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어 '공식문자'로!
한글,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어 '공식문자'로!
  • 최은실 인턴기자
  • 승인 2009.08.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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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첫 세계 진출 … 교과서에 한국 전래동화 '토끼전'도 포함돼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문자인 한글이 한반도를 넘어 세계에 진출했다. 한글이 과학적인 문자라는 평을 받기는 했어도 해외에서 공식 문자로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교과서

지난 6일 훈민정음학회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주 부톤 섬 바우바우 시가 최근 이 지역 토착어인 찌아찌아 어를 표기할 공식 문자로 한글을 채택했다.

인구 6만여 명의 소수민족인 찌아찌아 족은 고유언어로 말은 하지만 글로 쓸 수 없어 자신들의 고유역사와문화에 대한 기록이 사라져가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교육에 있어서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들은 훈민정음학회 관계자들은 바우바우 시를 찾아가 한글 채택을 건의했고, 결국 양해각서를 맺게 된 것이다.

시는 지난 달 21일 찌아찌아 족 밀집지역인 소라올리오 지구의 초등학생 40여 명에게 한글로 된 찌아찌아 어 교과서를 나눠주고 주 4시간씩 수업을 시작했다. 교과서에서는 한국 전래동화인 '토끼전'도 포함돼 있다.

또한 바우바우 시는 9월 소라올리오 지구에 '한국센터' 건물을 착공하는 한편 한글ㆍ한국어 교사를 양성해 한글교육을 다른 지역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 표지판에 로마자와 함께 한글을 병기하고, 한글로 역사서와 민담집 등을 출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관계자는 "한글이 소수민족의 정체성과 문화를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가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글의 세계화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2007년 8월 창립한 훈민정음학회는 태국 차앙마이 라오 족,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오로첸 족,
네팔 체광 족 등 소수민족에게 한글을 전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문화투데이 최은실 인턴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