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의 미술시장 이야기] 아줌마 작가를 존중하라!
[박정수의 미술시장 이야기] 아줌마 작가를 존중하라!
  • 박정수 미술평론가/정수화랑 대표
  • 승인 2016.01.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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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수 미술평론가/정수화랑 대표

아줌마작가가 미술시장을 망친다고 말한다.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남편 돈으로 아트페어가 개인전하고 화가인척 한다고 말한다. 문화센터 3년이면 전시하고 자기그림 팔아서 기성 작가들의 작품이 안 팔린다고 한탄한다. 사실일까? 돌아보자.

아트페어에 아줌마 작가가 없으면 어찌될까? 100여개 화랑 부스를 판매하는 아트페어에 아줌마 작가가 없으면 망하고 만다.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화랑들이 참여 작가에게 비용부담 시키는 것 아는 사람 다 안다. 화랑의 개업 목적 자체가 영업이익이기 때문에 자선사업 할 수 없다. 

잘 팔리는 작가는 아트페어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 아트페어에 작품이 보인다 할지라도 그것은 이미 매매된 작품이다. 아트페어는 미술시장이기 때문에 팔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불안하다. 고객이 충분한 화랑 또한 굳이 아트페어에 참여할 이유 없다. 자기화랑에서 소화가 되는데 남 좋은 일 할 턱 없다.

아트페어의 참가화랑 수준을 높인다 하여 소위 말하는 메이저급 화랑이나 잘나가는 화랑은 아트페어에서도 대접 받는다. 아트페어 부스비를 할인 받거나 참가비 안내고 참여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아줌마 작가를 욕하려거든 아줌마 화랑이나 아저씨 화랑도 싸잡아 욕해야 한다.

어느 조직이든지 70%는 상위 5%를 위한 밑거름이다. 공부 잘하는 이들 장학금도 하위 70%정도의 등록금에서 나오는 경우도 많다. 슬프게도 잘나가지 못하는 이들은 언제나 사회의 자양분이다. 미술시장도 그러하다. 우리나라에서 아줌마작가가 없으면 아트페어도 망하고 미술시장도 허덕거린다. 아줌마, 아저씨 화랑이 없으면 아트페어도 없다.

화랑이 자선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유명세를 얻지 못했거나 작품 판매가 잘 일어나지 않는 이들에게는 참가비용을 부담시킬 수밖에 없다. 부스비용을 부담하고 참가한 아줌마 작가는 아는 사람이 많다. 그림을 사주러 오는 이들이 있다. 남편 돈을 사용하였다 할지라도 아트페어의 밑거름이다. 이들의 작품을 사주러 온 이들 중 일부는 다른 화랑의 작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구매자는 작품 수준을 잘 안다. 그렇다고 아줌마 작가의 작품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이들이 있기에 아트페어가 돌아가고 지인이 없는 이들의 작품이 가끔 매매되기도 한다.

소위 말하는 아줌마작가들 중에 아마추어는 없다. 다만 역사와 민족을 위해 아이를 낳고 양육하다 늦은 나이에 다시 활동을 시작했을 뿐이다. 세상 어느 누구라도 사회의 자양분이라는 70%에 서고 싶은 이 없다. 대다수의 누군가는 여기에서 세상을 살아가고 세상의 원동력임을 인지하지 못한 채 그렇게 살아간다.

아줌마라는 말은 결혼한 평범한 여자를 지칭하는 말이지만 미술계에서는 소위 말하는 루저 취급당하기 일쑤다. 누구는 작품 할 줄 몰라서, 개인전 하기 싫어서 아줌마 작가 된 이 아무도 없다. 한해가 지난 또 다른 1월이 다 지나간다. 2016년 지금부터 아줌마 작가를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전업 작가 중 젊고 가난한 이들은 돈 없어서 개인전도 못하고 아트페어 참여도 못한다. 하지만 아줌마작가들에 의해 생존이 더 많이 유지되고 있음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아줌마 작가들의 대관이 없으면 인사동 화랑이 대폭 줄어들고, 인쇄물 기획사나 액자집이 줄어든다.

아줌마 아저씨가 미술시장을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원동력임을 기억하자. 그렇다고 이들의 작품 수준이 낮다고 폄훼하지 말자. 미술대학에서 전공했던 누구라도 한 20년 작업환경에서 벗어나보라. 지금 말하는 아줌마작가 수준보다 더 나을 수 있겠는가. 아저씨작가나 아줌마작가나 다 전문가들이다. 다만 생존경쟁에서 아저씨작가나 총각작가나 아가씨작가보다 형편이 더 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