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보고 지나칠 뻔한 귀한 약초의 활약 ‘산청 한의학박물관’
몰라보고 지나칠 뻔한 귀한 약초의 활약 ‘산청 한의학박물관’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8.12 11: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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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학에서 미래의학까지 한의학의 모든 것이 펼쳐져
한방요법으로 건강검진하는 흥미로운 체험 프로그램 인기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수있는 ‘잡초’라고 생각했던 풀들이 우리 몸에 좋은 ‘약초’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곳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가면 늙지 않을 것만 같다. 아니, 오히려 젊어진 기분이 든다. 특히 무더운 날씨에 기력이 없고 건강을 생각해 보양식을 챙겨먹는 여름철 관광명소로도 각광받고 있는 이곳은 바로 ‘산청 한의학박물관’이다. 최근 허준의 ‘동의보감’원본이 세계문화기록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해 더욱 한약과 한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아졌다.
우리나라 국립공원 제1호이자 5대 명산의 하나인 ‘지리산’을 중심으로 황매산 및 덕유산과 어울려 골이 깊고 물이 좋은 ‘산청(옛 이름 산음)’에 자리한 ‘산청 한의학박물관’에서 젊고 건강하게 사는 비결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국내 최초의 한의학 관련 전문 국·공립 박물관인 ‘산청 한의학박물관’이 있는 산청은 우리 민족의 체질에 맞는 약초의 자생지로 널리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약재의 품질이 뛰어나 효험이 널리 알려진 전통 한방 약초의 본고장이다.

특히 올해 7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의 고장으로 조선중기 하늘이 내린 명의로 추앙받았던 신의 류의태 선생과 동의보감을 쓴 민족의 의성 허준, 그리고 그의 스승인 신의 유이태 선생이 살신성인 정신으로 의술을 펼친, 그야말로 쟁쟁한 명의들의 활동무대이기도 했다.

산청군은 한의학의 세계화를 지향하며 지난 2001년부터 매년 ‘산청 한방약초축제’를 열어오던 중, 부산대학교와 관학협력을 맺고 지난 2007년 5월 4일 제7회 축제에 개막일에 맞춰 개관했다.

청정자연지역 지리산 기슭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우측에 ‘부산대 한의대 부설 한의학 전문 박물관’이라는 표지가 눈에 들어온다. 문화부에서 2011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는 전통한방휴양관광지의 입구, 불로문을 들어서니 온통 허준과 유이태의 동상이 박물관을 안내한다.

▲ 진료가방

한의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며진 ‘산청 한의학박물관’은 옛 한약방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실제 모형과 디오라마(입체 모형 전시) 등을 가미해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기존 눈으로만 보는 방식이 아닌 직접 체험하는 박물관을 구현하기 위해 사상의학에 따른 체질판별과 신장, 체중, 체지방, 약력, 말초혈액순환 등 본인의 체빌 측정이 가능한 체험실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통 한의학의 우수성과 약초의 종류 및 효능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은 물론, 오감을 이용해 한방문화를 체험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의학의 역사와 더불어 오래 전 우리 선조들이 한의학으로 병을 다스리던 모습까지 볼 수 있어, 한의학에 대한 공부와 함께 자신의 건강도 체크해 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각종 약재들
박물관의 크게 지상 1층은 전통의학실, 2층은 약초전시실로, 주제별로 모두 7개의 공간을 돌아보면 자연과 함께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이를 이용해 몸을 다스리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1층에는 전통의학실 외에도 기획전시실, 영상실, 뮤지엄 샾 등의 4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기획전 및 특별전이 열리고 입체영상실에서는 산청군을 배경으로 허준에 얽힌 가상 스토리를 들려준다.

1공간은 ‘우리의학, 한의학’을 주제로, 한의학의 기원에서부터 현재 세계적 의학으로 발전하기까지 우수한 우리나라 한의학의 역사와 발전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의성 허준의 동의보감, 유이태의 의술 등 명의들의 한의서 등 오랜 역사 속의 우리 조상들의 한의학 지식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고서, 사료, 유물 등이 전시돼 있다.

‘우리 몸과 한방요법’을 주제로 한 2공간은 우리나라 한방진료 과정과 요법을 디오라마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다. 옛날 한의원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에서 약재가 약이 되는 과정과 약초를 다루는 방법, 한방치료법, 침술 등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의 모형이 땀구멍이나 핏줄, 피부까지 아주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다.

▲ 옛날 의원이 약을 짓고 있는 모형

더불어 침구함과 침통, 각종 종류의 침, 탕약을 달일 때 쓰는 질그릇으로 된 약탕관, 약을 담아 먹는 약소반, 돌로 된 약절구, 청동으로 된 약수저, 나무와 쇠로 된 약저울 등 한약 및 전통 약기 등의 관련 민속품을 만날 수 있다.

3공간은 ‘전통의학에서 미래의학으로’을 주제로 종합의학으로서 서양의학과의 비교와 우수한 이론체계, 특징으로 본 세계 속의 한의학을 통해 한의학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한방의학과 미래의학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가장 인기있는 4공간은 자신의 건강을 한방요법으로 점검, 진료해볼 수 있는 ‘한방체험실’이다.

나의 건강나이, 체지방, 말초혈액순환, 혈압, 맥박, 악력, 전신반응 측정 등 흥미로운 한방체험 프로그램을 터치스크린으로 테스트한 다음, 바로 옆에서 체질에 맞는 약초까지 볼 수 있다.

2층에는 3개의 테마로 나눈 약초전시실이 꾸며져 있다. 또한 박물관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와 한의학에 대한 토론을 할 수 있는 세미나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편안하게 쉬면서 산청에 대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는 휴게실이 마련돼 있다.

약초전시실에는 엄마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약초를 구하던 효자 갑동이 이야기와 또한 의원복이나 의녀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이 기다리고 있다.

5공간은 ‘생명의 향기를 찾아서’를 주제로, 인류가 시작되면서 쓰여지기 시작한 약용식물 활용의 역사와 종류에 따라 나눈 약초의 분류를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식물계, 동물계, 광물계로 나눠 전시된 약재들 가운데 광물이 약으로 쓰인다는 사실이 흥미를 자극한다.

▲ 해구신 등 정력에 좋다는 동물성 약재

약초에 관한 모든것 알아볼 수 있는 6공간에는 한쪽 벽면의 약초 압화가 마치 미술작품처럼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약초의 용도, 체질별 및 인체부위별 유익한 약재와 피해야할 약재, 약초 감별하기 등을 체험하며 다양한 약초의 종류 및 효능을 알아볼 수 있다.

제7공간에서는 ‘한방약초의 고장, 산청’에서 약초의 본향인 산청과 산청 한방약초축제를 만날 수 있다.

산청마을의 전경을 축소해놓은 모형 안에 사람뿐만 아니라 개나 닭 등의 동물과 빗자루까지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어 가지 않아도 그 시대의 풍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한의학 세계를 한 자리에서 경험가능한 ‘산청 한의학박물관’의 관람료는 7~12세 어린이는 1천원, 13~18세 청소년 및 군인은 1,500원, 19~64세 성인은 2천원으로6세이하 65세 이상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과 추석은 휴관한다.

‘산청 한의학박물관’이 있는 전통한방휴양관광지에는 현재 불로문과 전통한의학박물관 이외에도 국새전각전, 약초판매장이 꾸며져 있고, 한방테마공원과 한방병원, 그리고 숙박시설을 짓고 있는 중이다.

산 위쪽에는 허준이 스승 유이태 선생의 시신을 해부하는 장면을 재현해놓은 해부동굴도 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