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사랑만사 만사형통!"
노이즈, "사랑만사 만사형통!"
  • 이은영 편집국장, 최은실 인턴기자
  • 승인 2009.08.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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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인기그룹 노이즈, 타이틀곡 '사랑만사'로 12년만에 컴백

 

90년대 가요계를 뒤흔들던 그들이 돌아왔다. 박력있는 춤과 퍼포먼스, 대중적인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이즈. 녹슬지 않은 '훈훈한' 모습으로 다시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요즘 아이돌 세대의 어린 팬들에게는 낯선 얼굴이지만, 20~30대 팬들에게 그들은 아직도 영원한 ‘스타’이다. 12년간의 긴 공백기간을 깨고, 당당하게 다시 무대 서기 까지 그들에겐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그 무궁무진(?)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자.

-12년 만에 새로운 앨범을 가지고 다시 가수로서 무대에 서니까 기분이 어떠한가?

사실 처음 무대에 올랐을 때 신인 때보다 더 떨렸다. 12년이란 공백 기간을 깨고 다시 가수로서의 복귀이기 때문에 연습도 굉장히 많이 했는데, 막상 무대에 서보니까 마음처럼 쉽지 않고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아마 오랫동안 안 하던걸 다시 하려니까 낯설었던 것 같다. 예전에 한창 많이 활동할 때는 자다가 일어나서 무대에 올라도 완벽하게 소화해 낼 수 있었는데 ...(웃음) 그래도 지금은 몇 번 무대에 서보니까 여유가 생기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12년 만에 컴백하게 된 계기는?

2년 전에 노이즈 원년 멤버들이 다함께 모였던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더 늦기 전에 앨범을 다시 내보자고 제안했다. 다들 그러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몸이 따라줄지도 걱정되어 많이 망설였다. 그러다가 미니홈피에 팬들이 ‘노이즈 노래를 다시 듣고 싶다’ ‘무대에 선 노이즈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는 등의 몇 마디 아니지만, 이러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고 탄력을 받았다. 그래서 연습도 많이 하고 다이어트도 하면서 재미로 녹음도 해보다가 용기를 내서 다시 복귀해야겠다고 결정하게 되었다.

-원년 멤버 홍종구와 천성일이 모두 함께하지 못한 이유는?

원년 멤버였던 천성일씨와 홍종구씨는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 그 일을 모두 포기하고 다시 가수로 돌아오기에는 많은 어려움과 과제가 있다. 그래서 결국 함께 하지 못하고 우리끼리 앨범을 내게 됐다. 처음에 천성일 홍종구가 앨범을 낸다는 소리를 듣고 ‘우리 없이 너네끼리 잘할 수 있겠어?’라고 장난섞인 농담도 했지만, 지금은 우리 노이즈를 열심히 응원해 주고 있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주변의 반응은 어떠한가?

우선 가족 분들은 너무나 좋아하신다. 그리고 친구들은 우리가 무대에 선 모습을 보고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했다.(웃음) 아마 친한 친구가 음악프로그램에 나와서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까 어색하고 민망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외에 다른 분들은 우리 음악을 듣고 ‘괜찮다, 좋다’ 고 말씀해 주신다.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은퇴한 후, 화려한 생활에서 평범한 생활을 하게 되면서 힘든 것은 없었나?

(한상일) 가수 활동을 할 때는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라는 것을 하면서 경제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는데, 막상 은퇴하고 나니까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우리는 공인이기 때문에 일반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중고차 딜러로 8년 정도를 일하면서 돈을 모았다. 8년 동안 사회생활을 해보면서 느낀 것은 ‘사회가 많이 냉정하구나’ 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일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 일을 하면서 배운 점도 많고 그 때 철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자존심이 굉장히 강했는데, 이 일을 하면서 남에게 굽히는 법도 배우고, 좋은 말도 많이 해 줄줄 알게 되었고, 또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 하는 법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8년 동안 번 돈을 가지고 집을 장만하고 압구정동에 퓨전술집을 차려서 사업도 했었다. 그러나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아서 사업은 1년 반 만에 그만 두게 되었다. 그 때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어려움을 모두 딛고 결국은 다시 가수로 돌아오게 되었다.

