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 대학로 찾은 시민도 편안하게 작품 구매할 수 있어서 만족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 대학로 찾은 시민도 편안하게 작품 구매할 수 있어서 만족
  • 박정환 칼럼니스트
  • 승인 2015.11.0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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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 작가 4인과 시민 미니인터뷰

순수공예와 예술분야에서 작가의 작품을 일반인이 구매하려고 할 때 두 가지 걸림돌이 있다. 하나는 갤러리나나 아트페어 등이 열리는 특정 공간을 찾아가서 작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높은 가격에 일반인이 작품을 구매하고 싶어도 쉽게 다가서기가 선뜻 어렵다는 애로점이 있다.

▲ 시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대학로 마로니에 광장 일대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일반인의 구매를 기다리는 손길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바로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

하지만 시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대학로 마로니에 광장 일대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일반인의 구매를 기다리는 손길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바로 본지 <서울문화투데이(사과나무미디어그룹)이 주관한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대학로 예술시장이 그것이다.

신진 공예 작가 중심으로 회화 등 순수공예와 미술 분야 40 팀(50명)의 명장, 작가를 비롯 강원대와 성신여대· 카톨릭관동대 학생팀이 정성스럽게 만든 작품을 판매하기 위한 가교 역할을 하는 예술 시장의 자리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마로니에 일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는 작가들이 일반인, 특히 어린이에게 예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체험의 장도 마련하는 장소이자 동시에 예술 진로도 상담 받을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였다. 본 기사는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에 참여한 작가 4인과 시민의 미니인터뷰를 실어보았다.

▲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 예술시장에 참여한 이구하(회화)· 유승현 작가(도예)의 콜라보 작품.

염색공예가 강숙자 작가는 “제 작품은 실생활용품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대중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콘셉트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염색 공예라는 아트 상품을 내놓았다. 염색은 색깔의 혼합에서 오는 느낌이 다양하고 강렬하다”면서 “전문적으로 염색하면 상품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침염 기법으로 하면 대중이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저렴한 가격대가 형성된다”라며 실크와 가방, 스카프 같은 대중 친화적인 물건에 염색하는 작가의 작품관을 이야기했다.

유승현 작가(도예)와 콜라보 작품을 내놓은 이구하 작가(회화)는 “캔버스에 그리는 그림은 색에 대한 고찰이 있는, 심도 있는 콘셉트의 그림이 들어간다. 하지만 유리나 공예품에 덧입히는 그림은 캔버스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를 갖고 와서 그려야 하는 차이점이 있다”고 캔버스에 그리는 그림과 공예품에 그리는 그림의 차이를 설명했다.

▲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에 참여한 김일동 작가의 드로잉 작품

외국 아트 마켓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전통과 최신 트렌드가 어우러진 자리
미디어아트 분야의 김일동 작가는 “평소 드로잉한 작품을 가지고 나오게 됐다. 이번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에 선보인 드로잉 작품은 미디어 아트의 초석이 되는 아이디어가 담긴 작품”이라며 “드로잉으로 부엉이를 그릴 때만 해도 부엉이의 미디어 아트 콘셉트가 구체화되지 않았을 때다. 완성된 미디어 아트는 다 만들어졌다는 퀄리티가 있는데 드로잉을 보면 어떻게 콘셉트를 구체화하고 습작했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며 도로잉 작품이 지금 미디어 아트의 베이스가 된다는 점을 밝혔다.

▲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에 참여한 이은경 작가의 작품

“이전에 드로잉한 작품을 크게 확대해서 프린팅했다”는 김일동 작가는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 아트 마켓이 편안한 콘셉트로 작품을 찾을 수 있는 '열린' 공간에서 열린다. 자연스럽게 그린 작품이라 관객도 편안하게 접근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회화를 선보인 이은경 작가는 “내 작품의 콘셉트인 ‘러브코끼리’는 큰 아이를 낳을 때 태몽이었다. 하얀 코끼리 위에 왕자가 타고 가는 꿈이었다”라며 “좋은 꿈이라는 생각에 이를 상징화해서 작품 콘셉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에 선보인 다양한 콘셉트의 작품

하지만 이 작가의 콘셉트는 러브코끼리가 다가 아니었다. “태몽이기에 여성의 삶에 대해서도 고찰해보았는데 고통 받는 여인의 삶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러브코끼리의 상징인 따스한 온기를 전할 수 있는 대상이 누구일까를 고민하다가 고통 받는 여성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지구상에서 가장 힘든 삶을 사는 여성들이 아프리카와 인도에 사는 여성이라고 하더라. 러브코끼리가 아프리카와 인도 여인에게 따뜻한 온정을 제공했으면 바라는 차원에서 작품을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의 이채로운 정경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를 참관한 한 시민은 “프랑스 파리에서도 아트 마켓 부스를 보았지만 외국에서 열리는 아트 마켓과 이번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를 비교하면 후자가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정서가 많이 담겼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요즘 트렌드에 맞는 현대적인 감각도 찾을 수 있는 자리였다”라며 “액세서리 부스를 보더라도 최신 디자인의 액세서리를 찾을 있었다. 전통적인 자수도 있어서 우리나라의 전통과 최신 트렌드가 어우러진 자리”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예술, 거리에서 눈 맞추다’는 젊은층과 한국인만 관람한 자리가 아니었다.

외국인도 종종 눈에 띄었는데 이날 아트 마켓을 참관한 프랑스의 빅토린 씨는 “이채롭고 좋은 뜻 깊은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학로가 젊은이들만의 공간이라는 통념을 깨고 중장년 시민들도 많이 찾아 세대간의 다양한 소통을 보여주는 장이 되기도 했다.

한 무리의 중장년 시민들은 "연극을 보러 나왔다가 예술시장이 열려서 뜻밖의 기쁨을 맞았다"며 "수준높은 작품 감상과 저렴하게 작품들을 구매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