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 詩]초향(草香)/이사철 시인
[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 詩]초향(草香)/이사철 시인
  • 공광규 시인
  • 승인 2015.11.0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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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향(草香)
                         

                                            이사철 시인 (1955~)


어린 물고기
달빛 아래 어우러져 노니는
물가의 작은 집

뜰아래
시냇물 살갑게 들락거리고
삼단 같은 버들가지로 
빗어 내린 은빛여울

밤의 전령사
두견새 울음 멎은 산 너머로
쏟아지는 별똥잔치

풀벌레 울음소리에
놀란 월견초 하나 둘씩 깨어나
이슬로 밥 짓는 곳
그곳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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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철 시인의 발상과 표현에는 깨끗하고 맑은 순정적 서정이 가득하다. 특히 그의 시  「초향草香」은 순수서정의 발군이다. 시에 “어린 물고기”와 “작은 집”이 있고, 살가운 시냇물과 삼단같은 버들가지, 은빛여울이 있다. “별동 잔치”와 “풀벌레 울음소리”가 있고 이슬로 밥을 짓는 맑은 아름다움이 있다. 이런 풀향기가 나는 세계에서 살고 싶다. (공광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