-다른 가수처럼 먼저 버라이어티에 출연해 음반을 알리지 않고, 먼저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해 활동을 시작했다. 이렇게 한 이유가 있나? 

우리는 본업이 가수이기 때문에 가수로서 음악에 대한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 예능에 먼저 출연해서 음반을 홍보하고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릴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우리는 가수이기 때문에 음악프로그램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우리 음악을 먼저 선보이고 다가가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음악프로그램에 먼저 출연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예능에 출연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기회가 되면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소녀시대, 포미닛, 카라 등 요즘 여성 아이돌그룹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데 어떠한가?

예전에 우리가 활동하던 때에는 여성그룹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여성그룹이 굉장히 많아진 것을 보면 ‘시대가 많이 흘렀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예전과 다르게 여성그룹이 많이 활동하게 된 것도 시대가 변하면서 생긴 하나의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시대의 흐름을 역행할 수 없지 않은가.(웃음) 그래서 우리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예쁜 후배가수들을 볼 수 있어서 좋다.(웃음)

-타이틀곡은 어떻게 선정하게 되었나?

타이틀곡을 선택할 때 ‘사랑만사’와 ‘흔들어’라는 곡을 가지고 많은 고민을 했다. ‘사랑만사’는 굉장히 경쾌한 리듬과 중독적인 멜로디를 지닌 곡이고, 반면에 ‘흔들어’라는 곡은 노이즈만의 색이 많이 담긴 노래로, 일렉트로닉 테크노가 가미된 음악이다.

그래서 경쾌하고 듣기 편안한 곡을 선택해야할지 아니면 우리만의 멋진 모습을 담을 수 있는 곡을 선택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 고민 끝에 획기적인 것 보다는 안전하게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곡을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들으면 기억하기 쉽고, 좋은 멜로디를 중심으로 어필할 수 있는 ‘사랑만사’를 타이틀곡으로 선택했다.

-피처링을 도와준 '전선혜‘와는 어떻게 함께 작업을 하게 되었는가?

(전선혜) 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기존에 ‘feel the groove' 라는 엠넷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우연히 노이즈 선배님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하게 되고 피쳐링도 하게 되었다.

-룰라, 쿨 등도 지금 다시 컴백을 했는데, 서로 친하긴 한지?

밖에서 만나면 친하게 지낸다. 그래도 솔직히 모두 가수이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만큼은 서로에게 선의의 경쟁자가 된다. 우리가 좀 더 잘하고 싶고 이기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경쟁구도가 없다면 오히려 재미없을 것 같다. 그래도 최고는 노이즈라고 생각한다.(웃음)

-룰라, 쿨, R.ef, 솔리드 다시 가요계로 복귀하는데 라이벌로 생각하는 팀이 있는가?

굳이 라이벌로 꼽자면 R.ef를 꼽겠다. R.ef는 우리와 음악 스타일이 비슷하고, 예전에 같이 활동할 때에는 엔딩자리를 놓고 경쟁한 적도 있었다.

또 R.ef가 음반판매량을 점점 늘리면서 우리를 쫓고 있어서 일부러 스케줄도 더 잡고 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R.ef가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웃음) 

-어떤 가수로 남기를 원하나?

사실 우리가 지금 12년 이라는 공백 기간을 가지고  30대 중후반의 나이로 다시 컴백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음악을 다시 하고 싶었고, 또 그것이 우리가 가진 재능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다 보여주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은 너무 불행한 일이다. 

우리는 30대 중후반이라는 나이에도 우리의 열정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에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 지금은 왕성한 활동을 하지만, 훗날 시대가 변해서 은퇴를 하고 살아가는 후배 가수들도 우리를 보면서 희망을 갖고 다시 복귀할 수 있는 길,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 주고 싶다.

 

인터뷰-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기자  young@sctoday.co,.kr

정리- 최은실 기자 press@sctoday.co.kr

photographed by  M.S. Yang  msy@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