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욕망을 공간으로 보여주다, 고재욱 개인전
현대인의 욕망을 공간으로 보여주다, 고재욱 개인전
  • 김승용 인턴기자
  • 승인 2015.12.2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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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 아트큐브’에서 내년 1월 20일까지 전시

송은 아트큐브는 2015-2016 전시지원 프로그램 선정작가인 고재욱의 개인전 <Room Sweet Room>을 선보인다.

▲고재욱 개인전 <Room Sweet Room> ⓒ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고재욱 작가는 인간의 내면과 그들의 관계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형태의 공간 및 프로젝트를 통해 현대인의 모습을 조명한다. 함께 있고 싶지만 머무를 곳이 없는 연인들에게 이동식 방을 대여하는 <Rentable Room Project>(2014), 헤어진 연인들의 물건을 일정 기간 보관해주는 <Never Let Me Go Project>(2013), 동전 노래방 문 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노랫소리에서 착안한 <Karaoke Box>(2013) 등의 작업물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Rentable Room Project>, <Karaoke Box> 등, 지난 작업에서 진행된 관객과의 만남이나 참여형 프로젝트 대신 인간의 내면과 욕망이 내재돼 있는 이동식 큐브를 선보인다.

소설 『1984』 저자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본명에서 차용한 <에릭 아서 블레어>(2015)는 센서에 의해 큐브 안 침실에 불이 켜지며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적공간이 관객에게 공개된다. 20~30대 청춘들이 여가를 보내는 노래방, 주점, 게임방을 재현한 <Protective Coloring – Pride, Gluttony, Sloth>(2015)는 규격화된 공간에서 욕구를 억누르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잠재된 욕망을 보호색을 띄는 큐브의 형태로 보여준다.

이번에 개인전을 연 고재욱 작가는 1983년생으로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2013년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의 개인전 “Never Let Me Go”를 시작으로, “오빠생각” (보안여관 윈도우 갤러리, 2015), “Rentable House” (동대문 옥상천국 DRP, 2015) 등  4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서울시 창작공간 페스티벌” (시민청, 2013), “Homeless: 집 없음”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2015) 등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했다.

고재욱 작가는 작가 노트를 통해 “효율성만을 강조한 주거 형태 덕분에, 기존의 공간이 가지고 있던 다양한 역할들은 상업시설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게 됐다. 그 역할을 양도받은 상업시설들 또한 자본의 논리를 충실히 따라 가장 저렴하고 효율적인 방식을 택하고, 결국 또 다른 기형적인 기능을 가진 방들이 계속 만들어진다. 욕구와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단편적인 기능들만이 남아있는 공간들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그 공간이 가지고 있는 묘한 기운을 머금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