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의 별, 하늘로 올라가다, 연극배우 백성희 영결식
연극계의 별, 하늘로 올라가다, 연극배우 백성희 영결식
  • 김승용 인턴기자
  • 승인 2016.01.1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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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타계한 연극배우 백성희 영결식, 12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려

"여러분이 오늘 선생님의 마지막 관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를 본 배우 손숙이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지난 8일 타계한 연극배우 백성희(본명 이어순이)의 영결식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렸다. 백성희장민호극장은 201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배우의 이름을 따 문을 연 극장이다.

▲ 연극 연출가 손진책이 지난 12일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 열린 연극배우 고(故) 백성희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제공 = 국립극단)

1925년 9월 2일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17세에 빅터무용연구소 연습생, 빅터가극단 단원을 거쳐 18세이던 1943년 극단 현대극장 단원으로 입단, 같은 해 연극 '봉선화'로 데뷔해 70여 년간 연극 외길을 걸었다.

고인은 "작품은 가려서 선택하지만, 배역은 가리지 않는다"는 신조로 평생 400여 편의 연극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국립극단의 현존하는 유일한 창립 단원이자 현역 원로단원이었다.

1972년 국립극단에서 처음 시행한 단장 직선제에서 최연소 여성 단장으로 선출돼 1974년까지 재직했고, 이후 1991∼1993년 다시 한 번 단장을 지냈다. 1998년부터 국립극단 원로단원에 이름을 올렸다. 2002년부터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했다.

최근까지도 '3월의 눈'(2013), '바냐아저씨'(2013) 등에 출연할 정도로, 활발한 배우 활동을 보였다. 한국연극영화예술상(제1회 백상예술대상, 1965), 대한민국연극제 여자주연상(1985), 은관문화훈장(2010) 등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연극인장으로 치러진 이 날 영결식에는 연출가 임영웅, 극작·연출가 이윤택, 김광림, 배우 최불암, 신구, 송승환, 김성녀, 김금지, 안호상 국립극장장 등 연극인을 비롯한 공연예술계 관계자 23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임영웅 연출이 명예장례위원장, 연출가 윤봉구가 장례위원장을 맡았으며, 배우 박정자, 극작가 윤대성,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 안호상 국립극장장 등이 장례부위원장을 맡았다.

배우 강부자, 김갑수, 김금지, 김성녀, 김을동, 나문희, 박근형, 송승환, 양희경, 유인촌, 윤문식, 이순재, 전무송, 최불암, 최종원, 최주봉, 극작·연출가 김광림, 이윤택, 극작가 이강백 등 한국의 대표적인 연극인 200여 명이 장례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이어서 백성희 연극 60주년 기념공연인 '백성희 자전극 길'의 한 장면이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추모사를 낭독한 손진책 연출은 "선생님은 70여 년간 연극의 끈을 이어온 대한민국 연극 역사의 주춧돌이며 산증인이셨다. 선생님은 성실함으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줬고, 연기는 우리의 전범이었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연출가 이윤택의 조시를 바탕으로 명창 안숙선이 조창을 펼쳤고, 고인과 친분이 있던 장사익이 '귀천'과 '봄날은 간다'를 불렀다. ‘봄날은 간다’는 백성희가 2011년 '백성희장민호극장 개관기념작'인 '3월의 눈'에서 주인공 이순을 연기하며 흥얼거린 노래이자, 그녀가 출연했던 유지태, 이영애 주연의 영화제목이다.

헌화로 마무리된 영결식은 노제로 이어졌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노제에선 국립창극단 단원과 손진책 연출이 지휘하는 마당극 ‘춘향이 온다’ 팀 48명이 만가(挽歌)와 씻김굿을 공연했다. 이후 고인은 분당메모리얼파크에서 영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