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나누는 대화, “문화적 대화: 한-호 교류전시”
문화로 나누는 대화, “문화적 대화: 한-호 교류전시”
  • 김승용 인턴기자
  • 승인 2016.02.0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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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 3.5, 신사동 갤러리LVS, 한국작가 6인, 호주작가 8인 참여

신사동 갤러리LVS는 2월 16일부터 3월 5일까지 “문화적 대화: 한-호 교류전시” (“Cultural Conversations: South Korea – Australia”)를 개최한다.

본 전시는 호주 구술사 센터 (The Australian Centre for Oral History)의 지속적 시각예술 온라인 아카이빙 프로젝트인 Cultural Conversations의 일환으로, 이를 통해 구축된 한국작가 6인, 호주작가 8인의 심도 있는 인터뷰 영상과 더불어 그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이다.

▲ 서용선_Self portrait 13_Acrylic on canvas_71x63cm_2015

갤러리 LVS에서 시작되는 이번 교류전은 한 작가당 약 2점, 총 27점을 선보이며, 같은 작가군으로 구성된 다른 작품들이 3월 16일부터 6월 3일까지 주 시드니 한국문화원에 전시된다.

참여작가 13인은 모두 각 국가의 근, 현대 예술사를 대표하는 핵심 작가군으로, 세계적으로 급변하는 50~90년대라는 시기를 대변해 활동해 온 인물들이다.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제와 매체 등에서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작품활동을 통해 예술의 면면을 구사하며 현대미술사에 또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한국작가 6인으로는, 60~70년대 탈평면, 탈회화를 필두로 다양한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며 한국의 개념미술, 전위예술을 이끌었던 김구림, 이건용, 이승택과 80년대 중반부터 30년간 민중미술을 기반으로 페미니즘 목표를 실현해 온 대표 여성주의 작가 윤석남이 참여했다. 

또한, 80년대 활동을 시작으로 90년대에 이르러 강렬한 색채로 현대인의 삶의 맥락에서 현대인들의 내면의식을 표현해온 서용선, 마지막으로 미술비평과 전시기획, 작가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현대의 예술을 표현하는 윤진섭이 참여한다.

이들은 모두 당대 한국의 현대미술의 문제의식을 느끼고 선두에서 예술을 이끌었던 이들로 당시의 사회상황과 예술경향을 바탕으로 실험적이며 다양한 표현방식을 통해 예술을 탐구해왔으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그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다.

▲ Guy Warren_Big River Series No 5_water colour on paper_66x102cm, 2007

이와 함께 전시되는 호주작가 8인은 세계 2차대전 이후, 당시 호주의 작가들에 의해 조직화된 초현실주의, 입체주의, 추상주의 등 각각의 양식의 계보를 이어받아 60년대 호주의 문화적 격변 속에서 호주미술을 알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임무를 수행해내는 작가들이다.

참여작가들은 호주만의 특수성, 고유성을 지닌 풍경화를 창조적인 방향으로 실천해나가는 부류와 다양한 추상미술을 구현하는 부류로 나누어지며, 이와 더불어 호주 팝아트의 선구자로 인정받는 Ken Reinhard의 작품까지 전시돼 다양한 호주미술을 감상할 수 있다.

풍경화의 명맥을 이어가는 한 부류로는 풍경의 추상화라는 개념미술로 잘 알려진 Elisabeth Cummings, 여러 지형을 가진 대륙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인류적 차원의 작업을 하는 Guy Warren가 있다.

추상주의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들로는, 기하학 형태의 추상을 시각언어로써 회화의 순수성을 추구해온 Andrew Christofides, 기하학적 표현양식을 발전시키며 호주의 신추상을 이끈 Alun Leach Jones, 작가의 힘에 의한 에너지 그 자체를 캔버스에 즉각적으로 표현해내는 Ann Thomson이 있다.

또한, Edge Optical 미술을 호주에 소개한 Col Jordan, 마지막으로 일상의 경험에서 보거나 느낀 것들을 선, 면으로 표현하는 추상회화로 알려진 작가이자 큐레이터 및 비평가로 활동하며 한국과 호주의 예술 커뮤니케이션을 이끄는 Yvonne Boag가 호주 추상미술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 이건용_A lament for victims_72.7x90.9cm_2015

이번 ‘문화적 대화: 한-호 교류전시’에 소개되는 호주 작가들의 작품으로는, 한국에서 교수로 역임하는 등 두 나라 간의 문화교류에 큰 역할을 해온 Yvonne Boag의 남산의 풍경을 추상화한 ‘Namsan Park’ 연작 2점, 호주의 문화와 풍경을 넘어 서양과 중국 등 동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적 맥락에서 연구, 관찰한 것을 회화로 표현해내는 Guy Warren의 수채화 작품 등이 있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으로는 최근 개념미술을 넘어 음양사상을 기초로 한 다양한 세계의 조화와 통합을 모색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김구림작가의 미디어 작품과, 예술적 ‘행위’에 초점을 두고, 실험적인 예술매체로써 신체를 작업의 중심으로 활용한 이건용작가의 신체의 흔적이 담겨있는 회화작품, 일본에서의 1회 전시를 이후로 국내에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윤석남작가의 목조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 Ann Thomson_Into the sun_Acrylic on tarred paper_80x92cm_2015

본 전시의 타이틀이자 호주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인 Cultural Conversations는 프로젝트 창립 디렉터 중 한 명인 IT 전문가 밥 젠슨(Bob Jansen) 박사가 개발한 구술역사출판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용자에게 각 국가의 예술과 문화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는 온라인 아카이브이다.

이 시스템은 호주와 한국 예술가들의 인터뷰를 주제별로 구분하고, 관련 작품 이미지뿐만 아니라 영어, 한국어 자막을 동시에 제공한다. 현재 런던 The Courtauld Institute of Art (코톨드 미술학교)에서도 교육과정 내에 사용예정 중에 있어 그 기술력과 잠재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문화적 대화’는 온라인 형태로만 존재해오던 데이터에 물리적 형태를 부여한 첫 전시이다.

전시는 Gallery LVS를 기점으로 올해 3월 시드니 한국문화원, 그리고 연말에 로얄멜버른 공과대학에서 개최됨으로써 한국의 예술은 물론, 전 세계의 문화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