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춤꾼의 이야기, ‘하늘이 내린 춤꾼 우봉 이매방 평전’ 출판
진짜 춤꾼의 이야기, ‘하늘이 내린 춤꾼 우봉 이매방 평전’ 출판
  • 김승용 인턴기자
  • 승인 2016.01.1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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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영 단국대 교수 집필, 이 명인 구술토대로 삶과 춤의 뿌리 담아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하늘이 내린 춤꾼 우봉 이매방 평전'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우봉이매방춤보존회가 평전 출간을 맞아 고인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이 날 행사에는 김묘선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전수교육조교, 김명자 우봉춤보존회 회장, 책의 저자인  문철영 단국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표재순 문화융성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나선화 문화재청장, 김종규 국민문화유산신탁이사장, 김복희 한국무용협회이사장 등 각계 인사가 참석했다.

▲ ‘하늘이 내린 춤꾼 우봉 이매방 평전’ 출판기념회에서 저자인 문철영 단국대학교 역사학과 교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7일 별세한 이 명인은 80년 전통춤 외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이매방 선생은 198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보유자, 199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보유자로 지정되어, 국내 유일의 2개 종목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기록을 보유했다. 호남 춤을 통합해 무대양식화한 '호남춤의 명인'으로도 불린다.

평전은 문철영 단국대학교 역사학과 교수가 썼다. 문 교수는 그동안 한국 근현대 예술계의 동향에 대한 이 명인의 경험담을 채록하면서 ‘동아시아 현대사 속의 매란방과 최승희, 그리고 호남예술의 진수 이매방’과 ‘인간 이매방과 그의 춤’ 등 이 명인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평전에서는 이 명인의 구술 기록 등을 토대로 그의 삶과 춤의 뿌리를 역사적 문맥을 살려 담아냈다.

이매방은 15세 때 목포 역전 가설무대에서 열린 임방울의 명인명창대회 때 박봉선 대신 승무를 췄다. 이것이 그의 첫 무대였다. 학연도, 인맥도 없이 눈물과 탄식으로 지새우는 민중적 삶이 자연스레 배어 있었다. 이매방 춤을 본 관객들이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문 교수는 "일제강점기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 식민지 근대화 시기에 천박하다고 내쳐졌던 토속적이고 때 벗지 않은 그야말로 '조선적'인 것이 그의 춤에 배어있는 것"이라고 봤다.

▲ ‘하늘이 내린 춤꾼 우봉 이매방 평전’ 표지

문 교수는 2010년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근현대사 구술자료 채집 프로젝트를 통해 이매방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매방은 그를 보고 "메이란팡(梅蘭芳)을 똑 닮았다"며 신뢰를 보였다. 전설적 중국 무용가인 메이란팡을 하도 숭배해 이름까지 '규태'에서 '매방'으로 고칠 정도였다.

이매방은 문 교수에게 평전을 써줄 것을 부탁했다. "난 실수 많은 인간에 불과하니까 미화할 생각일랑 하지 말라"고 했다.

'미화하지 말라'는 이매방의 부탁대로, 이 책은 이매방의 인간적인 약점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짚었다.

이매방이 지독할 만큼 자신과 춤밖에는 모르던 사람이고,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뒤에는 춤이 예전만큼 자유 발랄하지 않고 고착화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결국 이매방이라는 전무후무한 무용가의 인간적인 면모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였다. "배워서 아는 게 아니라 태어나면서부터 춤을 알았던 생득적(生得的)인 춤꾼이었습니다." 몸 자체가 성(性)을 초월했기에 춤에 남성성과 여성성이 함께 깃들어 극한의 아름다움을 냈다는 것이다. "그의 승무와 살풀이에는 춘하추동과 흥망성쇠의 거대 서사가 깃들어 있고, 삶과 죽음 사이의 거리가 없었습니다."라고 문 교수는 밝혔다.

고인의 부인인 우봉이매방춤보존회 김명자 회장은 출판기념회에서 "앞으로 선생의 주옥같은 춤사위, 춤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매방 춤'의 독자성과 천재성이 묻히지 않도록 학술 활동을 통하여 널리 알리고, 공연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등 미래지향적 전승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292쪽, 1만7000원, 새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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