참여로 일본의 여러 작가들이 작품을 소개하여 일본현대미술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올해 열린 키아프(KIAF)는 아시아 화랑협회 간 지속적인 교류를 위해 ‘원아시아(One Asia)’란 주제로 협력하여 첫걸음을 내 딛는 아트페어라는 데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호주 등의 화랑협회가 ‘APAGA(Asia Pacific Art Gallery Alliance)’라는 연합체를 구성했고 이들 연합국가들은 3월 홍콩을 시작으로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아트페어는 물론 작가 레지던시 교환 프로그램 등을 협력 추진한다.

이번 아트페어에 이어 베이징 CIGE(중국국제화랑예술박람회), 대만아트페어까지 동북아 3개국에서 3개의 아트페어가 동시에 열려 앞으로 이들 연합국가 간의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아트페어는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이 되려는 키아프(KIAF)의 전략이 반영된 중요한 행사가 아닐 수 없다.

아트페어의 성공여부는 미술품의 판매가 관건이 될 것이다. 아직까지 미술시장은 불황이라고 말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이끌어갈 국제적인 아트페어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멀리 내다보고 아시아의 중심에 선 아트페어로서 국가 간 협력을 통해 첫걸음을 내 딘 성공적인 행보이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