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판에 비친 근대의 일상’, 근대 활판인쇄의 첫발 내딛은 박문국 조명
‘활판에 비친 근대의 일상’, 근대 활판인쇄의 첫발 내딛은 박문국 조명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5.10.3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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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청주고인쇄박물관 공동기획전 개최

국립민속박물관은 청주고인쇄박물관과 함께 오는 11월 3일부터 12월 31일까지 청주고인쇄박물관 근현대인쇄전시관에서 공동기획전 ‘활판에 비친 근대의 일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초 납활자 인쇄술 도입을 통한 인쇄의 발달과 변화상을 주제로,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한성순보』창간호, 납활자 인쇄기, 인쇄공 인터뷰 영상과 축음기·박가분 광고 등 근대 일상에 녹아든 인쇄 문화를 보여주는 관련 자료 130여 점을 선보인다.

활판인쇄술, 변화하는 근대의 일상을 담다

▲ ‘활판에 비친 근대의 일상’전시물 가운데 하나인 '한성순보'(사진제공=국립민속박물관)

‘활판에 비친 근대의 일상’展은 1883년 박문국이 도입한 근대 납활자 인쇄술로 탄생한 ‘신문’을 중심으로, 신문 속 광고·소설·만화에 담긴 이야기, 근대 인쇄술의 발달이 가져온 신지식의 확산, 그에 따른 변화된 일상의 모습을 담았다.

1부 ‘신문의 탄생, 박문국과 한성순보’에서는 근대식 인쇄시설을 갖춘 박문국이 설립되기까지의 과정과 신문 발행 관련 자료가 소개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한성순보』는 1883년부터 1884년까지 박문국에서 발행한 조선 안팎의 사정을 다룬 소식지로 이후 ‘독립신문’, ‘제국신문’, ‘황성신문’ 등 민간신문의 발행으로 이어진, 근대 활판 인쇄 문화의 효시로서 그 의미가 크다.

또한 1876년 수신사 김기수가 납활자 인쇄술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한 『일동기유』, 박문국 발행 서적인 『만국정표』를 비롯하여 당시 신문 기자·인쇄공을 다룬 기사 등 활판 인쇄 초기 관련 자료가 전시된다.
 
2부 ‘소통의 창, 독자와의 만남‘에서는 신문 속 광고·소설·만화 등을 통해 신문의 또 다른 일면을 소개한다. 당시 신문은 시각적이면서 과장된 문구의 광고와 시대상을 담은 소설, 세태를 풍자한 만화 등을 다루며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와 관련하여 신문·잡지 연재소설 『무정』, 『메밀꽃 필 무렵』, 저렴하고 휴대하기 편해 큰 인기를 끈 딱지본 등이 전시된다. 또한 광고에 자주 등장했던 축음기, 라디오를 비롯하여 활명수, 박가분 등 당시 시대상을 읽을 수 있는 광고와 실물 자료가 함께 전시된다.
      
3부 ‘신지식의 시대, 변화하는 일상’에서는 인쇄기술의 발달로 신지식과 신문물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변화된 일상을 소개한다. 인쇄술의 발달은 당시 개항 이후 학교 교육과 사회적 교육운동을 위해 대량의 교재를 보급하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했다.

▲ ‘활판에 비친 근대의 일상’전시물 가운데 하나인 '딱지본'(사진제공=국립민속박물관)

이와 관련해 『사민필지』, 『조선어독본』 등 교육 서적, 근대에 들어 새롭게 도입된 시간 개념을 상징하는 ‘시계’, ‘양력 달력’ 등의 자료가 전시된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서양 주택의 외관과 공간 구성을 따른 문화주택의 내부 공간을 재현하였다.

이곳에서 관람객들은 인쇄술의 발달이 재촉한 근대 일상의 변화와 신문·잡지 등 생활 속에 자리 잡은 인쇄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움직이는 활자, 활판인쇄와 만나다

이번 전시에는 70여 년간 인쇄소에서 활자를 뽑는 식자공으로 일한 권영국의 활판인쇄술에 얽힌 삶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 소개된다. 이와 함께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에는 활판인쇄의 맥을 잇고 있는 활판공방의 식자공과 인쇄공이 조판 및 활판인쇄를 시연한다.

이번 전시는 통해 활판 인쇄술의 도입으로 변화된 근대의 일상과 마주하며, 사라져가는 활판 인쇄 문화의 가치를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