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국제매듭전’, 한중일 삼국 정상회담이 문화로 연장되기까지
‘제14회 국제매듭전’, 한중일 삼국 정상회담이 문화로 연장되기까지
  • 박정환 칼럼니스트
  • 승인 2015.11.05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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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만 참여하던 행사, 새롭게 중국도 참여, 공예계 인사 대거 참석 축하

4일 오후, 서울에 소재한 아라아트센터는 한중일 삼국 정상회담의 연장선이 인사동으로 옮겨진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열린 국제매듭전은 한-중-일 동아시아 삼국이 자리한 뜻 깊은 자리였기 때문이다.

기존의 국제매듭전은 한-일 2개국 위주로 열리다가 이번에 중국이 새롭게 참여함으로 동아시아 3개국이 다함께 모이는 국제적인 행사로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었다.

▲ 4일 열린 국제매듭전 개막식에서 황순자 한국공예매듭연합회 회장(오른쪽)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에 열린 개막식에서 황순자 한국공예매듭연합회 회장은 “국제매듭전을 치르며 많을 것을 느꼈다. 그건 이 행사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큰 행사라는 점”이라며 “큰 행사를 치르게 해준 내외 귀빈 회원에게 감사드린다”고 행사에 참석한 한중일 행사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문화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은 ‘가위바위보’론을 통해 한중일 삼국이 어떻게 상호 공존해야 하는가를 언급했다”며 “가위-바위만 하면 바위가 영원히 승리할 텐데, 보가 있어서 바위와 보가 붙으면 손바닥인 보가 이기고 가위는 보를 이기는 순환을 한다”고 ‘가위바위보’ 론을 설명했다.

▲ 4일 열린 국제매듭전 개막식에서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이어 김종규 이사장은 “일본은 우리나라에 흑자를 내지만 우리나라는 중국에 흑자가 난다. 하지만 중국은 일본에 흑자가 나고 일본은 중국에게 적자가 난다”며 “‘가위바위보’ 론처럼 동양 3국은 상호 순환하기에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동아시아 삼국의 상호순환을 강조했다.

“한중일 정상회담에 때맞춰 시의적절하게 국제매듭전이 열렸다”는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은 “매듭은 동양 문화의 꽃이다”라며 “한중일이 똘똘 뭉쳐 ‘가위바위보’ 론처럼 서로 도와주고 우호적이어야 옳다”고 축사를 마쳤다.

▲ 4일 열린 국제매듭전 개막식에 참석한 일본 일본매듭문화협회 회원(왼쪽에서 3번째가 토시코 타나카 일본매듭문화학회 부회장)

일본매듭문화협회 회장은 축사에서 “이번 국제매듭전에 중국이 출품해주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가까운 나라들이 같은 문화를 가지고 삼국이 친하게 지냈으면 바란다. 일본은 3,6,9,12,13회 총 5번 개최했다. 이번 국제매듭전이 큰 교류의 장이 되는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참석한 중국매듭협회 회장의 집안은 중국에서 가장 큰 매듭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전신 중국매듭협회 회장은 “할아버지 때부터 매듭을 매어왔고 손자에게 매듭 매는 기술을 전수한다”라며 “한-일 2개국이 함께 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중국과 함께 하게 되었다. 14회를 맞이한 국제매듭전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 4일 열린 국제매듭전 개막식에 참석한 중국 매듭문화협회 회원(왼쪽에서 3번째가 중국 매듭문화협회 회장)

황순자 한국공예매듭연합회 회장은 “출품된 작품의 질이 초창기 때보다 200% 나아졌다. 매듭 인구가 늘어나면서 국제매듭전을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게 반갑다”고 밝히면서 “한국의 매듭은 아기자기한 특징이 있고 중국은 큰 매듭 작품이 많다. 일본의 매듭은 실생활에 맞게 매듭을 활용할 줄 아는 특징을 갖는다”며 한중일 삼국의 매듭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황순자 한국공예매듭연합회 회장은 올해 대회에 중국이 처음으로 참가한 것에 대해 “중국 대사관에서 소개받아 참여하게 됐다. 3대가 매듭을 짓는 가문이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밝히면서 “앞으로 국제매듭전이 동아시아 삼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하는 범아시아적인 매듭전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칠용 황실공예문화협회장을 비롯 박령재 염색협회장 등 공예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전시를 축하했다. 전시는 9일까지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3층 전관에서 개최된다.

▲ 4일 오후 열린 국제매듭전의 오프닝은 기존 행사의 커팅식 대신 매듭전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매듭을 푸는 행사로 오프닝을 장식했다.
▲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국제매듭전의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